
오늘 저녁 저희 집 밥상입니다.
며칠만에 좀 신경써서 차리려고 노력은 했는데...뭐, 결과는 그다지...

아파트 마당에 선 알뜰장에 내려가서,
병어 한마리에 일금 만원이나 주고 사다가 중국식 조림했습니다.
맛은 괜찮았는데..결정적으로 생선의 선도가 좀 떨어지네요.
자잘한 병어는 '횟감'이라고 써놓고 팔던데...그건 오늘 받아온 물건이고,
제가 산 건, 지난주말 팔다남은 건 아닌지..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값이면 우리 아파트에 찾아든 알뜰시장 물건을 팔아줘야 하는 건데...
이래서 자꾸 외면하게 됩니다.

짭짤한 명란젓도 상에 올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서 자꾸 젓가락이 갑니다.

아침에 요리 프로를 보니까 날콩가루로 비지찌개를 하는거에요.
그걸 보면서 우리집 냉장실의 날콩가루가 생각나길래, 찌개 대신 전을 붙였습니다.
콩가루에 부침가루 좀 섞어서 개고, 김치 좀 송송 썰어넣고 부쳤어요.
음..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맛...
뜨거울 때는 그런대로 고소한 맛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조금 식으니까..인절미 고물 뭉쳐놓은 것 같아요.

어제 밤에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새벽 2시반에 도토리묵을 쑤었습니다.
자다가 완전 봉창 두드리는 일이긴 하지만....도저히 그냥 잘 수 없었습니다.
아주 오래오래 저어주면서 쑤었고, 뜸을 아주 오래 들였더니,
젓가락으로 집어들어도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탄력을 갖고 있네요.
도토리묵 조차도 공들인 만큼,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내주는데....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다는 거, 그래서 가끔은 사는 걸 맥 빠지게 하곤 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