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다닐 때까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음식...그건 카레였습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매일 카레만 해서 먹고 살 줄 알았는데...
저, 정말 용 됐죠?!^^
그래서 울 딸, 할 줄 아는 요리가 단 한가지도 없지만, 별로 걱정은 안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닥치면 하겠지...' 이러면서요..^^
우리 친정어머니가 그러셨거든요...'닥치면 다 하게 돼있다..'
암튼, 제가 유일하게, 아니 유이하게 할 줄 알던 것이 카레라이스와 카레볶음밥이었습니다.
엄마 안계실때 밥 먹어야하면 곧잘 만들어 먹던 카레볶음밥.
오늘 낮에 하얀 찬밥도 한주발 있고, 뜯어놓은 카레가루도 조금 있고 해서 오랜만에 했어요.
쓰다둔 감자, 당근, 양파에 런천미트도 좀 썰고, 파도 한대 송송 썰고, 달걀도 볶고.
써놓고 보니, 카레가루 넣는 순서가 빠졌네요.
다들 아시겠지만...저는, 팬에 식용유 좀 두르고 단단한 채소인 감자와 당근을 볶을 때 카레가루를 넣습니다.
옛날 카레가루는 잘 풀어지지 않아서 간혹 카레가루가 떡이 되곤 했는데,
요즘은 품질이 좋아서 잘 풀어집니다.
다음에 파와 양파 런천미트 넣고, 카레맛 더 세게 먹고 싶으면 카레가루 조금 더 넣고요,
마지막으로 밥과 달걀볶아둔 것 넣어요. 소금 후추도 살짝 더 넣어줘야 간이 맞습니다.
카레에 간이 있기 때문에 평소 볶음밥보다 간을 훨씬 약하게 해줘야합니다.
카레볶음밥인 만큼 토마토케첩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담아내자니 심심하고 해서,
오이랑 양상추 살짝 곁들였습니다.

부엌과는 꽤 떨어져있는 서재에서 글을 쓰고 있던 kimys에게 점심 들라고 부르니,
나오면서, "뭘 했는데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 하네요.
일단 양파를 볶으면 집에서 맛있는 냄새 나잖아요. 게다가 카레향까지...
이렇게 해서 토요일 점심을 때웠습니다.
보통은 토요일 일요일 점심을 잘먹는 편인데
요새 자꾸 꾀가 나서 얼렁뚱땅하게 되네요.
이번 주만 이렇게 농땡이 부리고, 다음 주말부터는 우리 식구들도 맛있는 것 좀 많이 해줘야겠어요.
그래야 나른한 봄, 거뜬하게 이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