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오늘...아주 대형사고쳤어요..ㅠㅠ
지난 주말, 아주 친한 기자로부터 오늘 집에서 사진 좀 찍자는 전화를 받았어요.
그 기자, 너무 보고 싶길래, 선뜻 약속을 잡았습니다.
문제는 봄나물 몇 가지가 있어야하는데..주말이라 장보러 가기는 좀 그렇고, 어쩌지 생각해보니,
마침 월요일은 저희 아파트 알뜰장이 서는 날이 아닙니까??
마침 잘됐다 싶었어요. 돌나물이나 냉이 달래 정도는 알뜰장에도 있을 듯 싶었죠.
아침에 일어나서 청소도 하고, 부엌도 치우면서, 어제부터 모아놓은 행주 석장,
가스불 약하게 줄여놓고, 만원짜리 한 장 들고 겉옷도 안입고, 알뜰장에 나갔습니다.
참 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매주 오던 알뜰장의 채소가게가 오늘따라 안나온 거에요.
집에 들어와서, 후다닥 겉옷 챙겨입고, 지갑 챙겨들고, 바쁜 마음에 대형마트로 향했습니다.
갈 때는,..그냥 달래 돌나물 오이 마늘..이렇게만 사오려고 했는데,
가면서 맘이 바뀌어서, 6층부터 돌면서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다른 때에 비하면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 사가지고 집으로 향하고 있는 중, kimys의 전화,
"지금 어디야? 집에 불날뻔 했는데.."
"불? 왜? 가스에 뭐가 있었나?", 헉...그제서야 생각이 나는겁니다, 행주 석장 불에 올려놓은 것이..세상에나..
그래도 kimys의 목소리가 너무나 평온해서, 자기가 일찌감치 발견하고 불을 껐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엘리베이터문이 열리는데..헉..저희 집의 탄내가 엘리베이터 앞까지 새어나와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집안이 안보일정도로 집안 전체가 매캐한 연기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일단 창이란 창은 모두 열었습니다.
그리고, 행주삶던 냄비를 보니까, 행주가 완전히 숯으로 변했고, 아직도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냄비에 물을 부어 불도 껐습니다.
너무 기막혀서, 곧장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단 전기로 행주삶는 기계부터 샀습니다.
'내 아직 행주삶는 것까지 기계의 힘을 빌 필요는 없다!!'하며 버텼는데...이젠 안되겠더라구요.
3만몇천원 투자해서라도...오늘 같은 사태가 다시는 없도록 막아야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행주를 태워먹은 것이 한두번은 아닙니다.
다만, 물이 졸아버렸다거나, 행주가 부분적으로 슬쩍 타는 정도였습니다.
오늘처럼, 온 집안을 매캐한 연기로 뒤덮은 것은,
예전에 콘택트렌즈 낄 때, 렌즈 삶다가 잠이 들어서,
또 몇년전 사골을 너무 센불에 올려놓고 자다가, 그리고 오늘 이렇게 세번입니다.
주문하기 누르고, kimys에게, "행주삶는 기계 샀어요"하니까..잘했대요..진작 사야하는 걸 그랬다고.
그래서, "불 날뻔 했다고 전화까지 했으면서, 왜 환기를 안했어요?"하니까,
제 눈으로 모든 걸 직접 보라고 가스불만 끄고 그대로 뒀다네요...ㅠㅠ....냄새만으로도 안봐도 비디온데...
집에 들어와서 1시간 넘게 베란다창 모두 열어 환기시켰음에,
탈취제를 몇번이나 뿌렸음에도,
촛불을 켜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희 집 화독내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요즘 아마도...나사가 하나 빠진 모양입니다.
오늘 일을 계기삼아, 제 머릿속의 나사못을 닦고 조이고 기름쳐야할 것 같아요..ㅠㅠ....
그리고 제가 갖고 있지 못한 습관, 외출할 때 가스밸브 잠그는 습관, 새롭게 들여야할 것 같아요..
저 정말 큰일이에요...ㅠㅠ...
p.s.
저희 관리자가..대문에 공지 걸었는데..조회수가 너무 낮아서..여기서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요즘, 동시접속자수도 너무 많고, 일일 조회수가 너무 많아서, 사이트가 많이 느립니다.
그래서 내일 하룻동안 서버 증설 공사를 합니다.
사이트를 아예 닫아놓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해서, 그냥 작업을 하는 건데..
간혹, 접속이 잘 되지 않거나, 혹은 글이 빨리빨리 뜨지않거나, 또는 사진이나 글이 잘 안 올라가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82cook 가족들 불편함이 없도록 작업하기는 하겠지만, 혹시 불편하시더라도 너그럽게 양해해주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