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침대에 누워서 TV를 보다가 비몽사몽으로 본 거...
잠결에 봐서, 무슨 프로인지도 잘 모르겠는데...암튼 거기에 나온 어떤 식당, 굴물회를 동치미국물에 한다는 거에요.
비몽사몽인 와중에도..'아, 내일은 저걸 해야겠다...'했으니,
이것만 봐도...제가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는 편이죠??
나쁜 머리 쥐어짜려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거니까...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스트레스 만땅이라도, 만족스런 레시피만 나와주면 좋겠으나 그 또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니...

TV에서 본 건, 동치미국물에 생굴과 갖은 야채와 양념장을 넣은 굴물회였는데,
저는 점심으로 먹으려고 국수까지 삶았습니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요즘 얼마나 채소들을 안샀는지, 있는거라곤 겨우 양상추와 셀러리뿐.
오이도 없고, 당근도 없고...심지어 통마늘도 없고....
그래서 동치미국물 꺼내면서, 동치미무 조금 썰고,
있는 대로, 양상추 조금 썰고, 셀러리도 썰고,
배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배도 없어서, 사과 조금 썰고, 삶아놓은 달걀 까서 준비하고,
동치미국물에는 다시마육수를 조금 타서 간을 맞췄습니다.
양념장은 어제 밤에 만들어 아직 완전히 맛이 들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매콤무침장 썼습니다.
(매콤무침장 레시피는 아래에...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5&sn1=&divpage=1&sn=off&s...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육수 때문에 20% 부족한 맛이었습니다.
굴이랑 사과, 양상추는 나름 괜찮았는데...
짠 동치미국물에 다시마육수를 섞어 간을 맞춘게 실수였습니다.
게다가 동치미무 채썰어 넣은 것도 굴과는 그리 좋은 궁합이 아니었습니다.
셀러리도 굴과 함께 먹기에는 향이 좀 강했습니다.
제 음식의 가장 신랄한 비평가 kimys는 "육수가 틀렸다..." 딱 한마디 하네요.
꼬치꼬치 캐물으니까, 굴과 채소, 국수, 양념장은 그런대로 괜찮았대요.
육수를 바꾸면 맛있을 것 같다네요...ㅠㅠ...
(아...저희 집 동치미가...제가 담근 건 아닌데...단맛없이 짠맛만 있어요...보내준 분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육수의 베이스가 저희집 동치미라면 안될 것 같다는 것이 우리집 절대미각 kimys의 조언입니다.
그래서...담에는 고명으로는 굴 외에, 사과채, 배채, 오이채, 당근채 정도 넣고,
육수는 시판 냉면육수를 쓰든가, 아니면 동치미국물에 생수와 배즙을 넣어 만들든가,
아니면 아예 생수에 갖은 과일즙, 배 사과 파인애플 같은 과일을 갈아넣은 과일육수를 써서 해보렵니다.
육수만 맛있다면 괜찮을 것 같아요.
생굴을 넣었기 때문에 나름 상큼했거든요.
굴이 맛있는 계절에, 뭔가 상큼하고 시원한 것이 땡길때 한번쯤 해먹어도 좋을 듯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