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우드블럭에 칼 꽂으면서, 안쓰는 칼 정리했고,
재활용쓰레기 버리는 날 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못쓰게 된 유리병도 치웠습니다.
냉동고 속의 재료들도 눈에 띄는 대로 먹어주고 있습니다. ^^

그러는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스테인리스 프라이팬들!!
제가..쓸 자신도 없는데, 스텐프라이팬을 돈 주고 샀겠습니까??
촬영용 소품으로 받은 것과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것들, 써보고 평해주기 위해 받은 것들 등등 해서,
예닐곱개가 있었는데...주위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고, 크기별로 3개만 남겨뒀더랬습니다.
그런데..이것 조차도..가지고 있기 부담스러운 거에요.
왜냐하면...제가 잘 못 쓰거든요..
큰맘 먹고 써봐야지 하고 꺼내 쓰면, 100% 들러붙어서 결국 집어치우게 되고,
수납장만 차지하는 애물단지 였던 것입니다.
그래서..오늘 최종적으로,
스텐프라이팬과 저랑 마지막 승부를 내서,
오늘도 제가 지면...남아있던 세개 모두 적당한 주인을 찾아줘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면 싱크대로 한결 헐렁해질 것 같구요.
종목은 뭘로 결판을 낼까 하다가 녹두전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녹두전을 택한 이유는...
지난 추석에 녹두전 소재료를 너무 만들어서 그때 바로 밀폐용기에 담아서 냉동고에 넣어뒀더랬습니다.
밀폐용기에 담아 일정온도로 유지되는 냉동고에 넣어두면, 별 탈이 없거든요.
지난 12월, 후배들을 집으로 초청했을 때, 이 녹두전 소를 꺼내서 녹두전을 지지려고 했는데...
그만 찾질 못한 거에요. 이게 서랍식 냉동고의 한계입니다. 너무 잘 두면 찾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때는 바쁜 와중에 새로 녹두전 소를 만들어서 지지느라, 조금밖에 지지질 못했어요.
많으면 갈때 좀 싸주면 좋은데, 못 싸줬거든요...
그 녹두전 소를 이번에 냉동고 정리하면서 찾았습니다.
그래서 어제 녹두 500g 사와서 불렸었어요.
평소같은 코팅팬 2~3개 꺼내놓고 부치는 데, 오늘은 스텐프라이팬 2개를 쓰기로 했습니다.

약한 불에서 한참 예열한 후 부치기 시작했는데..
아니다 다를까..처음에는 들러붙고, 뒤집어지지 않고 해서..고전했습니다...
자꾸 그러면 바로 스텐팬을 팽개치려했는데...조금씩 익숙해져서,
결국 모두 다 스텐팬 두개로 부쳐냈습니다. 흐뭇...
이리하여..스텐프라이팬 세개, 저희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계속 살게 되었습니다. ^^
그런데..이 두개의 프라이팬을 가지고 부치면서...제가 알고있던 것과는 좀 달랐습니다.


하나는 바닥이 매끈하지 않고 요철이 있는 딤플팬,
또 하나는 매끈한 것인데..같은 회사의 제품입니다. 같은 회사제품이니까 원료인 쇠는 같다고 보고,
가스불도 같은 화력입니다. 저희집 가스렌지, 앞의 두개 화력이 같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부쳤는데..
결과가 좀 달랐고, 그리고 제가 그동안 알고있던 것과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내용은,
그동안 제가 잘못알고 있었던 것 일수도 있고,
또 다른 분들이 경험하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 제 경험이 그렇다는 거니까..그냥 그렇게 알아주시와요..
1, 우선 '약불로 조리하는 것이 좋다'라고 알고 있었는데,
약불로 하니까 더 들러붙던데요. 중불 정도로 올려서 부치니까 비로소 들러붙지 않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자꾸하면 괜찮을까 싶어서, 중불로 하다가 약간만 불을 줄여도 들러붙는 것 같아요.
2. '코팅팬을 쓸 때보다 기름이 덜 먹는다'라고 들은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코팅팬을 쓸 때보다 기름을 조금더 넣어야 들어붙지 않고 뒤집어졌습니다.
코팅팬으로 녹두전을 부치다보면, 전에서도 기름이 나와, 제가 돼지고기를 갈아서 좀 많이 넣거든요.
기름을 조금 적게 둘러도 되는데, 스텐팬은 알짤 없이, 기름을 쫙쫙 먹는 것 같아요.
기름이 코팅팬보다 더 들었습니다.
3. '초보자들이 쓰기에는 딤플팬이 낫다'라고 하는 것 같던데,
역시 반대였습니다. 바닥이 매끈한 것은 들러붙지 않고 잘 뒤집어지고 미끄러지듯 움직이기도 하는데,
딤플팬으로 자칫 기름이 적다거나 너무 일찍 뒤집으려고 한다거나 하면 쩍쩍 들러붙었습니다.
그런데,
열전도율은 역시 딤플팬이 좋은 듯, 훨씬 빨리 노릇노릇 색깔이 나면서 잘 구워졌습니다.
무엇보다 기분 좋은건..코팅팬에 지진 것보다, 거죽이 더 바삭바삭 과자같은 것이 맛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앞으로는 스텐프라이팬도 좀 꺼내놓고 쓸까 해요.
다만, 이 딤플팬의 거취는...좀 생각해보고 결정하려구요.
세개를 다 없애야, 수납장에 여유가 생기는 건데...두개는 쓸 마음이 있으니까..딤플팬 하나 없앤다고 큰 의미도 없어,
딤플팬까지 그냥 가지고 있던가, 아니면, 저희 집에서는 구박덩어리니까..사랑받을 만한 곳으로 보내주던가...
좀 써보다가 결정하려구요.
게다가..다쓰고 나서 전용세정제로 닦아 반짝반짝하게 해놓으니까, 나름 이쁘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