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이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요즘..비워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번쯤은 쓰겠지' 하는 생각에, 없애지 못하고 이고지고 살던 것들..과감하게 내놓고 있습니다.
좀 가볍게 살고 싶어서요.
설 전에는...싱크대의 하부수납장을 정리하면서..양념통들을 몽땅 꺼냈습니다.
가끔씩 양념통을 바꿔주기도 하기때문에...두면 언젠가 한번쯤은 쓸지도 모르지만,
그 언제가 언제일지도 모르겠고..
잘 쓰지도 않는 물건 그냥 쌓아두니까 부엌이 점점더 비좁아지고...
해서 몽땅 비닐봉지에 쓸어담았습니다.
묵은 때만 벗겨내면 그런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아, 쓸만한 사람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쓰겠다고 해서,
몽땅 갖다주었습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아마도 안쓴다고 했다면, 버리지도 못하고,또 싱크대에 넣어뒀을 거에요.
기름통이며 양념통 보내는 김에, 짝 안맞는 커트러리도 몽땅 쌌습니다.
반짝반짝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스텐 커트러리들을 야금야금 사다보니까, 꽤 많아져,
그거 아껴두면 뭐하랴 싶어서 쓸만큼 꺼냈고, 쓰던 커트러리는 없앴습니다.
설 명절에는 유리용기와 냉동실 전용용기들을 몽땅 꺼냈습니다.
냉동실 전용용기, 선전하는 거 보면 참 그럴싸한데, 전 그걸 못쓰겠더라구요.
자리도 너무 많이 차지하고, 밀폐도 안되고...
그래서 딱 한번 쓴 것 한세트와 아직 포장도 뜯지않은 여러 세트, 몽땅 동서와 시누이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그 걸 만든 회사, 제게 그거 보낼 때에는 좋은 소문 많이 내달라고 한건데, 솔직히 소문 한 마디도 못냈습니다.
제 맘에 별로 안들어서...
또 그 회사에서 나온 유리용기, 두가지가 있는 것 같던데..제게 보낸 것은 뚜껑이 잘 열리고, 밀폐가 잘 안되요.
그것도 한세트 보내줬었는데..그것도 몽땅 꺼냈습니다.
단점을 설명하고, 그래도 써보겠냐고 하니까, 쓴다고들 해서 다 줬습니다.
쓴다고, 가져가겠다고 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어머니께서 안쓰는 잔이 있냐고 하셔서,
쓰던 머그잔들도 몽땅 노인정으로 보냈습니다.
옛날 머그까지 끼워주는 찻집에서 받아온 거, 피자집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거, 이런거 저런거 모두 보내고,
그리고, 전 예쁜 걸로 꺼냈어요. 그냥 막 쓰려구요..머그도 많은데요,뭐...
그리고..이번에는 냉동고 차례입니다.
지난 92년인지, 93년인지 산 5단짜리 냉동고..15,6년을 쓰다보니 이제 거의 수명을 다한 것 같아요.
아직 냉동은 멀쩡히 되는데...
온도가 재빨리 떨궈주는 급속냉동도 안되고, 문이 열렸을 때 나는 경보음도 안울리고,
버튼이란 버튼, 모두 고장나서 하나도 안눌러집니다.
제일 먼저 고장난, 경고음을 그치게 하는 버튼이 고장났을 때 AS를 받았는데..못 고친다고 해서...AS도 못 부릅니다.
그냥 버튼만 고장난 정도라면...괜찮은데..이러다가 갑자기 냉동까지 안되면 어쩌나 싶어서,
올해는 아무래도 냉동고를 바꿔야할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의 계획이 냉동고안에 있는 거 몽땅 먹기 입니다.
지금 꽉 차있는 냉동식품들..거의 다 먹어갈 무렵, 7단이든 8단이든 쌩쌩한 냉동고로 바꾸려고 하려는데...
과연 볶음용 멸치니, 잣이니, 은행이니 하는 거..조속한 시일 내에 다 먹을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매생이도 얼른 먹고, 곤드레도 얼른 먹고..
암튼..냉동고를 바꿀 때까지 더 이상 넣지는 않으려고 하는데...
또 빈병도 없앨거에요.
제 성격이...빈병 하나 버리지 못하고, 몽땅 쌓아두고 사는데..
쓰지않고 오래 두다보니, 게중에는 뚜껑에 녹이 난 것도 있더라구요.
다음주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을 기해서,
잼병, 주스병..이런 것들 뚜껑 다 열어보고, 못쓰게된 것들, 다 버리려구요.
올해는 좀 홀가분하게 살아볼까 싶은데...잘 될지는..^^;;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이상 사들이지 않아야 하는데..그게 잘 될지...
당장 내일, 택배 또 하나 받아야하는데...
오늘 저녁은...냉동고 비우기의 일환으로...홍메기살 해동해서, 튀겼습니다.
밀가루→달걀물→빵가루 묻혀서 커틀릿을 할 생각이었으나... 그냥 튀김가루에 튀겼는데..괜찮았어요.
내일은 뭘 먹을까? 조기나 한마리 해동해서 구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