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전...친정어머니가 집에서 깻잎을 삭혀서, 그걸 밥솥에 쪄주시곤 했는데...그때 그것이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제가 만드는 깻잎장아찌는 질긴데, 그때 친정어머니가 하셨던 건 얼마나 연하고 맛있었는지...
그래서 그 비법을 여쭤보니, 그냥 젓갈에 박아두셨던 거라는 거에요.
옳거니..나도 그렇게 한번 해보지 싶어서, 김장전 강경으로 젓갈 장만하러 가서는 갈치속젓을 사왔었습니다.
깻잎을 삭혀볼까? 고추를 삭혀볼까? 하던 참에 어디서 고추가 잔뜩 생겼는데,
그 고추, 어찌나 독이 잔뜩 올랐는지..그냥 먹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어요.

그래서..물에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잘 말린 후,
그냥 유리병 안에 담고, 그위에 갈치속젓을 얹어줬습니다.
국물 건더기, 섞어서 부어주고, 돌로 눌러놨어요.
케세라 세라~~ 될대로 되라!! 하면서요.
그러다 오늘 문득 궁금하길래 꺼내 봤어요.

꺼내서 먹어보니, 어떤 건 딱 먹기 좋을 만큼 삭은 것이 있고,
어떤 건 아직도 고추의 독이 안빠져서 맵기는 한데..그런데 젓갈때문에 너무 맛있는 거에요.
그냥 고추를 우적우적 씹어먹어도 맛있겠지만,
송송 썰어서 참기름과 깨소금으로만 무쳤어요. 음~ 먹을만 해요~
혹시, 젓갈의 깊은 맛을 좋아하신다면, 소금이나 간장 대신, 젓갈에도 한번 박아보세요.
그리고 세월아 네월아~하고 내버려둬보세요.
그러면 간장에 박은 것과는 또다른 풍미가 느껴지는 장아찌가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