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뎌, 김장을 마쳤습니다...^^
하필이면 올들어 제일 추운날이라고 해서 조금은 걱정을 했었습니다.
농장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워낙 날씨가 춥다고 하니까 걱정이 약간은 됐었어요.
그랬는데...아침에 김치통을 싣는데, 생각보다 춥지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죠.
기온은 차가운데, 바람이 불지 않으니까 그리 추운 것 같지않더라구요.
8시 조금 넘어서 친정에 가서 어머니 모시고, 농장에 도착해보니 9시10분.
작년 김치가 짰다고..불평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연락처 알려달라고 하는 분들에게 아무도 소개를 못했다고...해놔서 인지...
배추도 신경써서 담아놓고, 무채며, 쪽파 갓 같은 부재료들도 잘 챙겨두었더라구요.
몇년째 우리 김장 속 넣어주시는 아주머니 딱 두분만 모시고 했습니다.
우리집 김치가 큰 김치통으로 여덟개,
친정어머니 김치는 저희 것보다 작은 김치통으로 여섯개..이렇게 나왔어요.
예약은 40포기만 했었는데..하다보니까 속이 너무 많이 남아서 열포기를 더 사서 했고,
그래도 속이 남아서, 여섯포기는 덤을 얻어서 했습니다.
(당초 계획은 우리집 일곱통, 엄마네 다섯통이었습니다...)
김치를 끝내고 보니..11시30분...정말 간단한 것 같아요.
공임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김치를 끝내고 나서도 커다란 그릇들 설거지며, 젓국냄새 밴 집안청소며, 배추 다듬고 남은 부스러기 버리는 일 하며,
산더미같이 쌓이는 일들을 생각하면...이렇게 나와서 하는 것이 편하기는 한 것 같아요.
아..예전에는 큰 시장에 가서 배추 사서 제 차에 싣고 들어와 배추를 나르는 일부터 시작해서,
다듬고 절이고 씻고 건지고, 속넣고 항아리로 나르고..정말 1박2일로 김장을 했었는데....세상 진짜 좋아졌습니다.
아니...좋아진게 아니라..이렇게 하지 않으면 점점 늙어가는 우리 친정엄마, 일에 헤어나질 못하시잖아요.
고춧가루 값을 제외하고, 전부 제 지갑에서 나간 이번 김장 비용 뽑아보니까...어마어마 하네요...
(내년에는 포기를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어쩌면, 김치 10㎏에 12ℓ짜리 김치통까지 끼워서 4만6천원에 준다고 하는 김치보다 훨씬더 비쌀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그래도....우리는 일년 내내 김치 재워놓고 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또 이렇게 담가먹어야 김치찌개나 김치국도 맘놓고 끓여먹을 수 있으니까...
목돈도 많이 들고, 힘도 들지만..아주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