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꼭 일주일동안...칼자루 한번 쥐어보지 않고 지냈습니다.
어머니를 시누이네 모셔다 드리던 화요일은 점심에 김밥 사먹고, 저녁은 분당의 고깃집에서 양구이 먹었구요,
수요일엔 점심에는 김치찌개 사먹고, 저녁엔 족발 시키먹었어요.
목요일에는 점심은 스파게티, 저녁엔 설렁탕집에서 양곰탕 사먹었어요.
금요일에는 점심은 꽃등심구이, 저녁은 화로구이,
토요일에는 점심은 짜장면, 저녁은 태국음식 먹었습니다.
일요일에는 아침 점심은 굶고, 저녁은 라면 끓여먹었어요.
오늘 점심은 해장국 사먹고...그리고...저녁부터...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요리를 하자니까, 순간적으로 회로가 꼬여서, 뭣부터 해야할지 생각이 잘 안나는 거있죠?
그래도..메뉴는 금방 정했어요.
kimys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이니까, kimys 좋아하는 걸로 차리면 쉬울 것 같아서요.

꼭 kimys가 잡채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귀가해서..오늘이 내게는 잔칫날같은 날이다..', 뭐 이런 속마음을 담아 잡채 한접시 했습니다.
둔한 이 사람..아마 모를거에요..뜬금없이 웬 잡채?? 했을 지도 모르구요..

굴이 한창이니까...굴전도 부쳤습니다.
그런데...집앞에 선 알뜰장에서 산 굴인데..향이 좀 떨어지네요.

콩나물을 무칠까 하다가..잡채 때문에 시금치도 샀길래..그냥 시금치도 한접시 무쳤습니다.
한근에 3천원 줬는데..이 시세가 비싼 건가요??
채소 값이 하도 비싸다고 하는데...파나 양파 시세는 대충 알겠는데..시금치 시세는 잘 모르겠네요.

지난번 강경에서 사온 명란젓도 이렇게 잘라서 참기름과 깨소금만 뿌려서 상에 올렸어요.
이 사람..명란젓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국은 메생이국 끓였습니다.
메생이는 지난해 겨울 마포 농수산물시장에서 사다가 얼려뒀던 것이 딱 두덩어리(재기 라고 한다죠? 메생이의 한 묶음은..)중에서 하나 꺼내서 해동했어요.
지난해 멋모르고 시장에서 사다 얼렸는데..많이 속상했어요.
산지에서 올라오는 것보다 양이 너무 적은 거에요.
올해는...좀 좋은 물건을 만나야 할텐데..그래야 얼려두고 먹어도, 괜찮을텐데...

도착하면..당연히 집에 전화하리라 기다리고 있는데..영 전화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대한항공이랑 아시아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쿄토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편을 찾으니...
없는 거에요. 쿄토 인천간 비행기 노선이 아예 없는 거 있죠??
전..그냥 쿄토쪽으로 갔는 줄만 알았는데...ㅠㅠ...그러니...일본 지리에 대해서는 꽝인 제가...쿄토 옆의 큰 도시가 어딘줄도 모르고...
슬슬 걱정도 되고 해서...어디에다 좀 알아볼까 하는 참인데...들어오는 거 있죠?
핸드폰은 안가져가서 그렇다 치고, 입국장의 무료전화로라도 전화 좀 하지 그랬냐 하니까,
몰랐다네요..그런 전화가 있는지..헉....
제가 얼마나 엉터리인지..전 쿄토간다고만 들은 것 같은데..
오사카, 쿄토, 고베, 나라에서 볼 일 보고 있다고 제게 얘기했대요. 아마..딴청했나봐요..
암튼....잔뜩 기다리다가 만나서 더 반가운 거있죠.
바쁘게 밥상을 차리는데.."당신 교세라라고 알아?"
"알아요..우리 깨갈이 후추갈이 교세란데..."했더니,
교세라 세라믹칼을 선물이라고 내미네요..생각도 안했는데...선물 사오지 말라고 했거든요...
외국에서 가족들 선물 챙기는 것도..일이잖아요...
생각지도 못한 선물받고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저..코앞의 진상이 제일이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