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신선한 회에 올인하기로..그렇게 마음 먹었습니다.
"어디로 가지?"
"글쎄 어디로 갈까?"
kimys가, 현재 부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후배에게 전화로까지 취재를 했건만...
희망수첩 댓글의 그 횟집, 안좋은 얘기니까...M이라고만 해두죠...^^;;
M을 고집했습니다. 자갈치시장 앞에 있는 그 집....
(제게 이 집 추천해주신 분들, 제 글 불쾌하게 생각하지는 마세요..그냥 저희 식구 입맛이 그랬습니다..)
가서 주문하면서, 뭘 먹으면 좋겠냐 물으니까, 회정식을 권하는거에요.
회정식 2인분에, 아나고회 1쟁반(여기 단위는 쟁반입니다)을 주문했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주문하니까..일단 이렇게 세팅을 했습니다.
눈여겨 보셔야할 건..스텐접시..제법 묵직한 것이 이 집의 연륜을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회가 나오기 전 나온 도미껍질.
약간 비렸지만..다 먹었습니다.
그리고 또 뭔가 사이드디시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없었습니다.

회정식의 회..광어회와 도미회라는데..어느 것이 광어이고, 어느 것이 도미냐, (제가 잘 구별할 수 없길래),
물었는데...하얀건 광어이고, 붉은 색이 섞인 것이 도미라 하는데..맛 차이 잘 모르겠었습니다.

어디 선가 다른 가게에서 잡아온 아나고회.
먼저 나온 회 다 먹고, 한참을 기다려서 왔습니다.
부산의 아나고 맛은 서울에서 먹는 아나고회의 열배쯤 맛있을 거,열배쯤 고소할 거라 기대한 탓인지,
서울에서 먹는 맛과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뼛국입니다.
대단히 실망스러웠어요.
아마도, 육수는 따로 내지 않고 끓이나봐요. 국물에 깊은 맛이 없고, 그냥 짜기만 했습니다.
생선은 너무 비리고....
이렇게 먹고 8만2천원을 결제했습니다.
회정식 1인분에 2만6천원씩, 아나고회 한 쟁반에 3만원.
속이 좀 쓰리대요..
양이 문제가 아니고, 이 집 회가 정말 입에 착착 달라붙을 정도 맛있었다면, 맛있어서 그렇구나 하고 공감할텐데..
그도 아니고...
서울에서, 우리 동네 일식집(은평구청 앞이나 서오릉 부근)에서 점심때 회정식 먹으면, 1만5천원 정도 합니다.
회는 물론이고 각종 패류와 새우, 튀김 알밥 ,마끼 등등 정말 잘 나옵니다.
역시 물가는 서울이 제일 싸다..싶었습니다.
이 횟집에서는 그저, 묵직한 스텐접시랑 대접 공기 구경한걸로 만족해야겠다 했어요.
일인분 한접시씩 나오는 회접시며 공기 대접이 모두 스텐인데..무게감이며 형태며..좋더만요....
이집서 이러고 나니까...
영 부산의 회에 대한 인상이 영 안 좋아, 이대로 돌아가면 두고두고 속상할 것 같아서,
태종대 구경을 마치고, 도로 자갈치시장으로 갔어요.
시장에 들어가서 활어를 샀습니다.
활어값은 서울보다 싼 것 같아요.
도미 한마리 1만5천원, 방어 한마리 1만원, 그리고 전어를 5천원 어치 샀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서 먹었어요.
1만5천원을 받던데..1인당 5천원씩인지..그건 잘 모르겠고..여하튼 앉으니까 이렇게 차려줬습니다.

3만원 어치 뜬 회가 이만큼입니다.
보기는 이래도 정말 양이 많았어요.
첨에 kimys가 도미랑 전어만 뜬다고 하는걸, kimys랑 어머니는 먼저 2층으로 올라가시라고 하고,
제가 방어 한마리를 더 집어넣은 것인데...먹다먹다, 방어는 괜히 했나 싶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조각 남기지 않고 다 먹고 왔어요. 밥은 한톨도 안먹고...^^
낮에 먹은 것과 비교해볼때...값이나 양은 계산에 넣지않아도...맛만으로도 이것이 훨씬 나았습니다.
kimys, 돌아오면서...."회 먹자고는 부산 갈 일 아니다, 응??"
"맞습니다...노량진으로 갑시다..."했습니다.
그래도...
태종대에서 본 바다 색깔 하나만으로도... 어제의 부산은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