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여주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영동고속도로 이천IC로 향하던 중 길 왼쪽에 도드람협동조합이라는 간판이 있는 걸 보고, 무작정 차를 갖다댔습니다.
돼지고기를 팔지 않을까 싶어서요.
가보니까, 정말 여러가지 부위의 고기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브리살이라는 부위, 구워먹어볼까하고, 2.5㎏쯤 사고,
그 옆에 보니까, 감자탕용 등뼈가 있길래, 그것도 한 팩 샀습니다.
감자탕용 등뼈의 가격은 얼추 따져봐도,
저희 집 근처 정육점의 등뼈값에 거의 2배쯤 되는 듯 꽤 비쌌지만, 망설이지 않고 샀습니다.
제가 가끔 사는 저희 동네 정육점 돼지등뼈가 아무래도 국산이 아닌 것 같아요.
뼈에 고기가 진짜 너무 많이 붙어있고..
등뼈에 고기가 많이 붙어있는 것이 절대로 좋은 게 아니더라구요.
고기가 퍽퍽하고, 뼈에서 맛있는 국물이 덜 나오는 것 같아요.
게다가 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그래서 요새 한동안 감자탕을 안해먹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브랜드 돼지고기의 등뼈를 만났길래, 거침없이 지갑을 꺼내들었죠.
김치냉장고에 뒀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큰 볼에 담은 후 찬물을 붓고,
그 상태로 냉장고에 넣어 두고 잠시 외출했었습니다. 핏물 빠지라구요.
요즘 며칠 낮에는 더워서, 그냥 상온에 두기는 미덥지가 않아서요.
감자탕은 시간이 좀 걸리니까,
외출에서 돌아오자 마자, 한번 다시 잘 씻은 후 곰솥에 담고, 뼈가 잠길락 말락 물을 부은 후,
통후추와 생강즙을 넣고 센불에서 한번 팔팔 끓여줬습니다.
물은 모두 버리고, 등뼈는 다시 한번 찬물에 잘 씻어준 후,
곰솥도 다시 한번 수세미로 박박 닦았어요.(불순물이 냄비에 많이 붙거든요)
곰솥에 등뼈를 담고, 이번에는 등뼈가 충분히 잠기고도 남을 만큼 물을 넉넉하게 부어, 다시 불에 올렸어요.
팔팔 끓으면 불을 팍 줄이고, 깎아둔 감자도 넣어줬습니다.
식당에서는 감자는 따로 찌거나 삶아서 넣는다는데..전 이게 싫어요. 이렇게 하면 감자 속까지 맛이 안배거든요.
양념장은, 고춧가루, 고추장, 청주, 국간장, 소금, 다진 마늘, 후춧가루를 넣어서 만들었어요.
양념장을 두번에 나눠넣어가면서, 푹푹 끓였습니다.
뼈에서 살이 떨어져나올 정도로 끓여줬는데..역시..비싼 뼈로 하니까, 돼지 누린내가 하나도 나지않네요.
끓이는 동안 온 집안에 구수한 냄새가 퍼지니까..식구들이 모두 "맛있는 냄새가 난다"는 거에요.
역시..음식은 재료 맛이죠...^^
저녁에...감자탕으로 포식했습니다...밥은 아주 조금 먹고, 등뼈에 붙은 살이랑 감자를 먹었습니다...
제 요리스타일이..있으면 넣고, 없으면 안넣고...냉장고 열어봐서, 집히는대로...잖아요.
깻잎이 있으면 넣고, 우거지가 있으면 넣고..그러는데..오늘은 감자밖에 없어서, 감자만 넣었어요.
그래도...뼈가 맛있어서인지..맛있었어요...ㅋㅋ....
감자에도 간이 잘 배고...
뼈가 평소 사던 것보다 비싸다고는 해도, 한팩에 7천원 채 못했고, 감자는 7개쯤 들어갔고,
그밖에 있던 파 마늘 생강 정도 넣었으니까..정말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싸긴 싼 것 같아요.
아마 응암동에 몰려있는 감자탕집에서는 이 정도로 분량이라면 아마 못해도 3만원은 했을 것 같아요.
아~~ 돈을 번 듯한 이 뿌듯함~~
p.s.
감자탕의 상세레시피가 필요하시다면,
희망수첩 아랫부분 검색창에 제목 체크하시고, 감자탕 쳐보세요..아마도 두어개 옛날 레시피가 뜰거에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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