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때,
냉장고 속 재료들을 몽땅 정리하는 음식을 만들 때, 그 재료들의 조리하는 과정에서 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몽땅 같은 모양으로 썰기 어렵고, 그렇다고 써는 방법을 뒤섞어서 만들기도 좀 그렇고,
담을 때도 마구 버무려 담기도 그렇고, 그냥 나열하기도 그렇고..
이럴 때 탑처럼 쌓으면 어떨까 싶어서 무스틀 작은 것을 두개 준비해놓고도 제대로 써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며칠전 어떤 요리책을 보는데..그 선생님은 탑처럼 쌓은 것을 좋아하시는 지, 그렇게 담은 음식이 많았습니다.
'나도 해봐야지..'하고 있다가, 오늘 점심 두부 샐러드에 이용해봤습니다.
냉장고 속에서 울고있던 아보카도와 토마토 꺼내서 주사위 모양으로 썰고,
생식용 두부도 같은 모양으로 썰었습니다.
먹다남은 싹채소도 씻어주고,
드레싱은 올리브유에 레드와인식초를 넣고 소금 후추 설탕으로 맛을 냈습니다.
식탁에 올릴 접시에 무스틀 얹어놓고,
맨 아래에 아보카도 눌러 담고 소스 조금 뿌리고, 두부 눌러 담고 소스 조금 뿌리고, 토마토 눌러 담고 소스 조금 뿌리고,
그리고 싹채소를 올려 마무리했습니다.
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일단 식탁에 둘러앉은 식구들의 관심이 구워놓은 갈비살보다는 두부샐러드에 몰렸습니다.
맛도..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먹는 방법에 있어서 좀 부담스러워하네요.
그냥 젓가락으로 집어먹어야할 지, 숟가락으로 퍼먹어야할지,
모양을 살려가며 먹어야할 지, 마구 풀어헤쳐가며 먹어야할지...ㅋㅋ...
앞앞이 놓인 샐러드, 그냥 먹고 싶은대로 먹으라고 해도..조금은 부담스러운 듯....
그런데..이렇게 담아놓으니까..자기몫의 음식을 남기지 않아서 좋으네요.
담에는 이런식으로 담을 때는 작은 스푼같은 것을 하나씩 놔줘야겠어요..
부담없이 먹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