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연세가 높으신 어머니, 영 불편해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몇달전부터 오븐이 달려있지 않은 가스렌지만 보고 다녔는데..은근히 값이 비싸지 뭐에요.
참..물건 시세를 몰라도 그렇지, 세상에...저는 쿡탑만 있는 건 그저 몇만원이면 사는 줄 알았다는 거 아닙니까??
부탄가스용 버너도 아닌데...
온갖 가스렌지가 진열되어 있는 이마트에 가보고, 인터넷 몰도 뒤져보고 하니까..
상판이 그냥 코팅된 것은 그리 비싸지 않은데, 강화유리로 된 것이 거의 40만원에 육박하는 거에요.
그런데 실물을 보니까...유리로 된 것에 꽂혀서...가격이 저렴한 것에는 영 마음이 가질 않더라는....
망설이고 있다가 며칠전 질렀습니다.
물론 고민을 안한 건 아닙니다. 요새 제가 의사결정이 무척 늦거든요.
가스오븐을 그냥 고쳐서 쓸까? 아님 지금처럼 답답한 대로 쓰고 말까?? 가스렌지를 새로 사??
아님..전기로 바꿔봐? 아냐 전기는 안돼, 지금도 전기요금이 얼만데..^^;;

이러다가..비밀매장의 가스렌지, 제가 이마트에서 보고 찍어놓은 바로 그 모델이 이마트보다 5만원 가량 싸길래,
게다가 무이자 6개월 할부에..무이자 할부라면 소도 잡아먹을 판에..
있는 롯데카드 포인트까지 톡톡 털어서 질렀습니다.
렌지를 지르고나니까..이젠 렌지대가 문제인거에요.
싱크대집에 가서 새로 맞추자니, kimys 말대로 올 가을에라도 주방을 수리하게 되면 아까울 것 같고,
또 얼마전만 해도 우리 동네 주방 고치는 집들이 있어서, 렌지대 정도 하나쯤을 줏어올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요즘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수리하는 집이 없고...
가끔 사제 싱크대집에서 '진열품 싸게 팝니다'하고 써붙이기도 해서, 그런 집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뭣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도통 눈에 뜨이질 않고...
해서 약간 비싸긴 하지만, 스텐리스 스틸로 만든 가스대를 샀습니다.

이거이..원래는 업소용.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검색해서 한 사이트를 찾아내서 전화주문을 했더니, 막 웃으시는 거에요.
"이건 업소용인데, 왜 가정집에서 쓰시려구요?"
"좀 있다가 수리할 지도 모르는데..스뎅으로 된 건 다른데 두고 쓰기도 좋잖아요?"
"그건 그렇죠!!"
11만원이나 주고(혹시 비싸게 샀다고 해도 비싸다는 말..하지 말아주세요..저..상처받습니다...ㅠㅠ),
거기에다가 1만원 오토바이 배달료까지 주고 어제 받았습니다.
가스렌지와 가스대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도착하길래, 받자마자 도시가스에 전화했더니, 바로 연결해줄 수는 없고, 하루 기다려야한다고.

오늘 낮, 아버지 재를 지내자마자, 허겁지겁 공양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집 거의 다와서 전화받았습니다.
설치하러온다고..시간을 어쩌면 그렇게 칼같이 맞췄는지...^^
묵은 가스오븐 빼내고, 이렇게 스뎅가스대와 새 가스렌지를 넣어주고,
아래에는 자주 쓰는 냄비들을 정리해주었습니다.
스뎅가스대를 주문해놓고는,
주방에 걔만 스뎅이라서 보기 웃기면 어쩌나,
생각만큼 냄비를 많이 수납할 수 없으면 어쩌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놓고보니까 상상했던 것보다는 잘 어울린다는..
가스렌지와 가스대도 그런대로 잘 어울리고, 같은 스뎅이라고 냄비와 가스대도 잘 어울리고...
이제부터는 또 냄비를 빼내서 헐렁해진 수납장 정리 모드에 들어갑니다.
터져나갈 듯한 그릇장 정리좀 해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