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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주문진 할머니 스따~~일 [대구 맑은 탕]

| 조회수 : 13,455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1-14 16:50:50


 

어젠, 한달에 한번씩 가는 출장, 강원도 주문진엘 다녀왔습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타고 3시간, 다시 택시 타고 5분,
어제 만나뵌 할머니는 어찌나 시원시원하고 재밌으신지...
그뿐아니라, 입만 여시면 여러가지 요리 팁이 술술 나오시는 지라, 이번 달 원고쓸 걱정은 없습니다.
말씀을 많이 안하시거나, 아니면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할머니 취재하고와서는,
원고를 쓰느라 머리를 쥐어뜯고하는데요..(그래서 요즘 제 머리숱이 많~~~이 줄었습니다.ㅠㅠ)
그런데 어제 만나뵌 할머닌, 얘기거리가 많아서, 원고 잡으면 술술 써질 듯~~ ^^

또 음식맛은 얼마나 좋은지요.
어제의 메뉴, 대구맑은탕은 워낙 신선한 재료였다 해도,
김치가 얼마나 시원한지..마치 사이다를 마시는 기분이었다니까요!


마침 할머님의 중학생 손자와 초등학생 손자가 와있었는데, 이 아이들도 김치만 해서 밥 한그릇 뚝딱!
할머니댁 김치가 예술이었습니다.



이건 어제의 주인공 대구맑은탕이었는데요,
할머니의 맑은탕은 독특했습니다.

그냥 맹물에, 갓 잡은 대구의 애를 풀고, 곤이를 손으로 끊어서 끓인 후,
여기에 대구와 무, 쪽파 마늘을 넣어서 끓이는데요,
간은 천일염으로 휘리릭~~

이렇게 애를 풀어서 끓이니 국물이 마치 사골곰국같은 색이었는데요,
비린맛 전혀 없이 고소하고 또 시원하고...
체면 차릴 것도 없이 이 대구맑은탕을 두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예전에, 한 귀순용사의 생태탕을 취재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그분은 맑은 탕이 아니라 매운탕으로 끓였어요.
바로 이 방식, 맹물에 애를 풀어서 매운탕을 끓였는데 국물이 진하고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그후에 집에서 한번 해봤는데요,
우리집식구들은 국물맛이 비리다고 안먹어서 절 당황시켰더랬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재료의 선도 때문인 듯합니다.

어제 재료가 되준, 거의 상어 수준의 대구는 아침에 바로 사오신거라서,
아가미가 새빨간 것이...그렇게 아가미가 싱싱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워낙 재료가 좋아서 애를 풀어서 끓여도 비린맛이 전혀 없는 것이겠지요.
이래저래, 입만 높아져서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중물
    '12.1.14 5:01 PM

    역시 생선은 신선도가 생명인듯 싶어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니 맛있겠어요.^^

  • 김혜경
    '12.1.14 5:07 PM

    네...정말 재료만 신선하면 최소의 조리로도 최고의 맛을 끌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 2. 은희언니
    '12.1.14 5:06 PM

    1등인가요? ㅎㅎ
    맞벌이 부부라 평일엔 집밥을해서 먹기 힘들어서
    주말이라도 남편한테 집밥 해주려고 하는데
    일주일 동안 쉬었던 요리하는 손과 머리는 정지상태네요..^^;;
    저녁메뉴 고민하다 들어왔는데 운좋게 1등..ㅎㅎ
    대구탕..먹는건 참 좋아라 하는데
    한번도 직접 만들어 보진 않았어요..
    주문진 할머님의 대구탕..
    정말 맛이 궁금해요..

  • 김혜경
    '12.1.14 5:08 PM

    그냥 맑은, 일식집의 대구지리와는 게임도 안되는,
    고소하고 농후한 맛있었답니다.

  • 3. 연율맘수진
    '12.1.14 6:06 PM

    생선 싫어하는 저도 먹고 싶을 만큼
    진하고 구수해보여요^^

    그나저나 머리숱 줄어드심 안되는데...
    두피 마사지 잘 해주세요~^^

  • 김혜경
    '12.1.15 11:20 AM

    ㅋㅋ...
    제가 워낙 전설적인 머리숱이라서...아직은 견딜만 한데..
    두피마사지 좀 해줘야겠네요. ^^

  • 4. 감자바우
    '12.1.14 6:55 PM

    매운탕은 싱싱한 생선으로 해야 시원한 맛이 나지요.
    더구나, 지리라면 선도가 첫번째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속초가 고향이라서 친정에 가면 생태찌개를 꼭 먹고 오는데
    이번에는 대구지리를 끓여봐야 겠어요.
    주문진 할머니 방식으로요~~~

    새로운 요리법 추가입니다. 정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혜경
    '12.1.15 11:20 AM

    네, 신선한 재료로 맛있게 만들어서 드세요. ^^

  • 5. 진부령
    '12.1.14 7:03 PM

    좀 전에 대구탕 끓여먹고 82들어왔는데 ㅋㅋㅋ

    아무것도 않넣고 무조금 고추 하나 마늘 두족만 넣고 소금간했는데
    뽀얀국물에 몸보신을 한것 같았습니다.

    요즘 주문진 대구
    명품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혜경
    '12.1.15 11:20 AM

    진부령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6. 미란다
    '12.1.14 9:38 PM

    저도 얼마전 시어머니가 산지에서 택배로 받으신 거라면서 대구탕을 내장을 넣고 끓여주셨어요.
    저희는 약간의 고추가루를 넣고 끓였는데 고소하긴 했지만 어찌나 느끼하던지요.

    애 라는것이 입에서 살살녹아 고소하긴 한데 너무나 느끼해서 또 먹겠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기름기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신선도에 문제가 있었던걸까요?

  • 김혜경
    '12.1.15 11:21 AM

    선도의 문제일 수도 있고,
    비린맛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차가 있는 것 일수도 있구요.

    저희 집도 산지에서 바로 오는 대구탕에 대구애 넣으면 우리집 식구들은 비리다고 잘 안먹어요.

  • 7. 푸른하늘
    '12.1.14 11:28 PM

    제가 주문진에서 한 2년간 살았었는데 어느집일지 마구 궁금해집니다.



    이번주 수요일 출장길에 들러보고 싶은데 살짝 가르쳐 주시면 ~ 감사하겠습니다.

  • 김혜경
    '12.1.15 11:22 AM

    아, 식당이 아니고 보통 할머니 이세요.

  • 8. 루시
    '12.1.15 1:45 AM

    대구탕 실패만 3번하고 안해먹는데
    애랑 곤이를 먼저 끓이고 나머지 재료 몽땅 ~
    천일염 퐁당 기억하기 좋아요 ^^
    무엇보다 신선한 대구가 중요하단거 밑줄 쫙~

  • 김혜경
    '12.1.15 11:22 AM

    네.가장 중요한 게 재료의 선도인 것 같아요.

  • 9. 강원도가좋아
    '12.1.15 9:03 AM - 삭제된댓글

    대구탕 레시피 찾아 몇번 시도 해봤지만
    한번도 맛있게 끓여보지 못해 포기 했네요
    아주아주 신선한것으로 끓여도
    비리고 느끼하고 ...
    실력이 안되나 보다 하고

    쳐다도 안봅니다..

  • 김혜경
    '12.1.15 11:23 AM

    아, 그러셨군요.
    자꾸 실패하면 다시는 하게 안되지요.

  • 10. 달자
    '12.1.15 2:34 PM

    아 부끄럽지만 애가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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