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인지라..느긋하게 늦잠을 자도 되련만...뭔가 할 일이 있지 싶으면...아침 일찌감치부터 눈이 떠지고 맙니다.
어제밤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은 우설을 삶아야지 했더니...
오늘 아침에 8시도 안되서부터 잠이 깨더라는...어제도 1시도 넘어서 잤는데..
나이먹은 여자가 좀 굼뜨기도 하고,느긋하게 행동해야 보기 좋은 건데, 너무 팔딱거리며 사는 건 아닌지 가끔씩 반성을 해봅니다만,
제 성질 누구 못준다고, 해야할일을 놔두고는, 자꾸만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 난생처음 우설이라는 걸 손수 삶아봤습니다.
살 때 친정어머니께서, '소금으로 잘 닦아 냄새나지 않도록 해라', '특히 돌기부분 잘 닦아라', '혀의 껍질은 벗기는 것이 좋다' 등등,
주의사항을 알려주셨지만, 솔직히 처음 다뤄보는 재료가 신경이 좀 쓰이긴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할만 한 일입니다...재료비에 비해서, 얻어지는 것도 많고..
손질하는 것이 일이지..뭐 특별한 조리비법은 없습니다.
우설 편육 만들기
재료: 우설 한덩어리 3~4㎏
향신재료: 마늘 2통, 파 1대, 양파 2개, 통후추 10알
양념 간장: 간장 4큰술, 식초 2큰술, 겨자 1큰술, 다진 양파 4큰술
만들기
1. 하루 이틀 정도 찬물에 담가서 핏물을 뺍니다. 이때 물을 자주 갈아줘가면서 핏물을 잘 빼요.
2. 핏물을 빼는 도중에 여기저기 붙어있는 기름을 모두 떼어냅니다. 생각보다 기름이 많아요.
3. 핏물을 빼고 기름을 제거한 우설은 큰 냄비에 담고 찬물을 부은 후 센불에서 팔팔 끓여요.
4. 우설이 끓는 동안 마늘은 까서 씻어두고, 파도 씻어 두는 등 향신채소를 준비합니다.
5. 우설이 한번 끓으면 건져내 남아있는 기름기를 마저 떼어내고, 돌기가 돋아있는 부분의 껍질을 벗겨냅니다.
껍질은 손으로 벗겨도 되지만 칼을 이용해서 살살 긁으면 잘 벗겨집니다.
6. 지방과 껍질을 제거한 우설은 다시 한번 잘 씻어요.
7. 우설을 삶을 냄비에 미리 물을 부어 불에 올려 팔팔 끓여요.
8. 물이 끓으면 마늘 파 양파 통후추 등 향신재료와 우설을 넣고 삶아요.
처음에는 센불에서 삶다가 끓으면 중불로 줄여서 20~30분 끓인 후 다시 약한 불로 줄여서 모두 3시간 정도 삶아요.
9. 젓가락으로 찔러봐서 푹푹 잘 들어가면 우설은 건져내요.
10. 국물은 체에 받쳐서 향신재료를 걸러낸 다음 찬 곳에 두어서 위의 기름을 굳혀서 걷어냅니다.
11. 우설이 한김 나가면 얄팍얄팍 저며요.
12. 우설은 간장 2: 식초 1: 겨자 0.5: 굵게 다진 양파 1의 비율로 섞은 양념장에 찍어먹어요.

우리 식구도 점심에 한 접시 먹고, 이렇게 밀폐용기에 담아서 친정에도 가져다 드리고 왔어요.
우설이 재밌는 건...여러가지 맛을 볼 수 있다는 거에요.
우설을 사니까, 그냥 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혀를 지탱해주는 것 인듯한 뼈도 있고, 물렁뼈도 있고,
식도인지 아니면 인대 근육인지는 알 수 없는 근육 같은 것도 있구요.
혀도 썰어서 맛을 보니까, 앞쪽의 혀맛과 뒷쪽의 혀맛이 다르네요. 앞쪽 혀가 쫄깃쫄깃한 맛이 있다면 뒤쪽혀는 너무 부드러워요.
그리고 근육 같은 것도 아주 맛있어요.
그밖에도 뼈와 물렁뼈 주변의 고기는 부드럽고 맛있구요.
고기를 삶으면서 나온 국물도 아주 진해서, 이 국물에 부스러기 고기 넣어서 설렁탕처럼 먹으려구 해요.
그렇게 많이 기름을 떼어냈고, 또 끓이면서 기름을 걷어냈는데도, 차갑게 식혀보니 또 기름이 두껍게 앉았어요.
기름을 잘 걷어내고 먹으면 국맛도 좋을 것 같아요.
주재료비가 3만2천원인데..수육만 큰 접시로 2접시 이상이 나오고, 국까지 해결되니..담에는 손님초대상에 올려볼까봐요.
그나저나..이러느라...입술은 더욱 부풀어올라...제 몰골이 아주 말씀이 아닙니다...ㅋㅋ...
그리고..조리전 우설사진은 약간 엽기라...안올립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