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가장 확실하게 배운 것이 꼬막삶기와 매생이국 끓이기가 아닌가 싶어요.
제가 꼬막을 삶아놓으면 너무 삶아져서 살은 쪼그라들어 딱딱해지지도 않고, 덜 삶아져서 핏물이 줄줄 흐르지도 않습니다.
이번 제사에도..제대로 실력 발휘를 했다는..
사실 실력 탓이 아니고..재료 탓입니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어패류는 선도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이번 제사에 쓴 꼬막은 우체국 쇼핑(이게 맞는 표현인지...)에서 주문한 건데...정말 알도 굵고 싱싱한 걸 보내줘서 정말 잘 썼어요.
그리고, 매생이국..
저희 집 명절이나 제사날 등 가족들이 모두 모일 때 매생이국 하나만 맛있으면...다른 반찬이 필요없을 정도입니다.
모두 매생이국에 밥 말아먹느라...

지난 겨울에는 회원장터에서 보고 열덩이를 주문했었어요.
그런데...너무 속상했었어요..바로 후기를 쓸까 하다가....말았는데....
제가 해마다 적어도 열덩이, 많게는 스무덩이도 넘게 매생이국을 끓입니다.
한덩이를 끓이면 어떤 냄비에 얼마큼 나온다는 거, 거의 정확하게 알죠.
그런데 지난해 겨울에 주문했던 매생이는 값는 같으면서,
물을 얼마나 많이 먹였는지..씻어보니까 다른 해의 매생이 양에 반밖에는 안되더라는...
게다가 똑같은 방법으로 끓였는데도, 색은 검어지고 확 풀어져버려서...설이며 제사때 모인 가족들을 많이 실망시켰었어요.
먹음직스런 초록색을 띄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다른 국에 비해서 물을 적게 붓기 때문에 빡빡하게 끓여야 하고...
올해는 어쩌나 하다가, 지난번에 제수용품 장보러 마포농수산물시장에 갔더니,
채소가게에서 완도산이라며 매생이를 파는 거에요.
작년에 속아, 혹시나 싶어서 여덟덩이만 사왔어요. 반은 제사때 끓여먹고, 반은 설에 끓이지 싶어서...
네덩이를 씻어서 커다란 냄비 가득 끓였는데...식구들이 어찌나 잘 먹는지...
저는 맛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kimys는 한그릇도 제대로 못먹었다는 거에요.
오늘 마포농수산물시장 다시 갔었습니다. kimys 매생이국 좀 실컷 먹으라구요.
또 여섯덩이 사서, 한덩이는 오늘 끓이고, 다섯덩이는 냉동했어요.
지난번에 냉동한 것까지 합하면 아홉덩이...
돌아오는 설에 끓여먹어도...내년에 매생이가 날 때까지 두어번은 더 끓여먹을 수 있을 거 에요.
초록색으로 먹음직스럽게 잘 끓였는데...영 사진발이 받질 않아서, 완성사진은 작년 사진을 올립니다. ^^
히트레시피에 끓이는 방법이 있구요...
상세한 과정컷은,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은 여기에 있습니다.

허영만님의 만화 '식객'에도 나오고, TV의 음식프로그램에서 하도 매생이 매생이해서..맛이 궁금한 분들이 많죠??
사실 저도 결혼 초에는 이걸 무슨 맛으로 먹나 싶었는데,
한두번 먹어보니까...개운하고 시원한 맛이..자꾸만 손이 갑니다.^^
미역국이랑 맛이 비슷하냐고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미역국보다 훨씬 더 바다 내음이 강하답니다.
매생이국 한그릇에 하얀 쌀밥 한그릇 말아먹고 나니까...살이고 뭐고...왜 이리 흐뭇한지...^^
다른 날 보다 밥은 쬐금 더 많이 먹었지만...
매생이가 칼로리는 낮고 무기질이 많은 식품이라니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네요.
p.s.
그런데..식객의 조리법이 좀 잘못된 것 같아요.
저희 시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이랑 달라요.
간혹 한정식집에서 매생이국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한정식집에서 끓여주는 매생이국보다 제가 끓인게 더 맛있다는 걸로 봐서..
저희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