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수첩을 쓰다보면...
우리 82cook 식구들이 더 좋아하는 재료와 좀 덜 좋아하는 재료가 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전엔..그런 거 잘 느끼지 못하고 글을 썼었는데..요즘은 글의 조회수를 보면 약간은 알 것 같아요.
생선보다는 고기요리를 올렸을 때 더 반응이 좋은 것 같고,
두 발 달린 고기 보다는 네 발 달린 짐승의 고기가 더 인기인 것 같고,
또 두 발 달린 것 중에서도 닭은 인기가 있으나 오리니 칠면조니 하는 것이 등장하면...뚝 떨어지고...
오늘 이 생선 맑은탕도..곧이곧대로, '복어 맑은탕'하면....아예 클릭도 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잔머리 좀 굴렸습니다..하하...
그냥 생선 맑은탕이라고...호호...
보통 '지리'라 불리는 이 생선 맑은탕,
솔직히 전 좀 자극적인 매운탕보다는 덜 좋아하는데...
매운 걸 잘 드시지 않으려고 하시는 시어머님때문에 생선이 신선할 때 맑은탕으로 끓입니다.
고춧가루, 고추장, 경우에 따라서는 된장까지 들어가는 매운탕은, 선도가 약간 떨어져도 양념맛으로 먹을 수 있는데,
맑은탕은 정말 재료가 좋아야 하잖아요, 재료의 맛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니까요...
신선한 복어로 맑은탕을 끓였는데...너무 좋았어요...
평소 매운탕의 육수는 주로 멸치육수를 썼는데, 오늘은 다시마 육수를 썼거든요..이것도 괜찮았던 것 같고...
복어가 아니더라도, 신선한 대구가 있다면 맑은 탕을 끓여보세요.
국물이 진짜 시원해요.
재료(4인분)
손질한 복어 600g, 다시마육수 800㏄, 콩나물 100g, 무 100~150g, 미나리 200~250g, 대파 1대,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1작은술
다시마육수 재료: 물 800㏄, 다시마 10㎝ 가량
만들기
1. 냄비에 물을 붓고 미지근하게 데운 다음 다시마를 넣고, 물이 끓기 전에 불에서 내려요.
시간이 넉넉하다면 그냥 찬물에 다시마를 넣어서 국물을 냅니다.
2. 콩나물은 씻어두고, 무도 씻어서 얄팍얄팍 썰어요.
3. 복어도 깨끗이 씻어서 준비해둡니다.

4. 냄비 바닥에 콩나물을 깔고, 무를 올린 다음, 복어를 담은 후 다시마육수를 붓고 끓여요.
중불과 약불의 중간 정도로 은근하게 10분 이상 끓여주세요.

5. 맑은 탕이 끓는 동안 미나리를 다듬어 씻은 후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둬요.
6. 대파도 어슷하게 썰어두고, 다진 마늘도 준비해둡니다.

7. 맑은탕이 끓으면서 거품이 생기면 거품을 좀 걷어준 다음 소금으로 간합니다.
간할 때 처음부터 소금 1작은술을 다 넣지 말고, ⅔ 정도 넣어 간을 한 번 본 다음 마저 간하세요.
8. 간을 본 후 파 마늘도 넣어줍니다.
9. 마지막으로 미나리를 올려요.
먹을 때는...미나리 먼저 건져서 먹고나서, 생선과 국물을 먹어요.
생선은 초간장에 와사비를 조금 푼 양념장에 찍어먹으면 맛있어요.
저희 집은 오늘 찍어먹는 한술에(이게 짜지 않고 신맛도 나요..)와 간장을 반씩 섞은 후 고추냉이(와사비)를 풀어서 찍어먹었어요.
복어는 큰 생선시장..노량진시장이나 가락동시장..이런데 가면 복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점에서 살 수 있어요.
복어에 들어있는 독 때문에..예전에는 꺼리는 분들도 퍽 많았는데..
제가 어렸을 때에는 버려진 복어알을 주워다가 끓여먹고는 일가족이 참변을 당했다는 신문기사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가시가 독한 장미가 아름답듯,
독을 품고있는 복어, 국물이 개운하고, 생선살에서 비린내가 나지않고 담백하기로는 또 이만한 생선도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집에서 요리하기는 부담스럽고, 외식하려면...너무 비싸다는 거...
비싸면서도, 생선 건더기도 몇개 되지 않아 늘 아쉽다는 거....
이런분들이라면...한번 큰시장에서 안전하게 손질된 복어로 한번 도전해보세요!
아님..싱싱한 대구로라도...맑은탕을 한번 끓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