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례나 제사를 지내고 나면..언제나 제일 돈 아깝다는 생각이 나게 하는 것이 생선입니다.
조기 민어 도미 숭어 병어 등 몇몇 생선들중에서 세가지를 골라서 아주 푸짐하게 상에 올리는데...
조기는 그런대로 먹을 만 하지만...민어 도미 숭어 등은 영...어찌해도 맛이 없습니다.
전에는 상에서 내려온 생선들, 동서들 싸주기도 했는데,
동서들도 잘 가져가려고 하지않아 요새는 아예 싸준다 소리도 안해요.
그 바람에 항상 끝까지 먹어야하는 고충을 겪어야한다는...
이중에서 도미는 특히 맛이 없는 것 같아요.
젯상에 올랐던 도미를 가지고 맵게 만든 소스에 버무린 도미양념구이, 도미매운탕, 간장소스를 부어 만든 도미찜 등등,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지만...
게중에 도미양념구이만 좀 먹을만 할뿐...조리에 들인 정성과 양념이 아까울 정도에요.ㅠㅠ
오늘도...한마리 남은 도미를 처치하느라,
일단 찜통에다가 도미를 푹 쪘어요.
그리고 따로 중국 생선요리 전용간장에 물을 타고 자글자글 끓인 후 도미 위에 끼얹었는데,
보기는 그럴싸 하지만...맛은 영...
생강즙에, 파채 양파채에...그래봐야 별 도움이 안되네요.
생도미를 가지고 이렇게 요리하면 참 맛있거든요.
이럴 것 같아서..생선 살 때 도미는 게중에서 제일 비싼 걸로 샀는데..혹시나 맛있지 않을까 해서...
젯상에 올랐던 생선들 참 아깝다고 하니까,
kimys는 "담부터 조기만 올리고 다른 생선은 생략하지!" 하는데..그럴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젯상에 오르는 다른 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으시는데,
유독 "생선은 큰 걸 써야 아들들이 잘된다더라" 하시며 신경을 쓰시니까, 가짓수 줄이는 걸 이해못하실지도 모르거든요.
제사라는 게, 집집마다 다 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한 그 집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 좋겠지만,
명절 끝이나 제사 모시고나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생선을 보면,
저희 친정처럼 달랑 조기만 1~3마리 올리는 것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어찌해도 맛을 낼 수 없는 도미 때문에 속상해서..그냥 이렇게 푸념 한번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