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추석 잘 쇠고, 휘엉청 뜬 달 구경도 하고, 달님에게 사알짝 소원도 빌어봤답니다.
그런데 오늘은 흐렸는지...달이 안보이네요...
이제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나가고 있고, 일상으로 돌아가야할 때 입니다.
저도 내일은 추석을 쇠고난 뒷 정리 하면서 보내려구요.
말리고 있는 채반들도 잘 싸서 들여놓고, 이런저런 음식 하느라 나온 큰 냄비들, 들통들도 제자리 찾아주고...
조금씩 남아 냉장고 속을 차지하고 있는 반찬들 다 먹을 때까지 요리할 필요도 없으니..집정리나 해야죠.
차례음식을 준비하다보면...돈은 참 많이 드는데..막상 먹자고 보면, 뭐 이렇다할 게 없잖아요?
전, 나물, 생선, 산적 정도...
그래도 돈은 왜 그렇게 드는지...차례나 제사 준비하고 나면, 마치 제가 어디다 돈을 흘리고 다닌 것 같다니까요...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명절 저녁상은 뭔가 입맛이 살아날만한 것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올해는 별 준비를 못해서..식구들 보기 좀 그랬어요..
그래도 추석날 저녁에 먹은 음식 몇가지 올려볼게요.

골뱅이무침.
골뱅이(통조림이 아니라 생골뱅이)에 미나리, 오이, 파, 양파 넣고, 매콤새콤한 양념장에 무쳤어요.
양념장은 국간장과 맛간장에 고춧가루, 마늘, 꿀, 식초를 넣어서 만들었어요.
추석 전날 동서들과 먹을 때는 소면까지 삶아서 비벼먹었는데, 추석날 저녁에는 반찬이 이것저것 있어서 소면은 안삶았어요.
소면까지 먹으면..너무 배부르잖아요.

여섯가지 버섯볶음.
우리 잘 아는 표고버섯에서부터, 능이버섯, 싸리버섯, 먹버섯, 밤버섯, 외꽃버섯 등 여섯가지 버섯볶음을 한 접시에 담았어요.
식구들이 재밌어 하며 이름을 알려다라 해서, 미리 외워둔 버섯이름도 알려줬답니다.

약방의 감초 샐러드.
양상추, 오이, 단감, 밤 썰어 담았어요.
드레싱은 당졸임했던 복숭아 충분히 넣어준 후 마요네즈, 연유, 레몬식초 등을 넣어 갈았어요.

저희 집 제사상이나 차례상에는 젓가락에 감은 낙지가 꼭 올라갑니다.
낙지를 오븐에 구워서, 간장 양념장 살짝 발라 상에 올립니다.
결혼전에는 구경 한번 못해본 건데..지금은 아주 선수가 됐습니다..^^
이번에는 낙지를 좀 많이 해서, 시누이들 주려고 남겨뒀었어요.
젓가락에 말았던 낙지를 풀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다음, 양념장 조금 더 넣고 파 좀 넣어서 볶았어요.

또 하나 저희 집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꼬막.
참꼬막을 넉넉하게 사다가 삶아서 양념장 얹어놓으면 어찌 그리들 잘 먹는지...
꼬막 삶는 것도 시어머니께 제대로 전수받아...거의 선수급이라는..(웬 자화자찬?! ㅋㅋ)
꼬막도 시누이 식구들 오면 주려고 남겨뒀었어요.
이것 말고, 상에 올라갔던 민어를 중국식 생선요리간장에 살짝 조린 민어조림과,
갈비찜, 나물와 전,더덕무침 등을 내놨어요.
뭐 그리 색다른 건 없었어요. 사실 뭐 좀 별난 걸 하고 싶어도, 차례음식 하다보면 음식 만드는 일이 질려버리잖아요.
담에...맛있는 거 해줘야죠...우리 형제들..10월28일에 같이 소풍가기로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