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는 자매와도 같은 친구라서, 얼굴을 자주 보든 그렇지 않든 우정에는 아무런 상관도 없지만..그래도..좀 자주 보면서 살고 싶은데...
늘 마음뿐입니다.
"뭘 먹을까"하니까, 친구가 주변의 평이 좋은 한식집이 있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일산 풍동 애니골에..무슨 큰 목욕탕 옆에 있는 한식집인데. 아홉가지 웰빙음식이 제공된다 하여 나인 웰이래요..
왜 나인스 게이트가 생각나는지...ㅋㅋ...
찾아보니까...건물의 느낌에서부터 그랬고, 실내로 들어서니 테이블이며 방석이며 쿠션이며, 그리고 세팅되어있는 그릇까지...
파주의 산들래를 철저하게 벤치마킹 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사 메뉴는 단 한가지, 1만7천원짜리 정식뿐이었는데..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너무 멀고, 너무 예약하기 어렵고, 너무 음식이 빨리 나와 쫓기듯 먹는 산들래까지 이제는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메뉴도 산들래를 많이 연구한 다음 구성한 것 같아요.
아, 전라도식의 깊고 진한 맛의 한정식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취향에 안맞을 수도 있는데,
상큼하고 가벼운 음식을 좋아한다면...괜찮을 것 같아요.
특히 소스들 레시피가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또하나 맘에 들었던 건, 음식이 마구 쏟아져 나오지 않고, 먹는 속도에 맞춰 조절해준다는 겁니다.
제가 앉았던 옆 테이블은 저희보다 훨씬 늦게 들어왔는데..음식들을 빨리 먹으니까. 음식이 후다닥 나오고,
저희는 워낙 천천히 먹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속도를 조절해줬어요.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말이죠...나오면서 명함이라도 하나 집어와야지 했는데..그냥 와서..연락처를 모릅니다..ㅠㅠ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로 좀 달아주세요...

기본 세팅입니다. 짝퉁 포트메리온. 짝퉁이라도 뭐..그럴싸 합니다.
오히려 진품보다 가벼워서 쓰기 낫겠다며 친구랑 얘기했답니다.

에피타이저 죽!
팥죽인데..단호박도 조금 넣은 듯한 맛이에요.

샐러드.
과일맛이 많이 나는 새콤한 소스가 좋았어요.

녹두전.
파삭파삭 구워져서 더욱 고소한 것 같아요.

탕평채.
정갈하게 담겨져 나와 더욱 입맛을 자극합니다.

날치알과 채소를 곁들인 연어회.
연어 위에 날치알을 살짝 올린 저 센스~~

볶은 쇠고기와 양파채, 깻잎채, 새우, 새송이 버섯이 곁들여진 음식.
고기에 채소, 버섯에 싸먹으니까 아주 개운했어요.

황태구이.
매콤달콤한 양념장을 발라 바삭하게 구웠어요.

생선이름이 뭔지..물어나보고 올껄...
생선에 부추를 곁들여 먹었는데...특히 소스에서 요구르트와 파인애플 맛이 나는 것이 상큼했어요.

제육보쌈.
고기가 적당하게 야들야들 잘 삶아졌어요.

낙지볶음.
소면과 콩나물이 곁들여져 나와 비벼 먹으니까..아삭아삭 콩나물이 씹히는 것이...식감이 좋았어요.

집된장으로 끓여 깊은 맛이 나는 된장찌개.

한점 밥에 올려먹으니 밥이 술술 넘어가는 조개젓

미역줄기인줄만 알았는데..알고보니 오이지 무침.

반찬은 이렇게 나왔고...

반찬없이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밥..

이걸 먹지않으면 왠지 서운한 누룽지와 숭늉.

밥을 먹고 나면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차를 마실 수 있게 한 것 조차 산들래와 닮았어요.
식후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먹은 후식.
바로 호박식혜라는 것인데 식혜에 단호박을 넣어서 만들었어요. 특이하죠??
음식이 아주 조금씩 나와서..나오는 대로 다 집어먹었더니..배가 완전 불러서..전 저녁 안먹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