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촬영에 쓴다고...노란색 국수, 분홍색 국수를 산다고 이마트로 코스트코로 돌아다녔으나...
돈만 쓴 채 허탕치고 들어왔습니다.
어디서 분명히 봤는데...상자안에 색색깔의 소면이 담겨있는 것을 두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하나로까지 가볼까 하다가...그냥 내일 촬영에는 쑥국수랑 도토리국수 쓰고 말아야지 하고 들어왔습니다.
국수 사는 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한 탓인지...
두 군데에서 산 장바구니를 들여다보니..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더라는...
양념해서 간이 좀 배게 해야 구워먹을 수 있는 불고기 재료에,
푹 고아야 먹을 수 있는 도가니탕 재료,
그리고 메추리알 콩나물이 고작....
확실히..월드컵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찌나 허무한지...
그냥 멍하니..아무 생각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제도 아무것도 안하고..하루 왼종일..그것도 모자라서 한밤중까지 CSI를 보다가..오늘 아침 11시까지 매달려있었다는..
장바구니를 풀면서...당장 뭔가 해먹을 만한 걸 사오지 않은 걸 깨달으면서...정신이 좀 돌아오네요...
저녁에는 콩나물 무치고, 메추리알장조림을 하면서..냉동실에 얼려뒀던 두릅을 꺼냈어요.
지난 봄에 두릅이 많길래, 살짝 데쳐서 냉동해뒀었어요.
어느해인가 kimys가 여행가서 예산 수덕사 부근에서 먹은 산채백반..특히 두릅장아찌가 맛있어서 그걸로만 밥을 먹었어요.
두릅으로 장아찌 담그고 싶은데, 할 줄 몰라서..대신 데쳐서 얼려 뒀더랬습니다.
밀가루 묻히고 달걀물 입혀서 지져낸 두릅...
제철의 싱싱한 두릅만이야 못하지만 쌉싸레한 두릅전을 먹으면서..정신을 좀 차리고 있습니다.
잘 싸우고 돌아온 우리 선수들도...뭔가 입맛돌 음식들을 먹으면서 기운냈으면 좋겠네요.
우리에게는 또 내일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