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2년 '일하면서 밥해먹기' 출간 이후, 주변사람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기자 출신이라며 어쩌다 요리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집 밥 좋아하는 남편의 비위를 맞추다 보니...'가 답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요리비결은 kimys가 아니라 시어머님이 아니었나 싶네요.
시어머니만 집에 계시질 않으면 요리에서 완전 손 떼고 산다는...
지난번 큰 시누이 집에 저녁 초대 받아간 날, 저희만 돌아오고 어머니께서는 따님네 남으셨습니다.
전에 얘기한 적 있는 지 모르겠는데...
제게는 시누이가 셋인데...이 시누이들이 한 아파트단지에서 삽니다.
큰 시누이와 둘째 시누이는 라인만 다른 한 동에서 살고, 막내시누이는 바로 건너편 동에서 삽니다.
그래서 저희 어머님, 따님네 한번 가시면 며칠씩 묵으십니다.
세 따님과 외손자 손녀들에 둘러 싸여 지내시니까 심심하지도 않으시구요.
이렇게 어머니가 집에 계시지 않으면...사실 요리를 잘 하지 않게 됩니다.
kimys, 이때만이라도 편하게 지내라고 해서, 나가서 먹기도 하고, 밥 대신 국수를 먹기도 하고...
어머니께서 따님네 계시는 지 열흘 되었는데..그동안 밥은 서너번밖에 안한 것 같아요.
요리를 하지 않다보니까 희망수첩에 쓸 얘기도 없고...^^;;
이제 내일 돌아오시니까...요리를 열심히 해야하는데...
편하다 보니...아주 게으름이 하늘을 찌릅니다.
어제는 설렁탕과 꼬리곰탕 도가니탕 해장국이 세트로 되어있는 곰국세트를 주문했어요.
오늘 국이 4가지나 냉동상태로 배달되어 오니까 얼마나 든든한 지..,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도가니탕을 뜯었어요.
밥만 하고 국을 데우기만 하니까 저녁준비 끝!!
여태까지 왜 이걸 몰랐나 몰라요, 곰국은 사골이나 꼬리 사다가 꼭 집에서만 끓여야하는 걸로 생각했고,
어쩌다..정말 밥하기 싫을 때,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국 끓이기 싫을 때 모래내설렁탕에 가서 한그릇 포장해오는 게 고작이었거든요.
여름생활백서-먹거리 준비하기 편에 곰국 사서 냉동하기도 추가해야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상 게으른 여자의 놀면서 밥해먹기 였습니당....
오늘까지..요렇게 지내고..내일부터는 요리 열씨미 하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