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질방이나 숯가마니 하는 것이..정말 대단한 중독인 것 같아요.
몇달전부터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숯가마를 가주다가 한 2주일 못갔더니...
그 금단현상 때문에...몸이 괜히 막 아파야만 할 것 같은거에요.
게다가...
입장료가 1만원이나 해서,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세검정의 하림각이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을 했다는 거에요.
거기 여자목욕탕이 형편없었는데..
여자목욕탕(남탕은 몰라요..안가봐서...)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귀가 솔깃!!
어찌나 가보고 싶은지...
몇달전부터 찜질방에 가서 땀 좀 푹내고 오셨으면 하는 친정아버지의 바램을 그동안 모른 척하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곳에서 땀을 내는 것 까지는 좋은데, 하고 나오셔서 선뜻하면 감기걸리시기 십상이잖아요.
게다가 요즘은 제가 바빠서...사실 시간 내기도 그리 쉽지는 않았어요.
오늘, 이런저런 공적인 일이 있었는데..그건 다른 사람에게 모두 떠넘기고...효도 한번 하리라 맘 먹었습니다.
예고없이 친정엘 가서, 무조건..."옷 입으세요..."했더니 무슨 일인가 어안이 벙벙하시는 걸...
"뭐..좋은 일이니까..대신 점심이 아버지가 사주세요..엄마는 식혜 사줘야해..., 입장료는 제가 냅니다요..큭큭.."
이러고 재롱을 떨었어요...나이 오십에...
오랜만에 불가마 모시고 가니까..참 좋아하시네요..특히 아버지께서 너무 좋아하시는 걸보다가..그만 제가 잠깐 방심을 했어요.
평소에는 불가마같은데 가면 핸드폰을 가지고 가지 않거나, 수건에 둘둘 말아서 뜨겁지않은 곳에 놓아두는데...
오늘따라 무슨 맘을 먹고 그랬는지..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닌 거에요.
그냥 넣고 다니기만 했더라도 별 일 없었을 텐데...그만 핸드폰이 들어있는 쪽을 바닥에 대고 한잠 잤다는 거 아닙니까??
식혜 사먹으려고 휴게실에 나와서 핸드폰을 열어보니..허걱...
검은 바탕에 베이지색 잎사귀가 하나 그려져있더군요...액정이 나간 거죠...
엄마는 동생이 새로산 핸드폰 액정을 망가뜨려 A/S하려고 했더니 17만원이나 달라고 했다며...너무너무 속상해하시는 거에요.
아버지는 "너무 비싼 목욕해서 어떡하냐? 핸드폰 어떡해??"
부모님 모셔다 드리는 길에 불광동 삼성A/S센터에 들렸어요.
너무 비싸면...그냥 액정이 깨진 상태로 한번 개겨보거나..아니면 아주 구형 단말기가 하나 있는데 그걸로 쓰던가 하려구요.
뜻밖에도 7만원 정도가 든다고 해서..당장 핸드폰을 맡겼어요.
차 안에서 기다리시던 부모님, 7만원 정도 든다고 하니까..그나마 덜 속상하신가봐요.
"왜들 속상해하세요...그 정도면 고쳐써야지..그거 김서방이 결혼기념일 사준건데...
그리구..요새 제가 핸드폰을 너무 함부로 굴렸어요..막 떨어뜨리고 그랬거든요...아껴쓰라는 계시야, 계시..."
잠시 방심으로 7만1천원이나 날렸으니까,아깝기는 하지만,
요즘 핸드폰 함부로 굴려 벌받은 거라고 생각하고, 핸드폰 아껴주기로 했어요..^^
저녁 메뉴는 굴밥이었습니다.
전 굴밥 이렇게 지어요.
먼저 고두밥을 하다가 뜸 들일 무렵 굴을 넣는 거죠.. 그럼 굴향도 어지간히 살아있고, 굴의 식감도 좋고..
오늘은 냉장고 안에 있길래 무하고 양파를 조금 넣어줬어요.
재료: 불린 쌀 1컵, 물 1컵, 굴 1컵, 무채와 양파채 합쳐서 반컵
양념장 재료: 간장 맛간장 물 참기름 파 마늘 깨소금 각각 적당량
만드는법
1. 냄비에 무채와 양파채를 넣어요.
2. 쌀을 담아요.
3. 물을 부어요.
4. 중간불과 약불의 사이 정도의 불에 얹어요.
5. 밥이 거의 다 됐을 무렵 굴을 넣어요.
6. 충분히 뜸을 들인 후 퍼요.
7. 밥이 되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어요.
해보니까..무채가 조금 더 들어가도 괜찮을 뻔 했어요. 너무 적었는지.. 제 밥그릇에는 무가 없더라는...
바다의 우유라는 굴 많이 드세요. 무기질이 많다고 하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