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82cook.com/2005/1126-2.jpg)
사실 전 압력솥밥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쫀득한 것이 뭐 그리 맛있는 거 같지는 않은데...워낙 시어머니께서 '무른 밥'을 찾으셔서요.
어쩌다가 냄비밥이라도 하면 꼬들거린다, 밥이 덜 퍼졌다, 고...
그렇잖아요...주부가 자기 입맛에 맞출 수 있나요? 가족들 입맛에 맞춰야지. 게다가 압력솥을 쓰면 빨리 되니까 스피드 쿠킹에 그만이고...
그래서 전기압력솥에, 그냥 압력솥에, 그것도 큰 것, 작은 것해서 두어개..., 몇년동안 압력솥 밥만 고집했습니다.
그런데...우리 시어머니, 누룽지를 굉장히 좋아하세요. 그런데 압력솥으로는 누룽지가 맛이 없잖아요.
그래서 아주 오래전에 무쇠가마솥을 샀는데...
다른 이들은 무쇠가마솥에 밥이 잘된다고 하는데, 전 백전백패입니다. 가마솥으로 해서 한번도 밥이 제대로 된 적 없어요.
그래서 아예 깊숙이 박아두고 쓰질 않습니다.
그러다가..얼마전부터 압력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밥도 무르게 되고, 누룽지도 맛있는 밥을 해내기에 이르렀다는..
제가 하는 방법이 과학적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고, 그냥 제 경험상 되더라는 거니까...꼭 믿지는 마세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쌀을 씻자마자, 절대로 불리지 말고, 불리면 밥이 푸실푸실해져요.
스텐냄비에 담아서 가스불중 가장 약한 불, 꺼질락 말락 하는, 밤새 곰국 고으는 그 가장 약한 불에 올려요.
아, 물은..좀 많다 싶을 정도로 넉넉하게 부어서요.
요렇게 불에 올려놓고, 40~50분 동안 그냥 내버려두면 밥은 무르면서 누룽지가 맛있는 냄비밥이 됩니다.
단, 밥이 다 될때까지(시간이 어느 정도 흐를 때까지) 저얼대로 뚜껑을 열어보지 마세요.
부엌에 들어가자마자 쌀 씻어서 밥부터 안친 다음 국도 끓이고 반찬도 하고...상 다 차린 후 최후에 밥을 푸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냄비에 하면 뚜껑이 달싹이면서 밥물이 넘치곤 하죠. 그래서 위에 오븐용 장갑같은 걸 올려놓아요. 넘치지 않게...
그랬는데...어제...냄비를 바꿨습니다.
저희 동네에 주방도구를 수입 판매하는 경훈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집, 일년에 한두번, 백화점에서 팔다남은 전시품이나 하자가 조금씩 있는 B품 세일을 하는데,
이때가면 정말 좋은 물건을 엄청 싸게 사는 횡재도 할 수 있어요.
예일여고 옆에 있는 본사건물 지하에 있던 전시장을 불광동 팜스퀘어로 옮겼다며, 세일한다고 문자를 날렸더라구요.
하나로클럽도 갈 겸, 경훈 구경도 할 겸 가봤더니...
얼마전 살림돋보기에서 보았던 무쇠냄비가 색깔별로, 크기별로 있는 거에요...그 브랜드는 아니구요.
엄청 무겁다, 그거 쓰다가 자칫 손목 다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지하게 비싸다..하는 예비지식을 갖고도 그 무게랑 가격에 놀라고 말았죠.
특히나 그 엄청난 무게의 뚜껑...그런데 바로 이뚜껑의 무게 때문에 적어도 밥물은 안넘치겠다 싶은거에요.
사이즈가 큰 건 값도 비쌀 뿐 아니라, 무게도 너무 무거워서 포기하고, 가장 작은 사이즈 18㎝짜리를 거금 6만9천원이나 주고 질렀습니다.
판매하시는 분, 지금 백화점에서 팔고 있고 그 가격보다 30% 싼 가격이라고 하는데..
그야 저는 모르죠...백화점에서는 이런 냄비 유심히 안봤으니까..
암튼 사가지고 오자마자 씻어서 밥을 했는데...뚜껑이 무거워서 정말 밥물이 안넘치네요, 평소 냄비밥 하는 불보다 센불에 했는데.
밥도 잘 되고, 누룽지도 잘 눌었어요. 이제부터 한동안 이 냄비를 사랑해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사족...
이 냄비 B품세일에 나오면 아주 쌀 것 같아서..B품세일하면 50% 세일 정도 하거든요.
언제 B품 세일하느냐고 물었더니..이제 안한대요.
B품세일에서 분명히 하자 있는 걸 알고 사가지고 가서는 백화점에 가서 정품으로 교환하는 손님들이 있다는 거에요.
백화점 영수증도 없을텐데 어떻게 교환하냐고 했더니, 그래도 벅벅 우겨서 교환해간다고, 그래서 이제는 B품세일 안한다고...
허걱...
몇몇 사람들 때문에 B품 세일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니까..조금 속상하네요.
지난번 자유게시판에서 비숫한 내용의 글(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22&sn1=&divpage=4&sn=off&... )을 읽은 후라 더 씁쓸하구요.
저도 그런 경험 있었거든요.
키위 사면 주는 플라스틱 스푼 아시죠? 요샌 그거 흔해졌고, 준다고 해도 잘 받지들도 않던데..
몇년전 한 마트에서 키위 한 팩에 그 스푼을 1개씩 넣어 준 적있어요.
저도 한팩 사서 카트에 담았었어요. 제 카트를 잠시 한쪽 구석에 세워두고 다른 물건을 집어가지고 와보니까 그 스푼만 빼갔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