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메리온으로 차린 식탁~~
여기서 포트메리온에 대해, 한 말씀....
포트메리온은 물론 그 문양이 화려하고 예뻐서, 장식효과가 높을 뿐 아니라,
그릇의 형태가 다소 우묵한 편이서 한국 음식을 담을 때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에요. 게다가 밥그릇 국그릇까지 나오고요.
제 책 '일하면서 밥해먹기'나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에서 포트메리온을 보고 필이 꽂혔다는 분들이 참 많아요.
그런데...제가 그 그릇이 좀 무겁다, 음식을 살려주는 그릇이 아니라 그릇이 사는 그릇이다...이렇게 얘기해도 잘 안들으시는 것 같아요.
포트메리온...참 예쁘긴 하지만...저도 사실 상차림에 잘 안써요.
제가 딸아이 결혼할 때 물려준다고 하니까,
'가장 아끼는 그릇이라서, 가장 좋은 그릇이라서 물려준다고 하나보다'고 짐작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그래서가 아니고, 젊은 주부들이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암튼....포트메리온 커피잔 외에는 별로 사용하지 않았는데..오늘 똥강아지님네 식탁을 보니까, 문득 꺼내 써보고 싶은거에요.
해서..오늘은 포트메리온으로만 차려봤습니다. 역시 반찬보다는 그릇만 보이죠??

저녁 메뉴는 몇가지 김치에다 먹던 국..그리고 도토리묵무침, 올방개묵, 연어튀김이었습니다.

오늘의 포인트는 올방개묵..
묵에다가 장난을 쳤거든요. 묵사랑 요리컨테스트에 가보니까...묵에 새우를 넣어 굳힌 사진이 있는거에요.
앗..이거다 싶어서...낮에 올방개묵을 쑤면서 옆에서 달걀지단을 부쳤어요.
다진 쇠고기 볶은 것을 넣어 볼까 하다가...일단 색감은 지단 쪽이 나을 것 같아서요.
묵을 용기에 반쯤 붓고, 지단을 솔솔 뿌린 다음 나머지 묵을 부었어요.
그리고 위에 다시 지단을 얹었어요.
썰때는 뒤집어서 썰었어요. 지단이 마구 위에 흩뿌려져있는 것보다 숨어있는 것이 더 이뻐보일 것 같아서요.
옆에 둔 양념장을 솔솔 뿌려먹었는데...아주 괜찮았어요.
올방개묵이 너무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잖아요? 그런데 달걀 지단이 씹히니까..식감도 좋은 것 같고, 맛도 더 좋은 것 같고...
집에서 묵을 만들어먹는 재미가 바로 이런 것 같아요..^^

도토리묵은 묵보다 상추가 더 많게 무쳤어요.
묵과 상추 파 마늘, 그리고 당근채 조금...간은 맛간장과 들기름 고춧가루, 후춧가루로만 했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연어는 살만 떠내서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서 소금 후추 살짝 뿌렸다가 튀김가루와 달걀을 섞은 반죽 입혀서 튀겼어요.
연어 튀김의 포인트는 소스, 마요네즈에 라임주스와 마늘을 넣어서 휘저었어요. 라임주스가 없다면 레몬주스로도 무방하죠.
마요네즈의 고소함과 마늘의 알싸함, 그리고 라임주스의 새콤달콤함이 어우려저서...연어 튀김의 맛을 더욱 상승시켜줬답니다.
담에 또 묵가지고 장난칠거에요..콤비묵 만들어보려구요..
동부묵과 도토리묵을 동시에 쒀가지고 켜켜로 부어 굳히면 재밌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