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낮, kimys의 친구 딸 결혼식엘 다녀왔습니다.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 조금은 특별했습니다.
호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영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녔다는 어여쁜 신부,
그녀의 신랑은 영국 유학중에 만난, 전공이 같은 아랍계 벨기에인이었습니다.
검은 눈, 검은 머리, 아주 선량해 보이는 미소를 가진, 키 크고 잘 생긴 이국 청년...
싱글싱글 웃으면서 하객들을 맞던 신랑은 어느새 배웠는지, 혼인서약도 'yes' 대신 '예'라고 하고..
신부 부모님께 인사하라 하니까, 큰 절을 올리더니 일어나지 않고 신부가 꾹 찌를때까지 그냥 넙쭉 엎드려 있어서,
식장이 웃음바다가 됐었습니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끼리 결혼해도,
살다보면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로 인해 미움이 쌓이고, 그 미움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고...
하물며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와의 결혼생활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하는 걱정은 되었지만,
아주 선량해보이는 신랑의 눈을 보면서, 이 신랑신부가 '정말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겠다' 싶어서 더욱 박수도 힘껏 쳐주었습니다.
저녁은 어제 끓여둔 꼬리곰탕이 있길래, 대~~충 먹고, 대신 디저트 거창하게 먹었네요.
여름내내, 하루에 한 다섯개씩은 먹었던 메로나 대신,
오늘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에다 집에서 만든 당조림 복숭아 곁들이고 위에는 카라멜 시럽까지..
kimys에게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바나나 곁들이고, 홈메이드 자두잼을 얹어서...
배..엄청 불러요..이렇게 먹으면서, 살 걱정을 하다니...말도 안되죠??
금요일날, 본 영화, 극장문을 나서면서 다른 사람들은 재미없다고 막 욕하는데..
저희 부부는...이구동성으로 재밌다, 굉장히 꼼꼼하게 만들었다, 이러이러한 장면들이 다 반전을 위한 거였다..이러면서 나왔어요.
사람마다 다 느낌은 다른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