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오늘...비속에 나가서 여름김장 해가지고 들어왔어요.
지난 겨울 김장할 때..일영 근처의 한 농장에서 재배한 배추로 담았는데..아주 성공적이었어요.
유기농이라 값은 조금 비쌌는데..배추를 넉넉히 줘서, 충분히 담았을 뿐 아니라, 그때 그 농장에서 절여줘서 아주 수월하게 담았었죠.
배추가 좋은 탓인지...지금까지도 배추가 전혀 무르지 않고 아삭아삭 맛있게 먹고 있죠.
김장배추 살 때, 농장에서 계시는 분들이 여름에 김장 한번 더 하라고 권하더라구요. 그러면 김장할 때까지 김치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장마가 지면 배추가 녹기도 하고, 또 병충해때문에 여름 배추에는 농약을 많이 칠 수 밖에 없고,
또 수급조절이 잘 안되면 추석 무렵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기도 한대요. 배추도 맛이 없고...

그래서 며칠전에 가서 미리 배추를 맞춰두고 왔어요.
친정어머니만 건강하시면 배추 사다가 엄마랑 저랑 둘이서 담을텐데, 엄마는 일을 하실 수 없고...
그렇다고 저 혼자 하기는 자신이 없고..저 혼자 한다고 우리집 김치만 할 수는 없잖아요.
엄마가 하듯이 엄마네꺼랑 올케들 김치까지 해줘야하는데..도저히 용기가 나질 않았거든요.
그래서, 아예 그곳에서 담아오기로 했어요. 포기당 일정 금액의 삯을 내면 가능하거든요.
대신 고춧가루랑 멸치액젓, 새우젓은 집에서 가지고 갔구요.
10시쯤 가니까 배추는 절여서 씻어 물을 빼놨구요, 무는 채썰어 놨더라구요. 마늘 간 거 생강 간 것, 쪽파 실파 갓 까지 준비 완료!!
속 넣어주시는 아주머니가 속 버무릴 때 옆에서 젓갈 넣어드리고, 간만 봤어요.
엄마랑 저랑은 구경만 하고 농장 아주머니들이 쓱쓱 속 넣으시는데...역시 선수라서 다르시더라구요.
제가 넣었더라면 오만년 걸릴 일을 뚝딱...
말이 30포기지, 배추포기가 작다고 넉넉히 주셔서 50포기는 족히 됐을 분량... 엄마네 김치통으로 4개, 우리집 김치통으로 2개나 됐거든요.
거기다가 알타리 김치까지 작은 김치통으로 세개나 했는데 1시간반만에 일을 모두 끝내시더라구요.

알타리김치도 알타리무보다는 동치미무를 쩍쩍 쪼개서 담가야 더 연하고 맛있다며 그렇게 담가 주셨어요.
집에서 김치를 담그면 사다 절이고, 속 넣는 동안 집안 곳곳에 고춧가루칠하고, 또 다 하고 나면 다라이 같은 큰 그릇 설거지해야하고...
비록 품삯은 들었지만...아주 간단하고 좋았어요. 올 가을에 김장도 이렇게 할 거에요.
올케들 오라가라 하지 않고, 엄마랑 둘이 가서 이렇게 담가올거에요...
요새 배추 한포기에 2천원 하는데...장마전에 미리 다 뽑아서 냉장고에 넣어둬서..지금도 김치 담글 수 있어요.
저희 처럼 아예 담아가지고 오는 건 한포기당 2천원씩 더 내야하고..그냥 절여서 씻어주기까지만 하면 포기당 1천원씩 더 받아요.
어떤분들은...집에서 알뜰하게 절약해서 하지, 뭐 그렇게 추가비용까지 내면서 그렇게 담그냐고 욕 하실지 모르지만..
한번 해보면...너무 편해서...
아..여기 토마토밭도 있고 감자밭도 있어요. 유치원생들 감자캐기 체험학습하러도 많이 오는 곳이에요.
김치 담그러 가실 때 아이들 데리고 가서 토마토도 따게 하고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p.s.
여기..이제 배추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락처 지웠어요. 이제 김장철이나 돼야 배추가 난다고..
김장때 다시 연락처 가르쳐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