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숙소는 절물휴양림 부근의 한화콘도였어...
그녀는 산책이라고 주장하나, 나중에 보니 거의 등산 수준인, 암튼 산책 좋아하는 헤르미온느란 여인은, 숙소에 짐 풀고는 바로 절물휴양림에서 산책하자고 했으나, 일단 미뤘어.
내게도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하잖아...말이 산책이지 등산이면 어떡해?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그렇게 빡쎄게 여행하면..어디 되겠어?? 만나자 마자 헥헥거리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잖아.
그럴 줄 알았다고? 걷지않고 차로만 관광할 줄 알았다고? 아니라니까..끝까지 들어봐...얼마나 많이 걸었는데...씨이..
나도 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당신 만큼이나 걸었다니까.. 암튼..그건 그렇고...
체크인을 하면서, 미스테리, 전망 좋은 방으로 달라고 했대. 편의시설에서는 다소 멀지만 아주 전망 좋은 방으로 줬어.

우리가 묵었던 방 베란다에서 본 건데...전망, 예술이지?? 멀리 바다도 보이고...
짐 풀고 휴양림에 가서 걷지 않고 뭐했냐고?? 뭐, 딴 거 했지..
미스테리의 남편 DB, 콘도 예약하면서 그 콘도에서 유명한 테라피 50% 할인쿠폰까지 보냈더구만...
와...그들..엄청 닭이야...그 닭들의 활약상, 두고두고 펼쳐지지..암튼...나까지도 '닭들은 죽어야 해!'를 외쳤다니까...
아, 그 테라피가 뭐냐고? 어엉, 난 첨에 아로마오일이나 발라주고, 안마 쬐끔해주는 건줄 알았더니...
일단 수영복을 입고 작은 수영장같은 곳엘 들어가..거기서 물살로 마사지를 하는 거야, 발목 다리 허벅지 등등의 순으로.
그리고 나면 목과 다리에 튜브를 끼우고 물에 둥둥 떠있는 건데...나처럼 수영 못하고, 수영 무서워하는 사람은 다소 공포스러운데...
해보니까, 할만 하기는 했어...따끈한 물에 둥둥 떠있자니...마치 엄마의 양수에 이렇게 떠있지 않았을까 싶었어.
그 물치료가 끝나면 코에다 산소를 불어넣어주는 장치가 되어있는 방에서 잠시 쉬도록 한 다음 건초가 담겨있는 침대에 누워 건초를 덮고 쉬도록 해.
베게에 귀가 닿았으니 잠 잤을 거라고?? 당연하지!! 비행기 타는 건 뭐 안 피곤한 줄 알아??
건초더미에 파묻혀 잠시 자고 나니까 밖으로 나가라고 하대. 밖에 나가보니 돌로 지은 작은 집이 있어.
그안에서 습식사우나를 좀 하고나면 갑자기 천장에서 찬물이 쏟아져. 나..찬물로 샤워못하잖아...심장마비 일어날 것 같아서...
근데 찬물이 쏟아져서 을마나 놀랬는지...
찬물까지 맞고나서 허브티를 마시면 코스가 끝난 거야. 마침 그곳에는 우리 셋 밖에 없어서 아주 쾌적하게 테라피를 받았어.
시간이 모두 2시간쯤 걸려.끝나고 나니까..또 저녁시간이 됐어..
부끄럼을 타는 헤르미온느 남편까지 불러내서 밥을 먹기로 했어.
장소는 제주시내 제주항 부근의 산지물 식당!! 드뎌, 물회를 먹을 수 있게 된거지!! 부럽지? 근데 아직 시작도 안했어...

산지물식당에서는 고등어회와 갈치회를 먹었어. 고등어회와 갈치회, 산지에서 아주 싱싱한 상태로만 먹을 수 있는 거라며??
당신은 먹어봤지?? 난 접때 일산에서 고등어회 몇점 먹어봤는데, 별로 였어..비리고..
그런데 이 집은 전혀 비린맛이 안나고 고소하대... 이 고등어회와 갈치회 얼만지 알아?? 4만원이야. 별로 안비싸지??
하얀건 갈치회고...푸른껍질이 있는 건 고등어회야...어때 싱싱해 보이지??
이거 먹고 아쉬워서...고등어회만 한 접시 더 시켜 먹었어..2만원어치...
그랬더니 제법 큰 고등어 한마리 통째로 구워주고 또 한치물회도 서비스로 많이 주고...
헤르미온느 좋아하는 표현, '배꼽이 튀어나오도록' 먹고 들어왔어.
헤르미온느네는 닭 짓 안했냐고?? 왜 아니겠어?? 안하는 척 하면서...남편 인상이 아주 좋더구만...참한 학생 분위기...
내가 전화했을 때...왜 그리 소란했냐고?? 닭들이 닭짓을 했지...근데 당신은 뭐..고작 "전화 하지도 말고, 푹 쉬고 오라"고..
당신이 먼저 전화 좀 하면 안되는 거야? 난...완전히 기 죽었었다니까...
암튼...이렇게 해서 제주에 더욱 진한 애정을 느끼면서...제주의 첫째날 밤이 깊어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