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정리 잘 하세요?
저, 잘 못하는 거 아시죠, 집정리...
집정리를 못하는 사람에는 아주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정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이런 경우는 집안이 아무리 지저분해도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아주 행복한 사람입니다.
두번째는 정리를 깨끗하게 하고 싶고, 또 이따금 뒤집어 엎어서 정리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원초적으로 정리가 잘 안된다는 점입니다. 치워도 치운 표가 나질 않죠.
정리의 원칙을 모른다고나 할까요?
세번째는 정리는 잘 하지만 관리가 안되는 경우입니다.
한번 했다 하면 정리 끝내주게 하는데, 그때뿐....
쓰고 제자리에만 두면 완벽한 것을 절대 제자리에 두질 못해서 주기적 치워줘야 하는 경우입니다.
제 경우는 두번째와 세번째가 짬뽕된...대략 난감한 경우죠.
이런 저희 집에 오늘 우렁각시들이 방문했습니다.
원래는 다른 일 때문에 왔었는데..그 일이 일찍 끝나자...자청해서 정리를 해주겠다고...
저 앉아서 구경만 했습니다.
일단 쓸데 없는 물건들을 잘 버리더만요..
필요하지는 않지만 제 손으로 버리자니 언젠가 쓸 지도 모르고 해서 이고지고 앉아있는 물건, 과감히 버리더이다.
물론 저 동의했습니다. 그런 심리 있잖아요, 차마 내손으로는 못버리고, 다른 누가 버리자고 해줬으면 하는...
두번째는 수납도구를 적절히 이용하더이다.
저도 수납도구는 좀 이용하는 편인데...전, 뭐 그녀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

세번째는 수납공간을 잘 찾아내더이다.
문뒤, 싱크대 수납장의 벽면 등등...오늘 여러 수 배웠습니다.
네번째, 데드 스페이스에 대한 풍부한 아이디어가 있더이다.
오늘 그녀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저희 주방 한 귀퉁이에 수납장을 한쪽 더 짜넣기로 결심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짧아서, 싱크대의 서랍장만 정리해주고 갔는데...진짜 대단하더이다.
맛뵈기로 행주가 들어있는 서랍과 새롭게 단장한 정수기 주변 구경 하세요.
그녀들, 곧 다시 방문해서 다른 곳도 치워준다고 하니...완전 땡 잡은 기분입니다.
그런데 말이죠..이런 직업도 괜찮을 것 같아요..수납코디네이터...
일정액의 보수를 받고, 수납을 도와주는 거죠...그런 직업이 생긴다면, 우렁각시 그녀들, 대박나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