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말 싫어하는 건, 똑바로 선 상태에서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걸 줍는 것 입니다.
제 나이 스물셋, 회사에 갓 입사했을 때 여자선배랑 같이 버스를 타고 퇴근하다가 10원짜리 동전을 떨어뜨렸습니다.
"너 동전 왜 안줍니?"
"10원짜리 줍느라 허리 굽히기 싫어서요"
"난, 니 그런 태도가 너무 싫다. 넌 인간미가 없어"
사람이 별로 없고 서있는 사람은 그 선배와 저, 그리고 몇명뿐, 정말 허리를 굽혀 떨어뜨린 10원짜리를 찾아서 줍는 거...정말 하기 싫었어요.
10원이라도 아끼지 않은 저도 뭐 그리 잘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버스 안에서 큰소리로 야단맞을 만큼 잘못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것도 비인간적이네, 기계 같네 뭐네 하면서...
계량컵에 뭘 계량할 때 가끔씩 그 선배에게 야단맞던 일을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계량컵은 가루를 계량할 때는 계량컵을 번쩍 들어봐야하고, 액체라면 허리를 굽히고 고개까지 꽈서 봐야 하는 지라...
'내 곧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계량할 수 있는 컵을 개발해내리라' 생각했는데...제가 개발하기도 전에 나와버렸네요...흑흑..

조금만 생각해보면, 조금만 아이디어를 내면,
쓰는 사람들이 참 편안하게, 즐겁게 쓸 수 있는데 2% 부족한 그 무엇 때문에 늘 아쉬움이 남는 느낌, 가져보신 적 있으시죠?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계량할 수 있는 계량컵,
정말 사소한 것이지만 이 계량컵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던 건...'인간에 대한 대접'을 제대로 하는 것 같아서 였다면...
너무 오버하는 것 일까요??
p.s.
그동안 제가 수도 없이 부탁드렸던 건데요...
82cook을 이용하면서...사이트에 대한 궁금증..쪽지니 검색이니 사진이니..하는 것에 대한 질문 올리거나 제게 쪽지나 메일을 보내기 전에 제발 FAQ,좀 읽어주세요.
그리고 대문에 걸려있는 것, '꼭 한번 읽어주세요' 좀 꼭 한번 읽어주세요.
희망수첩을 안읽는 분들이 많아서..이런 간곡한 부탁을 모르는 분들도 많아 아쉽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