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하나가 이향방선생님께 중국요리를 제대로 배워보는 거였습니다.
전화로 수업시간을 문의하고, 등록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은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kimys가 중국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물론 중국요리를 해주면 싫다고 하지는 않지만 자발적으로 중국요리를 선택해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에 저는 중국요리 참 좋아하거든요. 한식을 빼놓고 중식 일식 양식 중 고르라고 하면 중식을 골라요.
아마도 kimys는 일식을 고를거에요.

이런 kimys가 좋아하는 중국요리가 딱 한가지 있어요. 샥스핀~~, 그 비싼~~.
조선호텔이나 코리아나호텔 중식당에 가면 금속으로 된 길쭉한 그릇에 담겨나오는 거 있잖아요, 샥스핀 찜이라고 해야하나?
샥스핀 모양 그대로 나오는 거요...
그걸 참 좋아해요.
"당신은 그거 할 줄 몰라? 왜 샥스핀 통으로 나오는 거..."
"먹을 줄 만 알죠. 샥스핀은 한번 만져본 적이 없는 걸..."
"그럼 못해?"
"재료가 엄청 비싸다던데 잘못해서 망치면 어떡하게요, 그러니까 엄두를 못내는 거지, 드시고 싶어요? 함 해봐?"
"응"
오늘 아침 좀 우울한 일이 있어서,
우산쓰고 남대문시장엘 갔었습니다.
우울한 날, 돈 조금만 들고 시장에 가면 기분전환에는 그만이죠.
카드 다 빼놓고, 현금 조금 들고 나가긴 했는데...별로 사고 싶은 건 없었네요.
이리저리 휘적휘적 다니다가 이 샥스핀 그릇 2세트를 샀어요.
kimys 샥스핀 해주려구요. 시작이 반이라고, 샥스핀 그릇 사놓았으니 곧 중국재료상에 가게 되겠죠?
저녁때 뭘 해주든 맛있게 먹고있는 kimys를 보노라면 가끔씩 가슴 한켠이 아려옵니다.
별라별 산해진미 고루 맛보고 다녔던 이 사람, 요샌 아무래도 기회가 적으니까...
그럴 때마다 속마음을 숨기느라 수선스럽게,
"여보 여보, 내가 돈 마~아니 벌어서 맛있는 거, 아주 마~~~아니 해줄께"
하고 오버를 해보곤 합니다만, 아린 속은 잘 다스려지지 않네요.
앗앗~ 얘기가 왜 이렇게 흘렀죠? 이럴려고 얘기를 꺼낸 건 아닌데...


기분 풀러나가서...소기의 목적을 달성토록 도와준 녀석들입니다.
왼쪽은 올리브오일 병이에요. 몸체는 유리로, 주둥이부분은 플라스틱인데...괜찮아 보입니다.
먼저 촬영왔던 기자가 주고간 기름병은 주둥이부분이 꽉 닫히질 않아서...버려야할 것 같아요.
오른쪽은 녹차를 우려먹는 유리잔이에요. 거름망도 유리이고, 뚜껑 겸 받침까지 있어서 맘에 들었어요.
나간 김에, 샥스핀그릇까지 산 김에 아예 북창동에 들러서 샥스핀을 사와야하는건데...그만 검은 봉다리가 무거워서...
며칠내로 검은 봉다리를 손에 다시 들 일 있을 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