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앞으로 몇 주동안 주말은 항정살의 날입니다.
냉동고 2번 서랍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항정살...이걸 얼른 먹어줘야...

토요일날 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열리는 알뜰장에 내려가서,
상추랑 깻잎이나 실파랑 사들고 올라와서는, 뽀로로님의 항정살 레시피를 기억해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해보기로...
우선 결의 반대방향으로 항정살을 썰었습니다.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
고기가 900g 정도라서, 청주 5큰술, 맛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가루 1작은술, 생강가루 1작은술, 소금 조금, 그리고 내맘대로 양파 1개를 채썰어 넣고는 밀폐용기에 담아서 김치냉장고 안에 2시간 정도 넣어뒀습니다.
뽀로로님의 레시피에 따르면 일차 양념해서 재워뒀던 항정살을 굽다가 다시 꿀 1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소금, 후추 더 넣는다고 하는데, 전 아예 이 과정은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맛간장을 찍어 먹도록 했죠.

상추랑 깻잎은 쌈으로 먹으려고 준비하고 실파로는 파무침을 했습니다.
실파 200g에 고춧가루 1큰술, 맛간장 2큰술, 식초 2큰술.
양념을 너무 적게 넣은 경향이 없진 않았지만...그런대로 파맛은 살아있었습니다.
솔직히 고춧가루를 1큰술 정도 더 넣고 싶었는데, 그만 친정에서 고춧가루 퍼오는 걸 잊어버리는 바람에,
고춧가루가 그게 모두 라서...눈물을 머금고...
이렇게 실파로 하니까 대파를 파채칼로 썰어서 하는 것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쓱쓱 자르기만 하고, 양념하면 되니까...
예쁘게나 담을 걸...사진을 보니 좀 민망하네요.

고기는 테팔그릴에 구웠습니다.
첨엔 한 입 딱 먹던 울 아들, 그냥 굽는 것만 못한 것 같아서, 잠시 상심했었죠. 그런데 kimys는 괜찮다고, 아니 맛있다고 하네요.
제 입에도 괜찮은 것 같구요.
예상했던 대로 좀 싱거워, 맛간장에 찍어먹으니 마치 스테이크를 먹는 듯하고..., 깻잎에 올려 파무침과 함께 싸먹으니 쫄깃쫄깃 씹히는 감촉이 좋을 뿐아니라 깻잎과 돼지고기가 아주 잘 어울리네요. 구운 양파도 좋았구요.
그냥 굽는 것보다 덜 느끼해서 더 많이 먹을 수 있겠더라구요.
고기와 쌈채소, 파무침만 덜렁 올려놓기 좀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감자와 토마토를 상에 올렸습니다.
김흥임님 덕분에 요새 감자 실컷 쪄먹고 삽니다.
깨끗하게 씻어서 전기밥솥에 담고 물과 소금 좀 치고 스위치만 누르면 되니...

어제 쪄먹고 남은 감자가 있어서 이,이름모를 요리를 해봤습니다. 이걸 뭐라 불러야 하나, 그라탕이라고 하면 진짜 그라탕들이 화낼텐데...
재료는 버터10g, 삶은 감자 2개, 토마토 1개, 모짜렐라치즈 조금, 생크림 2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
먼저 그릇에 버터를 바르고, 삶은 감자를 동글동글하게 썰어서 얹은후 소금 후추를 약간 뿌렸습니다.
그위에 생크림을 뿌리고 조각낸 토마토를 얹은 후 모짜렐라치즈까지 올려서, 180℃로 예열한 오븐에 10분간 구웠는데...
그런데 오븐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릴이더라는..., 그래서 부랴부랴 컨벡션으로 5분 정도 구웠으나..., 너무 미지근했다는...
따끈했더라면 아주 맛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거의 다 먹었으니까, 그리 나빴던 건 아니죠.
배불리 먹었으니...이제 파리의 연인만 보면 되는 거죠??
지난 화요일 외출 이후, 나흘동안 집 반경 1㎞밖을 나가보지 못해 다소 지루한 감은 들지만,
오늘 내일은 파리의 연인을 볼 수 있어...아주~~즐겁네요~~
무슨 수업시간에 졸면, 이렇게 드라마를 좋아하게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