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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바지락 볶음 [바지락 콩나물국]

| 조회수 : 7,527 | 추천수 : 99
작성일 : 2004-04-24 21:36:36


지난 2002년 kimys 생일 무렵에 안면도 꽃박람회에 갔었어요.
황도의 근사한 펜션에 묵으면서, 꽃구경인지 사람구경인지 모를 박람회를 다녀와서는 늘어져 낮잠을 한잠 자고 있는데,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려요.
나가보니, 바지락을 커다란 양동이 가득 든 여자분이 서 계셔요.
황도 펜션을 예약해준  kimys의 후배가 부탁해서 지금 막 바지락을 캐왔다는 거에요.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이건 너무 많으니까 조금만 주세요"하니까 "서울 가져가서 냉동해서 드셔도 돼요" 하길래 반쯤 쏟아 달라고 해서 가지고 왔었어요.  

그거 먹으면서 안가지고 왔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서울에 가져와 해감을 시킨 후 한번 먹을 만큼 냉동했다가 된장찌개에 넣으니, 바지락살만 발라놓은 것보다 훨씬 맛있는 거 있죠?


지난 번 지미원에서의 포트럭 파티때, 참석자 한분 한분 모두다 너무 고마웠지만 특히 인상적이었던 분이 서산댁이었어요.
아드님 둘을 데리고 서산에서부터 올라오신 정성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게다가 그 조개와 굴들...아시잖아요, 껍질 조개 무거운 거...그 무거운 걸 들고...

솔직히 그날, 그 조개를 전 두알밖에 못먹었어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더라구요.
제가 바지락 굉장히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냉동실의 필수품으로 '바지락살'을 꼽기도 하고...
집에 가서 많이 아쉬웠어요. 싱싱한 바지락을 많이 먹지 못해서...

그랬는데 얼마전 어느 글에 서산댁님이 저희 집 주소를 가르쳐달라고 댓글을 달아놓은 걸, 제가 일부러 모른척 했어요.
82cook을 사랑해주고, 찾아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포트럭파티때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 것만도 어딘데, 바지락신세 지기 싫어서요.
그랬는데, 며칠전 'well-being 밥상' 편에 서산댁님이 섭섭하다고 댓글을 달아놓으셔서...
쪽지로 주소 알려드렸습니다. 정말 민폐 안끼치려고 했는데...

그 바지락이 오늘 아침 도착 했습니다. 낮에 결혼식장에 갈 일이 있어서 나가면서 소금물에 담가놓고 들어와서 저녁에 바지락을 가지고 콩나물 끓이고, 바지락 볶음을 했습니다.
맹물 끓이다가 바지락과 콩나물 파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 바지락콩나물국은 정말 시원했구요...
팬에 마늘 양파 풋고추 홍고추 넣고 슬쩍 볶은 후 바지락 푸짐하게 넣고 간장과 청주로 간한 후 뚜껑 덮어서 익힌 바지락 볶음은 바지락살의 쫄깃함이 정말 일품이었어요.

요즘이 바지락철이라서 그런 지 살이 어찌나 통통한 지..., 익혀도 살이 줄어들지 않고 껍질 속에 꽈악 차있네요.
식탁에 패총을 만들고 있던 kimys "정말 맛있다. 그런데 나 이거 처음 먹어보지?"
미워서 눈 흘겼어요. 여러번 해줬는데, 꼭 먹을 때 마다 처음 먹어본다고 하는 거 있죠. 먹을 때 마다 맛이 새로운가?!

서산댁님, 택배 잘 도착해서, 이렇게 잘 먹었어요. 고마워요. 내일은 매운볶음 해먹을 거에요.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씨
    '04.4.24 10:04 PM

    혹시 제가 1등,,,윽~~~~~
    정말,,서산댁님이 보내주셨네요,,

  • 2. 미씨
    '04.4.24 10:06 PM

    저도 오늘 부추,깻잎,바지락살넣고,,, 부추전 먹었어요.
    요즘 살이 올라,,정말,,맛나던데,,

  • 3. 존생각
    '04.4.24 10:06 PM

    우와~ 2등!!
    ^^ 맛있겠네요~

  • 4. 거북이
    '04.4.24 10:14 PM

    전 조개류, 특히 바지락을 사서 해감하기가 힘들던데
    소금물 비율이 틀려서 인가요?
    해감을 잘 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5. 야옹냠냠
    '04.4.24 10:24 PM

    맛있어 보여요. 칭쉬에 나온 바지락 볶음 저도 해먹어 봤어요^^
    근데 바지락 해감은 잘 될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고..감을 못잡겠더라고요.
    요즘은 아예 시장에서 조개구이 용으로 해감시켜 놓은 걸 삽니다.
    조개 크기도 크고. 좋더라구요^^

  • 6. 김혜경
    '04.4.24 10:48 PM

    전 일단 물 담고요, 소금을 넣어서 찍어 먹어봐요, 삼삼하다 할 정도로 소금을 타서 넣는데요...어디선가 들으니까 3% 소금물에 해감을 시키는 거라고 하는데...해감할때 그렇게 %까지 따지면서 하진 않아요.

  • 7. 클라
    '04.4.24 11:35 PM

    너무너무 가고 싶은 포트럭 파티였는데...생굴너무 좋아하는데...
    바지락은 그냥 소금물에 데쳐서 부추나 풋고추만 썰어놓아도 너무 너무 맛있잖아요.
    요즘 너무너무 집에서 밥을 안 해 먹어서 뭐든지 해서 먹으면 맛있겠다.
    그리고 김혜경선생님 대단해요.
    저 친구들 6명이랑 하는 카페 있는데 제가 주인장이거든요
    저도 선생님처럼 매일매일 글 올려야지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한 열흘정도 했나봐요.
    너무너무 부지런한 모습에 자극받고 갑니다.
    나는 글만 올리는것도 힘든데 선생님은 매일 요리에 사진에... 그리고 리플까지.

  • 8. orange
    '04.4.24 11:54 PM

    저도 바지락 해감하는 거 넘 어려워요....
    똑같이 담궈 놨던 것도 어떤 건 괜찮고 어떤 건 버적버적하구요...
    무서워서 국물만 먹은 적도 많다지요.....
    소금물에 담궈 놓은 거 사도 씹히더라구요...
    조개 무지 좋아하는데.... 쩝....

  • 9. 밍키
    '04.4.25 12:28 AM

    10등안에 들어야쥐~~~ 저두 조개 넘 좋아해요.. 바지락 사러 가야쥐~~

  • 10. 핫코코아
    '04.4.25 1:38 AM

    바지락이 참 맛있게 보이네요
    저두 한번 해먹어 봐야겠어요 아직 한번도 못해먹어봤거든요
    정을 나눠주고 싶어하시는 서산댁님도 폐 안끼치려는 선생님도 정말 아름다와보이네요
    참 좋은 사람들이 있는 여기...82 cook~^^

  • 11. 승연맘
    '04.4.25 1:44 AM

    포트럭파티때 먹었던 그 맛을 잊을 수 없어요. 서산댁님...정말 멋져요..
    마트에서 사먹는 바지락이 이젠 별루 맛이 없네요. ㅋㅋㅋ

  • 12. june
    '04.4.25 3:00 AM

    껍질채 있는 바지락 오랜만에 보내요.
    여긴 살만 파니까 ㅜ_ㅜ 껍질 붙어 있는게 더 맛있는건 기분 탓이려나요?

  • 13. 박혜련
    '04.4.25 8:16 AM

    서산댁님의 따뜻한 마음에 제가 맛있는 바지락을 먹은듯
    배가 부르네요.

  • 14. MIK
    '04.4.25 8:40 AM

    해감할때 동전 몇개나 칼같은 쇠붙이를 소금물에 같이 넣어 두면 해감이 더 잘되더군요
    소금물도 좀 삼삼하게 하시구요

  • 15. 제임스와이프
    '04.4.25 11:02 AM

    82cook이 참 따뜻한 곳이구나 하는것을 새록 느끼구 갑니다.
    샘의 배려두 참 이쁘구여..바지락볶음도 괜찮은 메뉴같아여..샘..증말 맛나지여? ^^* 한번도 안해봐서리..^^;;

  • 16. 배영이
    '04.4.25 2:30 PM

    이런스...
    장을 보러 가기전에 이 글을 봤다면
    저도 바지락을 좀 사왔을텐데..
    대신 맛살을 좀 사왔거든요..^^ 지난번 제임스와이프님의
    주중 요리결산에 있는 맛살보고..

    점심 잘먹고도 바지락이 밟혀서.^^

  • 17. 훈이민이
    '04.4.25 4:35 PM

    우리집 식구들도 바지락 킬러인데....
    샌님은 좋으시겠다......

  • 18. 쭈야
    '04.4.25 7:52 PM

    짭쪼롬 쫄깃 너무 맛나겠어용. 저도 바지락 넣고 콩나물국 한 번 끓여 봐야겠어요.

  • 19. 분홍리본
    '04.4.25 9:21 PM

    지난주에 산 바지락 해감 실패해서 오렌지님처럼 국물만 먹고 버렸습니다.
    아까워라..
    오늘은 성공하리라!
    반드시!!

  • 20. 쭈니맘
    '04.4.25 9:24 PM

    질질~~~
    침 흘러요....
    서산댁님의 바지락과 굴맛은 평생 잊지 못할거에요..
    맘도 어찌 그리도 넉넉하고 이쁘신지...

  • 21. 하늬맘
    '04.4.25 11:19 PM

    서산댁님 ..바지락 ..직거래장터에 올려 주심 안될까요?
    너무 번거로우신 가요?
    싱싱한 그맛 본 후론 마트에서 파는 봉지 바지락 사먹기 싫어요..

  • 22. 마음만주부
    '04.4.26 1:46 AM

    바지락과 콩나물을 같이 끓인다니? 생소해요 한번 해봐야 할 거 같네요. 메뉴하나 해결 감사.

  • 23. champlain
    '04.4.26 9:29 AM

    싱싱한 바지락살 정말 맛있겠네요..

  • 24. 라라
    '04.4.26 11:02 AM

    서산댁님.. 바지락 판매하시면 좋겠어요!!(부탁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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