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친정어머니가 뭔가를 한 꾸러미 주세요.
친구분에게 특별히 부탁한 엿기름이라며, 잔뜩 주시더라구요.
"난, 이거 필요없는데...식혜만들기가 무지 편해서..."
"가지고 가, 너 줄랴고 많이 샀어, 이걸로 하면 더 맛있어"
사실은 좀 귀찮았는데...
식혜만들기로 하면 편한 걸, 엿기름으로 하면 번거롭잖아요.
그래도 엄마의 성의때문에...
엿기름을 밀폐용기에 잘 담아뒀지만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거 있죠? 저걸 얼른 해먹어야할텐데, 명절 다 지나고...어쩌지...싶더라구요.
우리 큰 올케는 오빠가 좋아한다고, 한여름에도 식혜를 자주 하는 것 같던데, 전 좀 귀찮아서...
여기서 요새 저희가 다니는 찜질방 흉 좀 봐야되요.
찜질방에 가는 재미중 하나가 맛있는 식혜랑 냉커피 사먹는거 잖아요. 재미도 쏠쏠한 건데...
그런데 양지스포텍에서 파는 건 어쩌면 그렇게 맛이 없을 수가 있죠? 식혜도 그렇고 냉커피도 그렇고..., 그렇게 맛이 없기도 힘들 정도에요.
먹을 거 지참하지 못하게 하는 찜질방이 많을 뿐더러, kimys는 집에서 먹을 거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걸 싫어해서 저흰 가서 사먹는 편인데, 거긴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라구요.
주인이 직접 관리를 하면 그렇지 않을텐데, 판매직원들에게만 맡겨놔서 그런게 아닌가 싶구요.
오죽하면 지난 주에는 냉커피를 조금 타가지고 가서 마셨어요. 식혜도 마시고 싶었는데, 파는 건 도무지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냥 참았어요.
며칠전 kimys에게
"이번 주 목요일에도 찜질방 가요?"하니까
"당연하지"하네요.
그래서 그저께부터 엿기름물 가라앉히기 시작해서, 어제 밤중에 식혜를 완성했어요.
평소에는 밥알이 위로 동동 뜨는데, 이번엔 무슨 일인지 뜨는 건 뜨고, 가라앉는 건 가라앉는데...암튼 맛을 보니, 찜질방 식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맛!!
제가 잘 만들었다는 게 아니라 엄마가 주신 엿기름이 진짜 좋은 것 같네요.
저 조금 있다가 오후 2시쯤 식혜 잔뜩 싸들고, 찜질방 갑니다!!
찜질방만 간다하면 이리도 좋은지...
여러분도 즐거운 오후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