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SBS의 여자플러스를 보자마자 바로 집을 나섰죠.
아, 이 자리를 빌어서 많이 시청해주시고, 후기 올려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키친토크나 자유게시판에 따로 댓글 안남길게요...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대문이나 동대문시장을 안나가고 꾹 참았는데,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새 식탁의자의 양말도 필요하고. 촬영용 흰 식탁보도 있어야겠고, 지난 가을 사서 아직까지 소매기장을 줄이지 못한채 그냥 입고다녔던 겨울코트도 해결을 봐야겠고, 촬영팀들 한결같이 화사한 옷만 찾는데 마땅한 것이 없어 좀 사야겠고...
특히나 우리집 FM의 사나이 kimys가 식탁의자 끌때 나는 소리때문에 아랫집에 미안하다고, 눈치를 주는 바람에 더이상은 미룰수 없어 남대문시장을 들러서 동대문으로 가리라 맘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일단 156번 버스를 타고 남대문시장으로 갔습니다.
단골수예점에 들러서 의자 양말 한세트에 2천원씩 주고 6세트 사고, 흰 식탁보를 찾으니 너무 고급품밖에 없어서 그 옆 상가의 포목점으로 갔어요.
순백색 60인치 광폭 면 2마반을 2만원 주고 사고, 재봉해주는 할머니에게서 즉석에서 3천원 주고 박아왔어요. 그냥 천으로 사오면 또 언제 재봉틀을 잡게될 지 몰라서...
순백색 식탁보, 그냥 쓰기는 좀 부담스럽지만, 촬영하러 오는 팀들마다 흰 천을 찾길래, 아예 하나 마련한거죠. 삶아빨아도 된다고 하니까 부담감이 덜하구요.
그리곤, 지하 상가로 내려갔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겠어요??
남강유리에 가서 하얀 볼 2장 샀어요. 개당 3천5백원. 이것도 촬영용이에요. 그냥 식구들 먹을 국수그릇은 있는데 촬영팀들 오면 꼭 흰 볼을 찾아서..., 저희 집에 오는 촬영팀들은 으레 원하는 그릇이 있으려니 해서, 미리 준비를 해두는 거죠.

남강유리 옆집에서 3칸으로 나눠진 반찬 그릇 한개 8천원 주고 샀어요. 전에 한장 사서 써보니까 아주 좋던데, 한장으론 부족하더라구요.
그동안 유심히 보기만 했을 뿐 한번도 물건을 사보지 않은, 일본산 접시를 파는 집에서 접시 4장을 샀어요.
그냥 아무렇게나 주무른 듯한 접시로 작은 것은 5천원, 중간 것은 7천원. 종지랑 큰 접시들도 있는데 그냥 소접시 중접시만 샀죠.

이렇게 사들고는 은근히 후회가 되더라구요. 짐이 너무 무겁고, 봉다리 봉다리 들어서 정신이 없고.
그래도 어차피 맘 먹고 나온 김이니까 남대문시장에서 50번인가 하는 버스를 타고 동대문운동장 앞으로 갔어요.
짐때문에 낑낑 거리며 덕운시장엘 올라갔죠.
일단 쌍용에 짐을 맡겨두고, 한 바퀴 돌았는데, 마땅한 걸 못건졌어요.
짐도 찾을 겸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쌍용에서 면바지를 하나 사려고 하다가 봄나물님을 만났어요.
해맑은 인상의 봄나물님과 차라도 한잔 하고 헤어져야 하는데, 바지 입어보며 어찌어찌 하다가 그만 아쉽게 헤어지고 말았네요.
봄나물님, 담에 만나서 시장통 커피라도 한잔 해요.

덕운에서 바지 한장에 5천원짜리 티셔츠 2장 겨우 건지고는 제일평화 3층로 갔어요.
거기서 드디어 찾던 걸 사고야 말았죠.
화사한 니트들...,사진기자들이 보면 좋아라 할 니트들...
사진 기자들 눈이 다같은지, 옷을 여러벌 싸가지고 다녀도, 어제 광고촬영도 그렇고, 오늘 방영된 SBS촬영팀도 그렇고, 지난번 여성조선이나 레몬트리 팀도 그렇고 모두 그 연보랏빛의 셔츠만 입으라고 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전 옷이 그 셔츠 하나뿐인줄 알 것 같아요.
오늘 2장이나 샀으니까 당분간은 걱정이 없어졌어요.
Neiman Marcus 상표가 붙어있는 보세로 각 2만원씩.
옆사진의 니트는 원래 꽃분홍색인데...사진이 잘못나와서 오렌지색처럼 보이네요.
가게에는 파란색도 있는데, 전 이거 하나만 샀어요.
또 같은 시리즈로 카디건도 있구요.
사실 이걸 가게에서 볼 때 너무 작아보여서 살까 말까 망설였어요.
그러다가 안맞으면 딸아이 주지 하고 사왔는데, 잘 맞네요. 신축성이 아주 좋아요.
카디건도 살껄 그랬다 후회하고 있는 중이에요.
낼 다시 나가서 카디건을 사와? 이렇게 궁리중입니다.

동대문시장은 한번 나가기 시작하면 이런 폐단이 있어요.
안사가지고 온 물건을 대한 미련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이튿날 다시 가게 되는...
옆의 니트도 역시 2만원짜리로, 이건 아주 고운 연한 핑크색인데...
이 역시 사진이 잘못나왔어요.
사진은 역시 자연광이 제일인데, 붉은 색 조명을 켜놓고 촬영했더니, 제 색을 못살리네요.
이 니트는 보기보다 목선이 좀 많이 파졌어요. 파시미나를 두르면 아주 예쁠 듯..
실 느낌이 너무 좋구요, 노란색이랑 다른 여러가지 색이 있더군요.
디자인이 다소 아동스럽긴 하지만, 그냥 입어도 되겠죠??
아, 이 니트 어디서 파느냐고요??
제일평화 3층, 189호, 싹스(2237-6972)에서 샀어요.
오는 길에 옷 수선 집에 들러서 입고나간 코트 소매길이도 줄이고, 오늘 산 바지 길이도 손보고, 그리고 버스타고 들어왔는데...
힘드네요, 봉다리 봉다리 들고 다니는 일이...
오늘 이 모습, jasmine님 눈에 안띄였기 망정이지, jasmine님이 봤더라면, 못말리는 검은 봉다리 여인하며...마구 놀렸을 것 같아요.
바람부는 날의 검은 봉다리 여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