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에서 돌아오면서 받아든 관리비 고지서...
평소처럼 다른 항목은 보지 않고, 전기요금난을 보니...
허걱, 564㎾, 15만9천5백80원, 이게 1월분이니까, 제사랑 설날이랑 행사가 있어서 전기를 좀 많이 쓰긴 했지만 정말 많이 나왔죠?
'이달에 전기 요금 많이 나올꺼야, 놀라지마!!' 이렇게 미리 각오했음에도 불구하고 울렁증은 여전하네요.
에구, 그래도 다른 집보다는 가스를 덜 쓰니까, 수도요금도 덜 나오니까, 이렇게 위로하고 말았어요.

그리곤 오늘의 메뉴, 불(火)닭 매운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일요일 맛대맛에 나온 닭매운탕 주인 아주머니는 양념장을 만들어서 하루 숙성시킨다고 하는데 전 두어시간만 숙성시키기로 했어요. 그리고 닭을 우유에 재운다고 하던데, 우유가 없는 관계로 생략하구요.
양념장은 이렇게 만들었어요.
고춧가루 3큰술, 국간장 2큰술, 맛간장 2큰술, 물엿 2큰술, 양파가루 1작은술, 마늘가루 1작은술, 고추씨기름 1작은술. 양파가루나 마늘가루 없는 경우는 빼도 되겠죠? 대신 나중에 파마늘을 조금 더 넣으세요.
고추씨기름은 넣을까 말까 하다가 넣었어요, 입안이 얼얼하라고요. 왜, 심하게 매운 것 먹고나면, 정신이 번쩍 들잖아요, 게다가 매운게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오늘 심하게 위장을 놀래주려구요.
'胃, 너 오늘 딱 걸렸어!!'
양념장 준비해놓고, 이제 본격 요리에.
재료는요, 닭 1마리, 감자 1개, 고구마 1개. 물 1컵, 다진 마늘 2큰술, 대파 1대, 참기름 1작은술(전 오늘 까먹고 못넣었지만).
요기서 소심녀의 소심함이 또 나옵니다. 감자를 꺼내면서 너무 아까운 거에요.
그래서, 감자는 하나만 넣고, 고구마를 하나 넣기로 했어요.
또 보통은 토막낸 감자나 고구마는 모서리를 깎아서 보기 좋게 하는데, 9백원짜리 감자 모서리를 깎으면 1백원은 손해보는 듯 해서, 모서리 안깎았어요.
제가 오늘 왜 이리 안달을 떨죠? 아마도 전기요금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듯....
토막을 내온 닭은 잠시 물에 담갔다가 끓는 물에 삶았어요. 아무래도 껍질을 그냥 요리하는 거라 지방의 압박 때문에요.
뜨거운 물에 거죽만 슬쩍 익을 정도로 삶은 후 찬물에 다시 깨끗히 씻어서, 냄비에 담고, 감자와 고구마 넣고 양념장 넣고, 물 1컵을 넣어 일단 센불에서 올려 끓기 시작한 후 약 5분뒤 불을 약하게 줄였어요. 파와 마늘도 넣고...간을 보느라 국물을 먹어보니...입에서 불이 나네요. 역시 고추씨기름이 맵긴 매워요.
거의 다 됐을 무렵 참기름을 1작은술 정도 넣으려고 했는데...깜빡하고 안 넣었어요. 그래도 맛은 괜찮네요.
오늘 반찬은 이 불 닭 매운찜과 김치, 해초무침, 굴이 전부.
그래도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입에서 불은 나지만, 뒷맛이 개운하네요.
또하나 오늘의 히트, 고구마가, 고구마가 끝내줘요. 감자보다 맛있는 것 같아요.
이 레시피 고대로 따라하실 때는 간 잘 맞추세요. 요대로 하면 아주 쬐끔 싱거운 듯해요.
그래도 저흰 매운맛으로 그냥 먹었지만요.
하여간 아직도 입에서 불이 나네요, 홧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