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고 안에 지난 추석에 선물 들어온 굴비가 좀 있었어요.
올때부터, 약간 선도가 떨어져서 왔어요, 포장을 뜯는데 특유의 선도 떨어진 냄새가 나서 바로 냉동했었죠.
그런거 있잖아요, 왜, 좀 꺼림칙한 것들은 쳐다보기도 싫은 거...
마치 우리집 냉동고 안에는 그런 생선이 없다는 듯 모른 척하고 살았는데...
그래도 어떡해요, 먹어야지...그 비싼 굴비를 버릴 수도 없고,...
오늘 그중 2마리를 꺼냈어요.
일단 해동한 후 쌀뜨물에 담가서 짠맛을 뺐구요.
냄비 바닥에 감자 1개(무가 없었답니다), 양파 1개 깔고, 굴비 2마리 얹고, 그리고 양념장을 해서 부었어요.
생물 조기 사다가 요렇게 해먹으면 정말 맛있는데...굴비는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조기찜 맛이 나질 않죠.
생물이라면 참조기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하면 맛있는데 굴비는 참조기로 만든 거라 하더라도 제맛이 안나는 것 같아요.
암튼, 뜨거운 물 1컵에, 고추가루 2큰술, 국간장 1작은술(아무리 짠 생선도 양념장에 국간장이 안들어가니까 맛이 이상한 것 같아서요), 청주 1큰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어 잘 섞었다가 생선위에 뿌리고는 조림이라고 해야할 지 찜이라고 해야할 지 모호한 음식을 했어요.
어지간히 익었다 싶어서 간을 보니, 국물이 짜지는 않은데 비린내가 확 나는 거 있죠?
이렇게 비린내 나면 kimys는 잘 안먹는데...
얼른 다시 청주를 한 큰술 생선위에 끼얹고 뚜껑을 열고 끓였어요.
밥과 함께 먹어보니, 그리 짜지도 않고, 냄새도 많이 나지 않고, 그런대로 먹을 만 하네요. 휴우~~.
아직도 이런 굴비 8마리나 남았는데...언제 다 먹으려나 몰라요. 그렇다고 이틀에 한번 이 조림인지 찜인지 모를, 이 음식을 해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그냥 굽자니 분명 냄새가 날 것 같고...
머리를 쥐어짜서 먹는 방법을 연구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