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죠? 전 이불빨래만 하면 날씨가 나빠져요.
어제 밤에 저희 집 침대의 위치를 바꿨어요, 먼저 놓였던 위치에서 90도 돌려놓은 것이 kimys에게 좋다고 해서 침대랑 사이드테이블이랑 설합장이랑 모두 위치를 바꿨어요.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기왕 침대 만지는 김에 스커트부터 시작해서 매트리스커버 이불 벼개커버 몽땅 다 벗겨서 어제 밤에 한판, 오늘 아침에 한판 돌려 널었는데 날씨가 이러네요. 참 이상하죠??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 컨디션도 덩달아서 처지는데...그래도 주부가 마냥 처질 수도 없어서....
아침에 어머니 성당 모셔다 드리곤 그길로 코스트코로 내달렸어요.
양재동에는 누브라가 들어왔다는 거 같아서 양평점에도 있는 줄 알고 구경갔더니.... 없대요.
다 떨어진 휴지랑 린스 사고, 냉동쇼케이스에서 해물잔치랑 가리비살이랑 칵테일새우랑 사가지고 왔어요. 하림의 닭날개랑 뼈를 발라낸 다리살도 사고...하림 부분계육, 포장이 바뀌었네요.
모처럼 생파인애플도 사고, 바나나도 사고...
집에 들어오니 12시20분.
장 본거 얼른 풀어 집어넣고 닭날개 양념부터 했어요, 점심에 튀겨먹으려구요. 재워두지 못한 관계로 양파가루도 듬뿍, 마늘가루도 듬뿍, 시즈닝솔트도 넉넉히. 한 10분 재웠다가 녹말가루에 묻혀서 튀겼죠.
닭날개 튀기는 동안 밥도 하고 국도 데우고 반찬 차려놓고...
그렇게 해서 있는 국과 반찬에, 밥과 닭튀김만 새로 해서 점심은 끝!!


저녁메뉴는 잡탕밥을 하기로 했어요. 코스트코의 야채는 좀 맘에 안들어서 야채비빔밥 해먹기도 그렇고, 마침 해물잔치도 샀길래...
해물잔치의 새우가 좀 부실하다는 꽃게님 말씀이 생각나서 칵테일왕새우를 좀더 꺼내고 해서 해동판에 알미늄 호일을 깔고 해물과 새우를 녹였어요.
그리고 다용도실에서 제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죽순통조림와 영콘통조림을 하나씩 따서 반만 꺼내고,
반은 냉동실로 보내고.
냉장실안의 당근 몇조각, 피망 대신 초록색을 내 줄 오이 몇조각, 그리고 미리 불려뒀던 표고버섯, 이렇게 준비를 해뒀죠.
밥이 어지간히 됐을 무렵 우묵한 프라이팬에 일단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편과 파채, 그리고 생강가루를 볶았어요. 고추기름에 볶는 건 자신 없어서요. 언젠가 고추기름에 뭘 볶다가 온 집안식구들이 최루탄 맞은 것처럼 기침하고, 울고 해서.
파와 마늘에서 향이 나자 야채 넣고 해물넣고 볶으면서 일단 맛술 조금 넣었구요, 고추기름도 조금 넣어서 칼칼한 맛을 냈어요. 그리곤 굴소스도 넣고...
이금기에서 나오는 치킨스톡을 조금, 물 1컵에 커피타는 찻술로 반 정도 넣어서 만든 육수를 붓고, 팔팔 끓었을 때 오늘의 비장의 카드 XO장을 넣었어요.
솔직히 XO장 넘넘 비싸잖아요. 80g 정도 되는 그 쬐그만게 1만원 훨씬 넘잖아요. 그래서 늘 망설이고 못샀는데 마침 선물받은 것도 있고 해서 작은 술로 반 정도 넣어봤어요. 그리고 녹말물 붓고, 참기름 넣어서 끝.
글로 쓰니까 참 복잡한 것 같은데 실제로 해보니까 정말 별거 아니네요.
아, 그리구 계란탕은 맹물을 끓이다 이금기 치킨스톡 반찻술 정도 풀고 파와 달걀만으로 끓였어요. 그냥 깔끔하게요.
이렇게 제가 처음 만든 잡탕밥에 대한 우리 가족들의 평.
"맛있다"
"외식할 필요 없다"
"맛있지만 다음에 칼칼하지 않게 해달라"
"아니, 난 더 매콤했음 좋겠다"
하여간 오늘 메뉴 성공 먹었어요.
꽃게님, 이 잡탕밥, 새책에 소개됩니다. 뭐라 고맙다 해야할지...
아, XO장 말이에요, 그걸 넣으니까 잡탕이 뭐랄까 한결 고급스럽다고 할까, 아님 해산물의 풍미가 살아난다 할까...XO장 한병 가지고 연구좀 해봐야겠어요. 심지어 라면에도 이걸 넣으면 라면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쓰기에는 너무 高價고..., 아무리 비싼 소스지만 그걸 가지고 아주 쉽게 맛난 걸 해먹을수만 있다면 아까울 것도 없는 거니까... 낼부터 XO장 요리 연구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