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행복이란게 먼데 있는 게 아닌데...
제가 최근 2만3천원 투자해서 건진, 그래서 10배 20배만큼 행복을 준 물건 보여드릴게요.
저희 집 근처(역촌동 예일여고 부근)에 경훈산업이라고 있어요. 일본 후지호로의 법랑이며 독일산 도자기 일본산 그릇, 그런 걸 수입해다 파는 회사에요. 물론 백화점에 들어가는 물건 들이죠.
이 회사가 가끔, 1년에 1,2번쯤?, 대대적인 세일을 해요. 백화점 판매가의 반값 정도로요. 회원으로 등록해주면 세일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주고요.
지난주 오랜만에 이 집 세일을 했어요. 가보니 근처 아주머니들이 바글바글....
제가 간 건 50% 할인해주는 1층의 정품 매장이 아니구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백화점에서 반품들어온 성치못한 물건들을 팔아요, 제가 가는 곳은 주로 거기죠. 정말 엄청나게 싼 값에 예쁜 물건들을 건질 수 있어요. 어떤 분들은 "법랑 깨진 건 녹이 나서 못쓰는데..." 하고 외면해요. 그런데 입이 닿은 곳, 혹은 먹거리가 직접 닿는 곳이 아니라면 녹이 좀 나도 사용에는 아무 지장이 없지요.
이렇게 세트로 건진 물건 값이 2만3천원, 놀랍죠?

야채 담는 법랑바구니(이거 이름이 디캔터던가요? 아시는분 리플 부탁드려요)가 1만원, 주전자 1만원, 컵 3천원. 야채바구니는 거의 흠이 없어서 저도 놀랐어요, 백화점 가격표는 6만얼마 붙었으니 정말 횡재한 기분이죠. 바깥부분에 아주 조금 칠이 벗겨져 이건 오래 써도 녹이 안날 것 같아요.
주전자 역시 1만원. 요즘 매일 저녁 일부러 누룽지를 눌여서 숭늉을 만들어 마시는데 맨날 유리볼에 담아두고 마시니, 마시는데 불편하고 볼썽 사납고, 그래서 이렇게 멋진 주전자를 구입했어요. 이건 뚜껑은 말짱하고 몸체의 주둥이 바깥부분에 아주 코딱지 만큼 흠이 있어요.
컵은요, 3천원. 이건 바깥쪽 바닥에 흠이 있어요. 그래도 싸잖아요!
요새 식탁에 항상 놓여있는 이것들을 보면 어찌나 뿌듯한지....
왜 진작 안 알려드렸나구요??
저도 거의 마지막날 가서 물건이 어떤 거 있는 지 몰랐거든요. 내년 여름쯤 다시 세일한다고 안내문 날라오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우리 같이 경훈습격가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