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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제 목 : [된장찌개], 그 영원한 과제...

작성자 : | 조회수 : 12,379 | 추천수 : 1
작성일 : 2002-10-15 22:04:47
여러분들 된장찌개 굉장히 자주 드시죠?
집에서도 된장찌개, 밖에서 된장찌개, 그런데 참 된장찌개만큼 맛도 다양하고 재료도 다양한 게 없을 거 예요. 또 맛내기도 너무 어렵구요.

어저께 파주군에 있는 한정식집 명가원이라는 데서 점심을 먹었어요. 음식이 대체적으로 맛깔스러웠지만 똑 부러지게 이거다 싶은 게 없어서 '식당에 가보니'에는 안 썼어요.

이집 마지막코스로 나온 된장찌개는 거의 꽁치만한 크기의 멸치 한마리와 감자와 호박과 두부, 그리고 정체를 알수 없는 잎사귀가 들어있었어요. 원래 진한 초록색이었음직한 이 채소는 보들보들한 것이 씹는 맛이 아주 그만 이었거든요.
밥을 먹던 사람들, 죄 한마디씩 그 푸성귀가 호박잎이다, 아니다 우거지, 아니다 정체모를 이 집의 히든 카드다, 했는데 답이 너무 싱거웠어요. 배추 거죽의 퍼런 잎을 한번 데쳐서 넣은 거래요. 김치 담그려면 다 떼어버리는 그게 이런 맛이었다니...
그러면서 참 된장찌개라는게 요리하는 사람의 무궁한 창의력이 가미될 수 있는 거구나 다시한번 생각했어요.

제가 요새 주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멸치국물(기분나면 멸치에 다시마를 넣어 국물을 내기도 해요)에 동물성 재료로는 논우렁이나 바지락살(때로는 껍질있는 바지락)을 주로 쓰고 아주 가끔 미더덕과 한치알같은 해물탕의 재료를 쓰죠.채소는 감자 호박 풋고추 파 마늘 두부(간혹 무를 넣기도 해요)등을 넣죠.

된장은 친정에서 퍼온 걸 쓰는데 친정된장은 해묵은 거라 색이 너무 진해서 찌개를 끓였을 때 먹음직스럽지 않아 아예 된장을 통째로 왜된장과 섞어 두기도 하고 밀가루풀을 쑤어서 된장과 섞어두기도 해요. 어차피 냉장고에 두는 거니까요.

끓일 때는 된장만 풀기도 하고 청국장을 아주 조금 섞기도 하고 고추가루나 고추장을 조금 풀기도 해요.

냄비에 일단 2번 먹을 걸 끓이고 나면 뚝배기에 그날 먹을 것만 담아 보글보글 끓이고 나머지는 비축하죠.

저희 친정어머니는 저보다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된장찌개를 끓이셨어요.
제가 처녀적에 젤 좋아했던 건 북어를 넣은 된장찌개. 북어머리로 국물을 뽑고 나서 불려둔 북어와 호박 풋고추를 넣어 끓여주셨는데 참 시원하고 맛이 있었어요.
그런데 결혼 하고 나서는 북어 불리는 게 귀찮아서 한두번 하고는 안해봤어요. 북어살 찢어놓은 걸 쓰는 게 아니라 통북어를 손질해서 써야 하기 때문에 '안먹고 말지!' 하는 심사였죠.

또하나 저희 친정어머니의 별미 된장찌개는 된장에 두부를 으깬 다음 끓이는 된장찌개였어요. 저처럼 두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맛나게 먹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찌개였죠. 하도 우리 kimys가 "당신이 끓이는 된장은 왜 이렇게 멀개?"하길래 이걸 한번 끓였는데 저희 시어머니가 탐탁치 않게 여겨서...

저희 친정어머니나 제가 끓이는 된장찌개가 판이하게 다르듯 집집마다 방법도 다르고 맛도 다르죠.

그런데 제가 정말 알 수 없는 건 왜 똑같은 재료, 똑같은 방법으로 끓이는데 정말 어느 날은 개운하고 기가 막힌데 어느날은 그렇게 쓰냐는 거죠. 간혹 찌개끓이는 냄비뚜껑을 열고 심한 갈등에 시달려요, 화학조미료를 넣어서 가족들을 기만할까? 아니면 평소대로 조미료를 넣지않아 비난에 시달릴까?
결국 가족들을 속일 자신이 없어 뚜껑을 그냥 덮지만 못미더워서 다시 열어 혼다시를 조금 넣고 말죠.


정말 어떻게 해야 된장찌개를 마스터할 수 있는 걸까요??
이제 김치찌개만큼은 식당을 차려도 된다고 자부하는데 된장찌개만큼은 왜 끝장을 보지 못하는 걸까요??
뭘 넣어야 맛있을까요? 뜨물? 그걸 넣어봐도 더 맛있는 건 아니던데..
여러분은 어떻게 끓이세요. 그제 저녁 평소 끓이듯 된장을 끓여놨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채 지금 갈등 때리고 있는 중이거든요.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박지영
    '02.10.16 1:53 PM

    결혼하고...1년 정도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거든요. 아버님이 된장 찌개를 너무 좋아 하셔서 거의 날마다 끓이는데...저희집 된장찌개는 정말로 된장 말고는 들어가는게 없어요. 멸치랑 다시마로 다시물내고 된장 풀고, 청양고추, 마늘, 파숭숭 썰어넣고 마지막에 색깔 이쁘라고 고추가루 넣으면 끝, 처음 시집와서는 뭐 이런게 있나 싶었는데...지금은 중독이에요...얼마나 맛있는데요. 감자, 호박 이런거 넣도 맛난데 왜 된장 특유에 맛이 죽잖아요. 한 번 해 보세요. 정말 맛있어요.
    주의 할건 다시물을 맛있게 내고 청양고추도 듬뿍 넣고 된장을 많이 넣어 짭짭해야 맛있어요...

  • 2. 임마누엘
    '02.10.16 2:45 PM

    저도 매번 된장찌개는 할때마다 맛이 다르더라구요.
    어떤 날은 환상적이고 어떤 날은 실망스럽기도, 그저 그럴때도 있고..........
    분명 같은 재료들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실 오늘 아침에도 실패를 했기에 요리의 대가이신 김샘도 그러신다니 위로(?)가 됩니다.
    오늘에서야 이 사이트를 접하고는 갑자기 구입하고픈 재료도 많고 또 해 먹을거리가 많아서 제 마음이 풍성해 졌습니다.
    우리 집 식탁에 변화가 올 것같아 기분까지 좋아지네요.
    김혜경샘께 감사를...............
    요로코롬 딱 맘에 드는 사이트를 만나다니.....책을 빨리 사봐야지...........

  • 3. 써니
    '02.10.16 4:56 PM

    된장찌개...
    맛있는 걸로 한 뚝배기만 있으면 밥한그릇 뚝닥 먹을 수 있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죠?
    전 이렇게 하거든요
    먼저,
    멸치국물을 우려내고 그 다음 된장을 풀고
    콩나물과 무을 썰어 넣어요
    두부도 썰어넣고
    그리고 감자나 호박 조금...보글보글 끓인 후
    마지막에 청양고추,파, 고추가루를 넣고 간보면 끝~
    콩나물이 들어가서 국물이 시원하거든요...
    후후, 오늘 저녁 된장 찌개냐구요?
    아뇨 순대국에 함 도전해 볼려구요
    첨이거든요
    성공하면 알려드릴께요~

  • 4. 김혜경
    '02.10.16 5:08 PM

    오오, 된장찌개에도 콩나물을... 국물이 시원~하겠네요.
    써니님 순대국을 집에서 손수하시나요? 대단하시네요.

    지영님 청양고추 많이 넣으면 맵지않아요??
    그리고 건더기 많이 안넣고 된장찌개끓이면 톡톡한 농도는 어떻게 내시나요? 가르쳐주세요. 된장찌개 농도 내는게 숙제에요. 가끔 풀을 쑤어 넣기도 하지만, 더 간단한 방법은 없을까요?


    임마누엘님, 저 요리의 대가가 아니구요, 실수의 대가랍니다. *^^* 자주 놀러오세요.

  • 5. 팽수진
    '02.10.17 1:55 PM

    된장찌개~!
    저도 그영원한 과제에 100% 공감해요.

    신혼초엔 신랑왈 '또 된장국이네-_-' 란 핀찬듣기 일쑤였죠.
    맞벌이 4년차, 지금은 그나마 기본 재료(멸치,청양고추,고춧가루등)를 모두 넣는것만으로
    '된장찌개의 명맥'을 유지하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냥 보통의 맛으로.

    그러던 어느날, 평소 해보고 싶었던 호박밥(호박안에 흑미등 잡곡밥을 넣고 찐)을 시도했는데,
    (참고로 전 밥을 일반솥에다 해요) 글쎄! 호박만 익고 밥은 처음상태(젖은쌀) 그대로인거에요.
    며칠째 벼르던 호박밥이 처참하게 무너진 날이었습니다.(이럴땐 정말 허무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요.) 메인메뉴를 망치고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밥이라도 재대로 해야겠다 싶어 호박을 적당히 건져내고 물 한컵 더넣고 졸지에 '호박죽밥'으로 메뉴를 선회했습니다.

    덜어낸 푹 퍼진 호박은 마침 조리중이던 된장찌개에 넣었죠.
    여기서! 그날의 메인이 또한번 역전되는 '나만의 된장찌개'가 탄생했습니다.
    글쎄, 별 기대 안했던 된장찌개가 걸쭉해지기 시작하더군요!(호박을 넣었으니 당연하겠지만)
    청둥호박의 달짝지근한맛이 구수한 된장과 어울려 그토록 제가 원하던,
    걸~쭉!한! 된장찌개가 탄생했습니다.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내가 찾던 맛을 발견한 순간! 그 기쁨, 아시는 분은 아실꺼에요.
    그날 우리 3식구는 호박죽밥에 걸쭉한 호박된장찌개를 마구 비벼 먹었어요.
    정말 꿀맛이었죠.

    청둥호박 된장찌개!
    손바닥 보다 조금 작은거 사셔셔 1/4 또는 1/5 조각을 다시물 끊일때 같이 넣어주시고 푹퍼지면 짓이겨주세요.(참, 전 그냥 껍질째 써요) 그외 기본적인 방법으로 조리하시면 됩니다.
    된장의 농도로 고민하신분들께 작은 팁이 되었으면 해요.
    맛과 영양, 어려운 농도까지 해결되거든요~

  • 6. 김혜경
    '02.10.17 3:33 PM

    호박밥이라는 거 호박죽 끓이는 호박에 하는 건가요?
    전 단호박에 했는데 ..
    쌀이 너무 많았던 까닭에 보기 좋게 실패. 그래서 책에 명함도 못내밀었죠. 성공하면 다음에 써야지...

    그런데 청둥호박이 뭔지... 호박죽 끓이는 그 큰 늙은 호박을 말씀하시는 건지...

  • 7. 윤이
    '02.10.19 11:06 AM

    숭늉을 좋아해서 일부러라도 숭늉을 만드는 편인데요. 이 숭늉을 저장해두면 가끔 요긴히 쓰인답니다. 된장찌게 끓일 때 넣으면 농도도 맞추고 맛도 구수해지지요. 또 저녁 식사후 커피 한 잔 할 때 그냥 끓인 물만 넣지 마시고 숭늉을 물 분량의 삼분의 일 정도 넣고 커피를 타시면 놀랄 정도로 커피가 맛있어 진답니다. 보통 인스턴트 커피로 끓였는데 다들 이 커피 어떤 브랜드냐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가끔 여기 들어와 요리팁만 얻어 가다가 저도 하나 적습니다. ^^;;

  • 8. 토마토
    '04.6.14 4:35 PM

    이렇게 읽어보니 참 재미 있네요. 저하고 똑 같은 고민... 저도 대충 먹어 보고 흉내는 좀 내는
    편인데, 된장찌게는 참 어려워요. 된장 끓이다가 마지막에 맛보고, 고민하죠. 혼다시를 넣어?
    말어?. 가끔 혼다시를 넣으면 우리 아이, 그 맛을 알아내죠....

    친정어머니 된장찌게를 아이들은 제일 맛있다고 하는데, 아직도 전수받지 못했어요. 항상
    별것 안 넣고 대충 끓이는 것 같은데.. 적당한 농도에 청양고추의 약간 쏘는 맛은 느끼는데..
    부엌에 함께 들어가서 배워야하는데..

  • 9. 재은맘
    '04.6.23 1:47 PM

    된장찌게 맛내는것 쉽고도 참 어려운것 같더라구요
    선생님도 이런것으로 고민을 하시다니..ㅎㅎ
    저는 항상 멸치, 디시다 물 진하게 우려 내놓고..거기다 모든 찌게 국을 다 끓여서요..
    되장도 다싯물에 된장 풀고, 야채 넣고..기냥 끓인답니다..
    어떨때는 너무 맛있게 되고..어떤날은 좀 맛이 이상하고...
    ㅠㅠ
    저에게도 비법을 알려주세요.

  • 10. momy60
    '04.6.23 10:24 PM

    샌님 !
    제가한수!
    1.멸치.다시마 표고버섯을 넣고 뚝배기에 끓인다.
    2.1이 끓으면 감자 호박을 넣고 끓이시고(감자는 국물이 걸쭉해지는 역활)
    3.재료가 다 익으면 된장넣고 휘리~~릭 긇여서 고추가루 파 마늘 청양고추넣고 끝.

    포인트: 국물(시원 합니다.)
    된장을 오래 끓이지 않는다.(마지막에 한소큼만)
    간은 약간 싱거울 정도(된장 마다 차이가 납니다.)
    제가 먹어본 된장은 '수진원 된장' 문화 된장이 맛있더라구요.

  • 11. 박하맘
    '04.10.18 12:26 AM

    요샌 된장에 청국장가루 한수저가 웬만한 조미료보다 낫네요...

  • 12. 세바뤼
    '04.11.15 2:52 AM

    된장찌게... 그래서 저는 절대 안끓인다는... 나중에 된장찌게 싫어하는 남푠 만나야 할텐데..^^

  • 13. 살림살이
    '04.11.29 6:53 PM

    저는 된장찌게와 미역국엔 마늘을 안넣어요.
    마늘이 된장의 구수한 맛과 향을 방해하는듯 해서요.^^

  • 14. 잠비
    '05.2.16 8:41 AM

    가장 좋아하고 먹으면 편한 음식이 된장입니다.
    결혼해서 1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된장찌게 맛이 제대로 난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멸치가루를 만들어 두었다가 조금씩 넣습니다.
    매운 고추와 파는 맨나중에 넣어서 한번 더 끓입니다.
    추운 겨울날 쇠기름 조금 넣고 끓여주던 할머니표 된장찌게는 아직도 그립습니다.

  • 15. 원추리
    '11.5.23 9:17 PM

    아니 지금 된장찌개 끓여 놓고 심란해서 조미료를 조금 넣을까 말까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이런글을 읽게 되다니 ..
    청국장가루.. 청둥호박 ..이건뭘까
    다음엔 이런 재료를 넣고 끓여야 겠네요
    우리집은 찌개만 맛있으면 되는데 어려워요 맛내기가 ...
    처음부터 보면서 다시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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