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82cook.com/2006/0622-1.jpg)
지난 몇주동안 키친토크, 요리조리Q&A, 회원장터 등에 무수하게 매실이야기가 올라오는 동안에도,
전 전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매실 좋은 걸 몰라서가 아니라....몇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에,
뭐, 저까지 매실바람에 동참해서 낙양(洛陽)의 매가(梅價)를 올릴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첫번째 이유는 매해 매실을 꼬박꼬박 담다보니, 3년 전 것부터 아직 남아있어요.
물론 양이 많은 건 아니지만, 저희집의 매실 소비량과 비교해볼 때 1~2년은 먹을 수 있을 듯.
올해 건너뛰고 내년에 해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번째 이유는 매실을 담아둘 용기가 없어요.
큰 유리병에는 언젠가 담은 매실주가 있고, 자그마한 병으로는 절대부족이고...
그렇다고 해서 사기도 싫었어요. 그러지않아도 수납장소가 비좁아 걱정인데..어디 둘데도 없고...
세번째 이유는 설사 유리병을 사서 매실을 담근다 해도 조건에 맞는 보관장소가 없기 때문이에요.
매실은 바람이 잘통하는 음지에 두라고 하는데..그 조건에 딱 맞는 장소가 없는 거에요.
보통은 다용도실의 수납장에 넣어두는데 그 곳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매실을 비롯한 발효식품들, 완전히 발효가 될 때까지 움직이지도 말고 열어보지도 말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는 저로서는,
처음부터 제자리를 잡아줘야 마음이 놓이는데 장소가 없는 거에요.
네번째 이유는 요즘 허리도 좀 안좋고, 걸핏하면 등짝도 아프고 해서...
아무래도 쭈그리고 앉아서 꼭지 따고 씨 빼고 하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아예 올해 매실은 없는거다..했었어요.
그랬는데..지난 주말 날아온 매실 10㎏..반가운 마음 반, 무서운 마음 반이 드는 거에요.
허리 때문에 엉거주춤하고 다니는 참에 매실이 오니까..kimys가 거의 80%쯤 꼭지를 따주대요..^^
씨를 빼는 건 엄두도 못내고, 그냥 흰설탕 쏟아부었어요.
있는 병을 몽땅 꺼내봐도 작은 병 3개..하는 수 없이 밀폐용기에까지 담았어요, 좀 꺼림칙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액이 빠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잘 놔두었죠.
매실에서 해방됐는 줄 알았는데..어제 느닷없이 배달된 매실 10㎏,
보낸 분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라고 하는데..상자를 열어보니 너무 좋아서...욕심이 생기는 거에요,
부랴부랴 나가서 설탕 3㎏짜리 4봉지에, 큼지막한 병 3개나 샀어요.
요기서 오늘의 포인트!!
가끔 매실을 얼마 담으려고 하는데 얼마만한 병 사면 되요? 하는 질문을 받는데...정확하게 몰랐거든요.
어제 불광동 하나로에서 설탕 사면서 병까지 사려고 하니까..없는거에요.
팜스퀘어 바로 옆에 커다란 주방용품 파는 상점이 있어요..거기에서 샀는데..과일주용 유리병 12ℓ짜리 샀어요.
개당 1만2천원..그것도 세개 사니까 3만6천원이나 하더라는...
파는 분께 여쭤봤더니 매실 10㎏면 설탕도 있고 해서 2개는 있어야한다고 하는 거에요..
믿고 샀더니...정말 딱 매실 5㎏에, 설탕 5㎏가 들어가는 거 있죠?? 어찌나 신기하고 흐뭇한지...
씨를 빼지 않고 담그는 경우, 매실 5㎏에는 12ℓ들이 유리병..요렇게 기억하면 좋겠죠?!
어제 담근 매실 2병에...밀폐용기에 담았던 것도 유리병으로 옮겨주고...친정어머니 한병 드릴 작은 병의 매실도 있고..
이만하면..올 매실 농사 풍년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