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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길위에서 만나다

| 조회수 : 1,570 | 추천수 : 185
작성일 : 2009-02-24 15:54:57


  지난 제주 올레에서 세화의 집에서 어느 날 함께 잔

인연으로 알게 된 사람들중에서 서울에 와서도

만나게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선 음악회에서도 함께 하게 된 영미씨,톡톡 튀는

말솜씨와 생활의 힘이 느껴지는 현주씨,그리고 타인에게

다정한 마음으로 다가와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미숙씨

현주씨가 길에서 만나 함께 어울리게 된 석원씨

그들과 지난 번 만났을 때 블로그를 만들어서

글을 한데 모아놓으면 어떤가 하는 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과연 그런 것을 할 여력이 있을까 반신반의했지요.

그래도 사진을 찍고 올려놓기를 하다보면 사진에 대한

애착이 생겨서 솜씨도 좋아질 것이란 말에 솔깃했는데요

사실은 여행갈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저장하던 엠파스

블로그가 2월 말에 문을 닫게 되었다는 소식으로 인해

더 마음이 땡겼습니다.

또 하나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지금까지 쓴 글을 모아두면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는가

읽을 때가 있지 않을까,그 때 아이들과의 소통의 창구로

쓰고 싶다는 두 가지 마음이 있었지요.




글이 하도 많아서 해도 해도 정리가 끝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글도 글이지만 너무나 황량한 상태로

그대로 진행하는 블로그가 보기에 영 흉했던지

영미씨랑 현주씨를 만났던 지난 번 두 사람이 충고를

해주더군요.

블로그를 조금 꾸며보는 것이 어떤가 하고요.

어떻게 꾸미는 것인지 몰라서 궁리에 궁리를 하다가

아들에게 조금 도움 받고 딸에게도 조금 도움받고

힌트를 얻어서 이리 저리 손을 대다가 드디어

기본적인 꼴은 만들었습니다.

흉하다는 수준은 벗어나게 된 날

기분이 좋아서 오랫만에 안치환의 노래도 듣고

김영동의 대금,강은일의 해금소리도 듣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점심식사약속이 있어서 나가는 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2월에 승태담임선생님에게 받은 한 통의 전화

승태가 학급 반장에 뽑혔다고 앞으로 협조 부탁드린다는

전화였는데요 전혀 예상에도 없던 일이라 무엇을 부탁하신다는

것인지,처음에는 전혀 못 알아들었습니다.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낸지 14년,올해로 마지막 15년(대학과

유치원을 뺀) 이변이 생겨서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마음이 무겁기 그지 없습니다.

여자반장 엄마의 전화번호를 메모해오라고 해도

엄마가 할 일이 별로 없다고,그냥 3학년에는 수업시간에

조용히 있고 싶어서 자신이 자진해서 손들고 출마한

것이라고 하네요.그런 아이에게 왜 이런 일을 했는가

추궁하듯이 물을 수도 없어서 난감한 상태로 한동안

어깨에 짐을 가득얹은듯한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드디어 어제 밤 늦은 시간 연락이 되었고 전화목소리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사람같아서 일단은 살았네 하는 기분으로

오늘 점심약속에 나갔고 돌아오는 길,마치 어깨에서

짐을 부려 내려놓은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이번 한 학기동안 그동안 젼혀 하지 않았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 공부,공부 이야기말고도 사람으로서 친해지거나

관심을 가질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되길 기도하는 심정입니다.

길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어떤 형태로 만나도

그 안에서 새롭게 나를 비출 수 있는 거울이 잔뜩 존재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덕분에 블로그를 완성한 날(?) 자축하면서 고른

그림은 로스코입니다.

http://blog.naver.com/intotheself

블로그 주소를 물어본 분들,이 곳에 오셔서

안부인사 이외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나누고 싶은 이야기

최근 본 영화,그림이나 책,음악이야기,

그리고 신문에서 본 이런 기사 참 인상적이었는데

한 번 읽어보면 어떤가,이런 저런 이야기로 사랑방이

되었으면 하는 공상을 하게 되는군요.




블로그에 글을 담을 때 카테고리를 설정했지만

어디에 넣어야 하는가 난감한 글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글을 모아둔다는 의미로 시작한 일이라

카테고리조차 없이 시작했었고요,

그래서 뒤죽박죽이지만 그런 것이 인생이 아닌가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자로 잰 듯이 쑤셔넣을 수 없는 것이

그런 묘한 생각도 한 날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상당히 남은 글들은 차차 조금씩 옮겨놓으면

될 것이고 일단 이사는 한 셈이라고 치니

마치 집들이를 하는 기분이네요.



강은일의 해금 연주가 끝나면 그동안 게으름을 부려

산처럼 쌓인 현실속의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러

벌떡 일어나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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