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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꼬리에 꼬리를 무는

| 조회수 : 1,701 | 추천수 : 140
작성일 : 2008-06-01 11:08:13


  시그마 폴케의 그림을 찾으러 들어간 어떤 상업화랑에서

그의 그림이외에도 다양한 그림이 올라와 있어서

마치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보고 있습니다.



이 화가의 이름이 어딘가 스위스의 미술관 도록에서 본

이름과 비슷하다는 기분이 들어서 도록을 찾아보니

다른 사람이네요.

그러나 덕분에 이 화집을 선사한 everymonth의 정각심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녀가 지난 어린이날 ,공원에서 자전거타다가

오토바이와 부딪혀 사고를 당해 지금 병원에 입원중인데

처음 입원했다는 말을 듣고 전화했을 때는 말하는 것도

힘들어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가 싶어서 전화통화를 했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를 끊고 나니

사람의 인연에 대한  것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일년반 정도 전에 춘천에 처음 갔을 때

저랑 함께 간 고은옥님을 만나러 온 초등학교 선생님

한 분이 있었습니다.

기차에서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듣긴 했으나

그녀가 그 날 시간이 없어서 만나러 나올 수는 없다고

이야기하더군요.

그런데 기차역에 도착하니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드는

여자분이 있었고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지금 제가 일본어로 말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계기가 된 사람입니다.



그 날 자신의 차로 이런 저런 곳을 함께 다녔고

식사마저 춘천이 홈그라운드라고 하면서

아주 전망이 좋은 곳에서 사주었는데요 그 곳에 앉아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지요.

그런데 그 날 참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넷상에서 글로만 만난 제게 갖고 있었던 편견에

대해서요.

아마 늘 책이야기,영화이야기,음악이야기,미술관 간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 제가 유한마담처럼?

보였던 모양이더라고요.

유한마담과는 정말 거리가 먼 저로서는 포복절도할

일이었지만 어쨋든 그래서 그녀는 사실은 나오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지만 제가 아니라 함께 간 동행을

만나러 왔던 길인데

그 날 이야기하면서 제가 받았던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우연히 연수로 가게 된 일본에  흥미를

느껴서 그 이후로 해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하면서

일본어를 따로 공부했다고 하더군요.

십년정도 공부해서 불편함이 없이 말하고 쓰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일본드라마 번역을 하기도 하고

일본에서 오는 사람들을 데리고 춘천 주변의 소개를

하기도 하고 (아마 겨울연가덕분에 춘천과 그 주변을

여행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요.



돌아오는 기차속에서 그녀가 교감이 되기 전

마지막으로 아는 사람들과 더불어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행을 준비중이란 말을 듣고

그 해 말에 피렌체에 가야지 하던 계획을 접고

입시가 끝나는 딸이랑 둘이서 그 여행에 합류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동안 영어를 전공한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나 갑자기

부끄러운 마음도 들고,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공부하고,그것을 통해서 여러가지

일이 가능한 사람을 보았다는 것이 준 충격은 그저

충격에 불과했지요,당시만 해도

정작 현지에서 그녀가 우리들을 인솔하고 다니면서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늘 웃는 얼굴로 다니는 것

그리고 척척 일본어로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기차에 탄 어느 날,옆자리의 모녀에게 이야기를 걸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나누는 그 과정을 보던 도중

마음속에서 갑자기 앗소리가 터져나오는 기분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공항에서 이번 여름에 홋카이도 여행계획이 있는데

북의 나라라는 드라마를 보는 사람에 한해서

함께 소규모로 여행하고 싶다고 하는 말을 그녀로부터

들었습니다.

저도 가겠다고 신청을 하고 일본여행에서 돌아온 즉시

보람이에게 부탁하여

북의 나라와 노다메 칸타빌레 두 편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제 관심이 음악쪽에 있다보니 노다메를 먼저

다 보고 나서 북의 나라를 보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일본어 방송을 보는 일에 재미를 붙여서 벌써

일년 반 ,어느 순간 자막이 없어도 소리가 들리는 희안한

경험을 한 이후

일본어 수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요.




책읽는 모임은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말을 해보는 수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일개월이 조금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참 어려웠지만 이제는 머리속에서 빙빙 도는

표현이 많아져서 조금은 지속하는 것이 가능해진 기분이

들자 이번주 목요일 처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서

일본어로 대화하는 것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사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기도 했고

그녀 덕분에 새롭게 얻은 길에 대해서 확인해보고

싶음 마음도 들었거든요.




생각보다 훨씬 더 반갑게 반겨주었고 중간에 이상한

표현을 고쳐주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주제를 정해 전화하기로 했는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주제를 정하다니,간신히 이야기를 하는 중인데

그렇게 생각하다가 그렇게 정하고 나면 아무래도

표현을 찾아보기도 암기하기도 하는 노력을 하겠지 싶어서

마음을 돌려먹었습니다.



한 명 한 명 거명하면서 다 인사를 표할 순 없지만

최근 몇년동안 인터넷을 통해서 만나다가

오프라인에서도 함께 하게 된 사람들

그 속에서 가지를 뻗어가면서 만나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

그들이 제게 역할모델이 되어서 앞으로 가는 힘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된 인연에 대해서

오늘 아침,갑자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림을 보는 것처럼

이런 귀한 인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스스로 가지치기를 하고,에너지를 주고 받으면서

새롭게 진화하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차이
    '08.6.2 6:15 AM

    가지 못하는 그림의 세계라서
    느낌이 더 다가 오는 것인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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