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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언의 날

| 조회수 : 1,124 | 추천수 : 47
작성일 : 2008-03-22 09:19:47




묵언의 날 / 고진하


하루종일 입을 봉(封)하기로 한 날,
마당가에 엎어져 있는 빈 항아리들을 보았다.

쌀을 넣었던 항아리,
겨를 담았던 항아리,
된장을 익히던 항아리,
술을 빚었던 항아리들,

하지만 지금은 속엣 것들을 말끔히
비워내고
거꾸로 엎어져 있다.

시끄러운 세상을 향한 시위일까.
고행일까.
큰 입을 봉한 채
물구나무 선 항아리들.

부글부글거리는 욕망을 비워내고도
배부른 항아리들.
침묵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른 항아리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8.3.22 9:25 AM

    아~~활짝 핀 꽃 등불....
    돌리님 사진이 점점 할 말을 잊게 합니다.
    건강 괜찮으신거죠?^^

  • 2. 따뜻한 뿌리
    '08.3.22 9:28 PM

    사진이 너무 좋아서 한참 보고 있었어요.
    가끔은 묵언할 수 있다는것이 큰 행복이자 휴식입니다.
    안나돌리님 사진 저희 카페에 빌려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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