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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비 오는 금요일,집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 조회수 : 1,741 | 추천수 : 44
작성일 : 2007-04-20 13:01:57

화요일 수업에서 알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은 그 사람의 소개로 everymonth의 다바르님이

화요 강좌에 대해 알게 되었고

우리는 그 덕분에 또 그 강좌를 알게 되어 등록을 했으니

가느다란 실이 맺어놓은 결실이라고 할까요?

마침 노성두 이주헌의 명화읽기 책을 샀다고 하길래

그 책을 빌려도 되는가 물었더니 흔쾌히 빌려줍니다.

그래서 사실 얼굴만 아는 사람의 책을 빌려보는 흔치

않는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혹시나 해서 물었습니다.

제가 책을 그냥 못 보고 자꾸 줄을 치게 되는데

얌전히 줄을 그어도 되나요?

물론 된다고 많이 그어달라고 하네요.

주인이 얌전히 본 책이라서 그런지 아직 새 책같은

그 책을 손에 들고 보다가 아무래도 검정색 펜으로

다른 때보다는 조심해서 줄을 그으면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책에서 만난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서재에 있는 성히에로니무스인데요

사실 다른 그림에서는 성 히에로니무스가 광야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에 이 그림에서는 서재에 근엄한

모습으로 있어서 처음에는 의외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설명을 읽다보니

그가 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한 인물이라 화가들에겐

지식인의 면모로 비추어졌다고 하네요.

사실 그는 방탕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회개한 이후에

변한 사람이라고 합니다.이런 점에서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비슷한 인생경로를 걸었던 모양입니다.

처음부터 바른 생활표로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은 방황을 통해서 인간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그리고 불같은 경험을 통과하면서 인생의 비밀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더 감동을 주고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겠지요?

이 화가가 북유럽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유화기법을 도입해서

이탈리아에 알린 화가라고 하네요.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흥미있게 바라보게 되네요.




메시나라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네 하고 그림을 보았었는데

바로 이 그림을 그린 화가였네요.

수태고지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다른 수태고지 그림과는

달리 후광도 천사도 없습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끌리는 그림이라서 자세히 바라보게 되네요.



아하 이 남자,런던의 국립미술관에서 본 바로 그 초상화입니다.

그런데도 화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당시에는 강렬한 충격을 주는 그림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히 반응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만 이제는

기억하게 될 것 같네요.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 히에로니무스인데요

그가 돌로 제 가슴을 내려치려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서재에 있는 붉은 옷을 입은 성자와는 사뭇 다른 인상이고

묘하게 이 장면이 제 시선을 오래 붙들고 있습니다.

앞쪽의 사자는 그가 구해준 사자라고 합니다.

그 이후 도상에서 성히에로니무스를 표현할 때는 자주

사자가 등장한다고요.

이야기가 전설이 되면 전설이 이야기를 끌고 가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그것속에서 우리는 원래의 이야기는

잊어버리고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가게 되지요.

금요일

원래는 느지막하게 나가서 시립미술관 분관에서 열리는 호흡전을 본 다음

친구랑 만나서 오랫만에 밀린 이야기도 하고

서점과 음반점에도 들러서 무엇이 나왔나 구경도 하고

가능하면 영화도 한 편 이렇게 마음먹었는데

비도 오고 몸도 상큼하지 않아서

전화로 약속을 취소한 다음

커피 한 잔 끓여서 마시면서 베토벤 소나타를 듣고 있는

중입니다.

음악사이로 들리는 빗소리,

그러고보니 이사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이

처음이네요.

집하고 친해지는 날로 정하고 그동안 못한 일들을

찬찬히 하면서 보내고 싶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roy
    '07.4.21 12:23 AM

    전 빌려간 책에 줄까지 긋는다면 무지 화가 날거 같아요.

    줄 긋는 이유가 있으신지 궁금해요.

  • 2. intotheself
    '07.4.21 12:32 AM

    줄을 왜 긋는가 물으시네요.

    아,맞아 저자의 말에 공감하거나,과연 그런가 하고 의문이 날때

    다시 보고 싶은 구절을 구별하고 싶을 때,

    그리고 나중에 다시 그 책을 보게 되면 전체를 다 보게 되지는 않게 되니까

    그 부분에 유의해서 다시 보게 되거나

    다시 제대로 읽을 책이라면 아 그 때는 이런 말에서 내가 공감했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운 구절이 더 눈에 들어오다니

    그 사이에 무슨 변화가 있었나 하고 돌아보게 되지요

    저는 다른 사람이 제 책을 빌려가도 줄을 그으라고 권하고

    다른 사람이 그은 글에서 멈추어서 생각을 하기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합니다.

    그런 것이 제겐 의미있는 행위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경우 다를 수도 있지요.

    일부러 새 책에 줄을 그어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러면 글읽기에 집중이 된다고요.

    사람은 나름대로 다 다르니까 무엇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순 없겠지요?

    그래도 처음 빌리는 책이라 평소보다 얌전하고 단정하게 그으면서 읽느라

    조심하고 있답니다.

    그것이 책을 빌려주고 빌려받아서 읽는 사람들 사이의 교감이 되기도 하지요

  • 3. troy
    '07.4.21 3:02 AM

    님 말도 일리는 있는데,내 책도 아닌 빌린 책에 줄 긋는다는게 전 이해불가 해서요.
    전 가능하면 책은 지인끼리 빌리고 빌려주지도 말자,,,주의라서.
    이것도 님하고 저의 개인차겠지요.

  • 4. 아몬드조이
    '07.4.22 11:26 AM - 삭제된댓글

    예전에 읽었던 밑줄긋는 남자 라는 책이 생각나는군요.... ^^
    troy님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일단 intotheself님이 미리 양해를 구하신 일에
    그리 민감하실 것 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책을 어떻게 보느냐..즉 책의 의무(?)나 책의 용도(?)면에서 기대하는면이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그리고 사람마다 다 다른겁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는건 좋은일이나.troy님 글에서 다른것을
    틀린것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아 답글 달아봅니다.

  • 5. 천하
    '07.4.23 10:43 PM

    항상 일에 박히고 시달려 살아가는 삶..
    삭막해 가는 가슴에 좋은글과 사진들 고맙습니다.

    개인적으로 줄긋는것 찬성^^

  • 6. lake louise
    '07.4.25 7:49 AM

    저도 고맙게 글과 그림을 즐기고 있답니다.
    그런데 빌려온 물건은 왔던 상태로 되도록
    유지되어 돌려져야한다는 생각에...
    그런데 연필로 살짝 그으셔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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