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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과소비,그래도 행복했던 책방 나들이

| 조회수 : 1,155 | 추천수 : 23
작성일 : 2007-02-25 09:58:57


어제 도서관에 가기 전  지금 공사중인 집에 들렀습니다.



어찌 되어 가나 보고 나서



(아마 공사하는 사람들에겐 조금 이상한 주인이 아닐까 싶네요.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으니 도대체 누가 이사오는 것이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걸어서 도서관쪽으로 가다 보니



주문한 책 클레와 칸딘스키의 추상미술이 혹시 들어왔나 싶어서



헌책방 집현전에 들렀습니다.



그 곳에 가서 만약 그 책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오늘은 구경하지 말고 그냥 가야지 했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잠깐 구경하는 사이에



눈길을 잡는 책목록



앙코르 기행이 있습니다.



어라,반쪽이님의 기행문을 읽는 중이라 우선 심호흡 한 번 하고



책을 집어 듭니다.



저자가 앙코르와트의 이 곳 저 곳을 다니면서



사진도 정말 잘 찍고 글도 재미있게 쓴 것이라



슬며시 흥미가 생깁니다.



이 책,읽고 나서 반쪽이님 선물하면 좋겠네



그래서 우선 한 쪽으로 쌓아놓고



다시 눈길을 돌리니 눈에 보이는 책이



영화가 사랑한 미술입니다.



영화,미술 둘 다 좋아하는 것이니 그냥 갈 수 없어서



누가 썼나 잠시 약력을 보니 처음 보는 저자이지만



그가 고른 영화가 재미있어서 다시 책장을 팔랑팔랑 넘겨봅니다.



영화가 사랑한 사진이란 제목의 책을 이미 본 적이 있는지라 (다바르님에게 선물받은 책인데요



요즘 다바르님 목소리를 못 듣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그리운 마음이 불쑥 듭니다.



언제 목소리와 그녀가 고르는 시를 읽을 수 있을까 하고요)더 반가웠는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이 책도 하고 다시 옆으로 쌓아놓습니다.



이왕 마음이 동한 김에 어쩔 수 없지 하고 다시 한 번 책장을 보다가



개념미술이란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뒤샹의 샘에서부터 시작하여 미술에서의 개념이 중요한 미술



우리에게 미술이란 무엇일까를 묻는 예술이란 정의를 잠깐 읽다보니



현대미술에 대해서 상당한 길잡이가 될 것 같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유용하게 참고자료가 될 수 있는 책일 것 같아서



마음에 확 불이 당기네요.



이제 그만 하는 마음으로 계산대로 오는데



자꾸 시선을 끄는 책이 있습니다.



임페리움,제국-권력의 오만과 몰락이라는 제목의 상당히 두꺼운 책입니다.



무슨 내용이지 하고 책속을 열어보니



제가 읽고나서 도움이 되었다고 느낀 저자가 쓴 책이네요.



헌책방이라 그래도 할인율이 높아서



이것이 어디냐 싶으니 그것도 역시 뽑게 됩니다.



4권을 계산대에 부탁하고



마음을 다 정하고 나서 다시 한 번 책을 구경하는 중에



표정있는 역사란 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라,역관에 관한 책을 내놓은 바로 그 시리즈네



벌써 이권이 나왔나,.혹시 이덕일의 책인가 하고 뽑아보니



원나라에서 시집온 징기스칸의 딸들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저자는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주제는 고려 말의 역사를 보기에 좋은 것이라서 역시 읽어보고 싶지만



마음으로만 찍어놓았습니다.



책봉투를 들고 걸어나오는 길



역시 과소비로군 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배가 부릅니다.



책을 도서관 책상에 올려놓는 순간



이미 와 있던 한 아이가 선생님 책방다녀오셨나봐요 하면서 책을 집어듭니다.



중학교 3학년 올라가는 녀석이 동인도 회사



이런 보통 사람이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을 책을 예사로 빌려가는 사학도 지망생인 녀석이라



제가 책을 사면 꼭 보여주는 아이거든요.



선생님,임페리움 이 책 다 읽으면 저 빌려주셔요.



물론이지,빌려가는 것이 고마운 일이야



그래도 숙제가 있는데 네가 선생님에게 빌려가는 책



그냥 읽지만 말고 간단히라도 정리하는 버릇을 들이고



독후감이나 마음에 새긴 내용이 있으면 그것을 선생님에게 보여줄래?



지금은 조금 성가시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언젠가 자료가 될 것 같으니



알았다고 노력해보겠다고 하네요.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즐겨서 그 일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어제 하루 종일 정말 시간나는 대로



우선 앙코르 기행을 먼저 손에 잡았습니다.



말 그대로 몸은 도서관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시암 립에서 출발하여 앙코르 와트에 이르기까지



전 여정을 저자를 따라 다녔습니다.



그리곤 마음으로 정하고 말았지요.



이번 연말의 여행은 바로 이 곳이다라고요.



마지막 책장을 덮는 손길이 아쉬워서 다시 사진만을 바라봅니다.



그 다음에 손이 간 책이 영화가 사랑한 미술인데요



17편의 글인데 하루에 한 두 편씩 조금만 맛보면서 오래 읽고 싶었지만



역시 글이 재미있다보니 자꾸 조금만 조금만 하는 식으로



결국 반 절이나 읽고 말았습니다.



저자의 눈을 따라가다보니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아졌습니다.



임페리움에서는 이집트의 몰락을 다룬 글을 한 편 읽었고



개념미술에서는 단 하나의 장만을 읽었지만 뒤샹에 관한 정리가 좋아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못말리는 책방 나들이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하루 종일 행복한 날이었네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iru
    '07.2.27 1:45 AM

    저도 하루종일 배깔고 누워 책 읽던 시절이 넘 그립습니다..
    원래 책을 좋아했지만, 임신했을 때는 태교한다고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아요..
    저도 책방가면 충동구매에 과소비를 하게 되는데...
    요새는 책 한권을 읽을 여유가 없네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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