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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를 보는 아침

| 조회수 : 983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6-05-15 09:12:16


  오늘 미술사 시간에 제가 맡은 부분이 바로

미켈란젤로입니다.

제가 보는 예술가의 전범이란 바로 이 사람이라서

오래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주 그와 만나게 되는군요.

잊혀지지 않는 기억중의 하나는

언젠가 (지금 그 때가 언제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새해가 시작되는 시기에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힘이 없는 상태에서 우연히 까치출판사에서 번역한

미켈란젤로를 읽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누워서)

조금 읽어나가다 보니 글의 힘으로 몸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을 느끼는 희안한 경험을 했습니다.

상당히 긴 분량의 글이었는데 마치 스폰지로 빨아들이는 것처럼

매혹당한 기억이 나네요.



이 작품을 비티칸에서 보았습니다.

그런데 보기 전에 가이드가 제게 보여준 책이 한 권 있었는데요

사진집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사진을 잘 찍을 수가 전율이 일어났습니다.

다양한 위치에서 이 작품을 찍은 것인데

어느 쪽에서 보면 한없이 고통스러운 모습이

다른 쪽에서 찍은 것을 보면 환희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평화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가

저절로 감동하게 하는 표정도 있었지요.

그래서일까요?

막상 작품을 실제로 보니 (감상자가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조치가 취해지는 바람에 ) 사진속의 감동만큼은 아니더군요.

그런데 왜 그 때 사진집을 구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후회가 되는 책중의 하나입니다.

아마 그 날 서점에서 구해야 할 책이 너무 많아서

마음으로 새기면 되었지,그렇게 마음먹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가끔 사진속의 표정이 생각이 나고

언젠가 누가 로마에 간다하고 하면 책을 부탁해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있는 책이지요.

오늘 아침 피에타를 바라보고 있으니

다시 구하지 못한 책으로 생각이 뻗어갑니다.

언젠가 교황의 연인이란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왜 마리아가 그렇게 어려보인 것인지

비밀을 알게 되었지요.

마리아의 모델로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소설속의 교황의 연인이라

두 사람이 미켈란젤로에게 피에타의 모델로 발탁되어

작업하는 광경이 소설속에서 잠깐 등장을 하더군요.




이 곳을 실제로 들어가서 보았을 때의 느낌을

평생 잊기 어려울 것 같아요.

가기 전에 오랫동안 도판을 보고 공부를 하였지만

실제로 가보니 그런 기본은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들고 한참을 바라보고

다시 그 자리에 가면 느낌이 새로와서

보고 ,다시 가 보고 이렇게 여러차례 돌아다니면서

바라본 천장

그 곳에 한 세계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창조의 이야기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이 그림을 보는 느낌이 다를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창세기의 이야기를 일종의 설화로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그 순간 마치 그 현장에 초대받은 기분이 드는 묘한

시간이더군요.







시스틴 천장화를 보고 있으니

불현듯 그 시간 그 자리에 다시 돌아간 느낌이 드는

추억으로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영탑
    '06.5.15 10:39 AM

    성당내부 사진에서 아담의 창조 부분이 아쉽게도 직전에서 잘렸네요.
    제가 갔을 때는 82년 복원이 시작되기 직전이었죠.
    고찰의 단청을 보듯 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퇴색되었지만
    고색창연함이 있었죠.
    복원된 지금은 새로 칠한 단청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생각은 날개를 달고 그 시절로 날아가는 군요.

  • 2. 넉넉칸
    '06.5.16 1:26 AM

    멋진 글과 훌륭한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 3. 펠리체
    '06.5.16 4:25 PM

    배낭여행으로 홀홀단신 바티칸 성당에 가서 가장 존경해마지않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틴 성당 천지창조를 보며 감동으로 먹먹해진 가슴을 안고 한동안 움직일줄 몰랐지요...

    정말 고맙습니다..이런 좋은 작품 올려주셔서요^^

  • 4. 김새봄
    '06.5.18 12:52 AM

    20년도 전에...그때는 고등학생이었는데..미켈란잴로 작품 사진전이 있었습니다.서울에서..
    미술시간 숙제로 다녀왔었찌요..친구들은 다 다비드상 얘기를할떄..
    전 피에타에 너무나 반해서...내 죽기전에..꼭 저걸 실물로 보고마리라..다짐을 했건만..
    아직까지..못가봤따는 슬픈현실이..그때 생각이 잠시 떠올랐습니다.
    엽서를 사갖고와서..피에타만 코팅까지 해서 잘 갖고 있었는데..
    결혼과 이사로..어디로 가버렸는지 고만 잊어버렸습니다..
    에이...담달부터 적금드는건..무조건 만기되서 타면 이태리로 가버려???
    그렇게 작정하고 부은 적금깨서 딴곳에 쓴게 몇번인지..아..너무 우울하당..

    오래간만에 너무 좋은사진을 봤습니다..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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