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이 봄을 놓칠새라 수원 광교산에 올랐습니다.
능선이 완만할 뿐 아니라 등산로도 잘 닦여 있어서 별로 힘들지 않은 산행이었습니다.
지난주 바위투성이 마니산을 다녀온 뒤끝이라 거의 산책하는 기분이었죠.
그렇습디다.
아주 힘든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행로에서 만나는 등산객들에게 서로 길을 비켜주며
"수고하십니다" 내지는 "안녕하세요" 하고 격려의 인사를 건넵니다.
그게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산에 올라본 사람은 다 압니다.
광교산에서는 그런 인사 하는 사람 하나도 못 봤습니다.
역시 아주 힘든 지경에 처한 사람만이 상대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교산이 온통 환희에 싸인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참꽃이 아주 많이 피었습디다.
먹지 못하는 철쭉에 비해 단맛이 나는 진달래를 우리 어릴 때는 참꽃이라 불렀죠.
뒷산에 올라 입술 벌개지도록 꽃잎도 따먹고
꽃술 따서 꽃싸움하던 그때가 생각나
뜬금없이 울컥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꽃숲에 숨어 있다가 와락 달려들어 우리의 간을 빼먹을 문둥이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내려와야 했던 그때는
일년간 큰집에서 지냈었습니다.
밖에서 놀다 집에 들어갈 즈음에는 왠지 눈치가 보였습니다.
뭐라도 가지고 들어가면 야단을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어
궁리하다 못해 참꽃 이파리를 따서 치마에 싸가지고 들어갔지만,
옷만 더럽힌다고 더 야단맞았던....
내 유년의 한때를 생각나게 하는 꽃입니다.
줌인줌아웃 최근 많이 읽은 글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참꽃
강금희 |
조회수 : 2,759 |
추천수 : 31
작성일 : 2004-04-15 20:40:48
.
- [줌인줌아웃] 꽃이름 2 2016-03-16
- [살림돋보기] 태양광 설치를 했어요 29 2015-09-22
- [요리물음표] 율무 3 2006-10-18
- [요리물음표] 가라앉은 설탕의 재활용.. 4 2006-07-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추천 |
|---|---|---|---|---|---|
| 23340 | 비와 나그네 | 도도/道導 | 2026.07.09 | 95 | 0 |
| 23339 | 감사하는 사람들은 2 | 도도/道導 | 2026.07.05 | 472 | 0 |
| 23338 | 적응하는 것이 방법이다. 2 | 도도/道導 | 2026.07.03 | 527 | 0 |
| 23337 | 쇠테리어에 이어서... 6 | 순대렐라 | 2026.07.02 | 1,651 | 2 |
| 23336 | 부엌 주방가구 교체 글 구조도 올립니다. | 하얀그림자 | 2026.07.02 | 1,055 | 0 |
| 23335 | 쇠테리어 올립니다ㅋ 10 | 순대렐라 | 2026.07.02 | 1,789 | 2 |
| 23334 | 노인들의 사는 재미 4 | 도도/道導 | 2026.06.30 | 1,335 | 1 |
| 23333 | 재미없는 세상을 4 | 도도/道導 | 2026.06.29 | 740 | 0 |
| 23332 | 화면 우측 하단 회색 띠 ('식품') | 달걀 | 2026.06.29 | 519 | 0 |
| 23331 | 그냥 보낼 수 없어 2 | 도도/道導 | 2026.06.28 | 684 | 0 |
| 23330 | 소매7부... 1 | 둥글게 | 2026.06.26 | 3,035 | 0 |
| 23329 | 탄 냄비 올립니다ㅎ 1 | 82쿡쿡 | 2026.06.25 | 1,096 | 0 |
| 23328 | 화중군자의 시절 6 | 도도/道導 | 2026.06.25 | 503 | 0 |
| 23327 | 꽃을 확대해보세요~~ 3 | 마스카로 | 2026.06.24 | 1,011 | 2 |
| 23326 | 저도 고양이 4 | 푸른 | 2026.06.22 | 1,023 | 1 |
| 23325 | 쳇지피티가 만들어준 20년후의 손녀 8 | 단비 | 2026.06.22 | 1,123 | 2 |
| 23324 | 어깨 아플때 기구 2 | 클래식 | 2026.06.22 | 683 | 1 |
| 23323 | 목욕탕집 제콩이예요 4 | 김태선 | 2026.06.20 | 987 | 1 |
| 23322 | 놀고 싶습니다. 2 | 도도/道導 | 2026.06.19 | 584 | 0 |
| 23321 | 이런 옷 어때요? | 앤 | 2026.06.19 | 729 | 0 |
| 23320 | 조약돌이고 싶은 마음 4 | 도도/道導 | 2026.06.18 | 458 | 1 |
| 23319 | 내 곁의 노리개 6 | 도도/道導 | 2026.06.16 | 868 | 0 |
| 23318 | 살기위한 본능 2 | 도도/道導 | 2026.06.15 | 862 | 0 |
| 23317 | 자세히 보면 진가가 보입니다. 2 | 도도/道導 | 2026.06.12 | 658 | 1 |
| 23316 | 우리 냥이도 4 | olliee | 2026.06.12 | 928 | 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