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시절 맞벌이 하면서
제가 남편보다 많이 바쁜 직종이었어서, 큰 돈은 못쓰고
스트레스를 퇴근길 마트 청과야채류 자잘하게 시금치 한단 애호박 2개 3개 사면서 풀었어요.
그 때 못먹고 버리거나 한게 좀 있었죠.
그 이후 많이 고쳤지만 지금도 동동거리는 맞벌이 계속 하면서
부추 한 단 사면 무침 하지 않는 이상 양념장에 넣거나 부침개 한 2~3장 부치면
반 단은 남으니까 그대로 있다가 버려지는 경우가 생기긴 해요.
얼갈이가 엄청 쌌어요. 몇 개씩 묶인게 3단이니까요.
그게 다 합해서 1500원이었어요.
가지고 들어가면 뭐할거냐 물어봐요.
닭곰탕 하려고 닭봉음용 한 팩 사 들고 가도 그거 언제 할거냐고 물어봐요
엊그제 2500원짜리 깻잎단 사들고 갔더니
"넌 어릴적에 이런거 먹었어?" 라고 물어봐요.
요리는 할거면서 사온거냐는 의심의 눈초리인거죠.
저도 눈치보느라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할인을 얼마를 했네 가격이 싸네 먼저 얘기할때도 있어요. 짜증나는데 사람이 그렇게 변하더라구요 --
참다 못해 오늘 대폭발하고 싸웠어요.
그런데 제 지난 전력도 그렇지만 남편 성향 자체가 원래 그런거에요.
자기가 궁상맞은 구석있고 그릇이 좁은거 본인도 알아요.
본인은 맨날 술만 사서 쟁이고 계란만 몇 판씩 사대고
군것질거리, 소세지 가공식품류만 사니까 당연히 자기가 산건 오래가죠
그런데 애를 계란하고 소세지만 먹여요?
신선식품 사서 쓰다 보면 냉장실에 묵히는 경우도 생기고 버릴수도 있고 그런거잖아요.
제가 산 나름 비싼 프라이팬이 너무 붙어서 돈아까웠는데
후라이팬 싼거 사서 돌려쓰는게 최고라고 귀에 못박히게 잔소리해서
다이소 5천냥 짜리 사고,
기존거 흠집 많이 난 프라이팬 버리려고 했더니 펄쩍 뛰어요.
(누가 집에 와서 볼까봐 무서워요. 창피할정도로 벗겨짐_고기구울때 최고래요--)
남편과 저의 어린 시절은 풍족하지 못했어요.
지금 저희 둘은 맞벌이 하면서 그냥저냥 평범하게 살고 있구요
남편은 직장문제로 부침이 있어왔어서 남들보다 노력을 많이 하면서 살았어요.
노력이 꼭 그만큼의 금전적인 보상으로 돌아온건 아니에요.
그냥 게으르지 않고 노력하며 성실하게 살아온거 그 자체로 인정하는데
상대적으로 저를(결혼 내내 쉬지 않고 맞벌이하되 직장 부침 없었음) 게으른 사람으로
쉽게 사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꼭지가 돌아요.
둘 다 능력치가 비슷해서 생기는 문제 같아요.
누구 하나 돈을 아주 잘벌지도 않고(비슷함), 요리를 아주 잘하거나, 살림을 기깔나게 잘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남편도 그냥 저냥 술안주나 한 끼 먹을 식사는 잘 차려내요.
저도 요리나 살림이 특출나지도 않고 그럭저럭이고요.
근무시간이 달라서 저는 바쁘고 저 없을 시간에 남편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구요.
창틀도 잘 닦고 베란다도 청소하고 화장실 청소하고 본인이 할 일도 잘하면서
조용하니 혼자 있을때 이것저것 살림 들여다 보니 성에 안차는거죠.
여하간 그런데 너무 스트레스에요.
일상 생활 사소한 돈쓰는데 오종종한거 빼고는 배우자감으로
저 주식하고 마이너스 몇 천인데 그런쪽으로는 본인이 더 잘 할 재주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어느 한도 이상 넘기지만 말라고 하고 굳이 알려고도 안하고 구박도 안해요.
큰 돈 쓸때도 저 위에 쓴것처럼 안해요.
그런데 자잘한 일상생활 가지고 이렇게 서로 너무 부딪혀요.
둘 다 말은 안해도 내가 하면 최소한 너보다 잘한다<----이 마인드가 있어요.
저도 남편을 볼때 그렇게 생각하구요.
본인이 정리한다고 이것저것 옮겨놔봐야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옮겨진거지 똑같아요. 뭘 했다는건지 모르겠어요.
상대방 요리, 살림, 물건 사는게 서로 너무 맘에 안들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