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잠언
시. 강희창
풀 자란 보리밭 이랑을 따라가다
일어서 눈을 들면 호미 끝 같은 점
그 점을 향해 당신은 가름마를 탄다
나약함은 어느 하나에 강하기 때문일까
이름도 못 붙인 신앙을 버팀목 삼아
거쳐간 이승의 척박한 땅
곱씹어 던저주던 그 씨앗
너는 커서 호미는 잡지 마라
보리포기 벌듯 풋풋한 메아리는
밭 두둑을 넘지 못하고 ......
연약한 보릿대는 햇빛의 대가로
수분을 내건만
그 이삭은 나의 무엇을 내야 하나
굳은 살같이 자란 자식에게
깜부기처럼 내미는 그 말씀
너는 꼭 펜대를 잡아야 한다
지금도 흙 늘어붙은 호미로
자식들 사이에 웃자란
풀을 뽑는다
밭을 맨다
북을 준다